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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상벌이 분명하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럼 너희들의 말을 들을게.”

배현우는 안심하고 웃으며 나를 봤다. 내 마음에 고민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얼른 수습했다.

“피곤한 것 같으니 빨리 위층에 가서 샤워하고 좀 쉬다가 같이 식사해요.”

나는 배현우를 감탄이 가득한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고는 일어나 그에게 말했다.

“그럼 따라오지 않을래요?”

배현우는 서둘러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님! 지아 씨랑 먼저 올라갈게요.”

그가 아버지를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을 들을 때마다 나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 남자는 저자세로 말하자면, 그야말로 대성공이다.

내 뒤를 따라 함께 방으로 올라간 배현우가 나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시무룩해요?”

나는 간단명료하게 지금의 일을 그에게 한 번 말하고는 쓴 얼굴로 말했다.

“지금 당장 전희의 꼬투리를 잡지 못하는 게 짜증 나요.”

배현우는 나를 침대에 눕히고, 내 몸을 짓누르며 입을 맞추었다.

“그게 고민이라고? 이런 상황일수록 좋은 일이죠!”

나는 영문도 모른 채 배현우를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요?”

배현우는 내 입술을 깨물더니 나를 보고 말했다.

“사람은 득의양양할 때 허점을 드러내요. 짜증 내지 말고 침착해요.”

눈알을 굴리며 그의 말을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었다.

나는 약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배현우에게 말했다.

“낚싯바늘이 빠져서 도망갈까 봐 두려워요.”

“도망? 어디로 도망가겠어요. 손을 쓰면 반드시 잡혀요. 그 이치를 아직도 모르는 거 아니죠?”

배현우는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하지만 유력한 증거를 찾지 못해 그들을 건드릴 수 없어요.”

나는 억울한 얼굴을 했다.

“이렇게 끄는 게 지겨워요!”

“그럼 미끼를 풀어서 낚아요.”

배현우는 가볍게 말했다. 나는 의아한 눈으로 배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낚아요?”

“사람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면 몰라요. 재료 담당자가 한 명만 있다고 했죠? 그럼 한 명 더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도둑이 제 발 저린다'라는 말 못 들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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