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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마지막 얼굴

내 말이 너무 음산했던 탓인지 모든 사람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신고요?”

모두가 내가 뱉은 두 글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고 있을 때, 나에게 부탁받은 그 이웃은 이미 내 말에 반응한 듯 즉시 전화를 돌리며 몇 마디 나누고 있었다.

나는 무뚝뚝하고 짜증 섞인 얼굴로 신호연의 옆에 서 있는 신연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 후 전화를 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오기 전, 배현우는 병원 측과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게 설득했다.

신호연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한편에서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신호연, 이제 어머니 보러 가.”

나는 공허하고 냉담하게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어머님 마지막 모습이야.”

바닥을 짚은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그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할머니... 나 할머니 보고 싶어!”

콩이의 울음소리가 가슴을 쥐어뜯는 듯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이미연과 도혜선이 내 곁에 와서 섰다.

“우리가 함께 있을게.”

“나 할머니 볼래요!”

콩이가 울부짖었다.

“엄마, 나도 할머니 볼래!”

나는 서글픈 미소를 지어 보이고 아이에게 대답했다.

“우리 콩이, 착하지? 엄마가 콩이 대신해서 할머니 잘 보내드리고 올게. 콩이 울지 마. 할머니는 콩이가 우는 것을 원하지 않아.”

나는 결심한 듯 결연히 응급실로 걸어들어갔다. 이제 응급실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없었고 하얀 불빛 아래 흰 천 시트가 눈이 부셨다. 본디 생의 땅이었던 이곳은 지금 이순간이순간 더없이 음산했다.

내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다. 이날은 내가 숨 쉬지 않는 사람을 처음 본 날이었다. 두려웠지만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십수 년 동안 가깝게 지냈던 가족이자 내 아이의 할머니니까.

이미연이 작게 내 귓가에 한마디 했다.

“아니면... 아냐, 됐어.”

오랫동안 묵묵히 서 있던 나는 등을 곧게 펴고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시트를 살짝 열어 그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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