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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잔소리

나는 도혜선과 눈빛을 교환하고 몰래 웃었다.

도혜선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쟤 지금 왜 저렇게 잔소리가 많아졌어?”

나는 자기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 이미연은 우리 둘을 돌아보며 물었다.

“내 얘기야? 내가 말이 많다고 그러는 거지?”

차에 오를 때 나는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서강민이 문 앞에 멀찍이 서서 우리가 가는 방향을 보고 있었는데 그 무력감과 상실감에 나는 조금의 쓰라림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서강민이 한 일이 도혜선에게 상처를 준 것이 분명해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 일에 나서서 도혜선의 결정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두 사람의 일이고 제3자가 이끌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도혜선이 떠난 반년 동안 서강민은 어떻게 지냈고, 그의 생각은 어땠으며 자신의 진짜 잘못이 무엇인지 깨달았을지 나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면, 나는 도혜선이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령 도혜선이 그를 용서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도혜선이 떠나기 전 그 장면을 나만 보았다. 그녀는 구사일생으로 한 번 살아났고 얼마나 아픈지 나는 알 수 있었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집에 전화를 걸어 우리가 도착했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미연은 가는 내내 중얼거리며 도혜선의 행방을 추궁했다.

도혜선도 이미연에게 한마디 했다.

“내 얘기만 하지 말고 빨리 말해 봐, 너와 문기태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남미주가 널 더 곤란하게 하지 않았어? 난 항상 이걸 걱정했어.”

이미연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날 곤란하게 해? 목숨을 잃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데 남미주가 날 곤란하게 한다고?”

나는 이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남미주가 목숨을 잃을 뻔한 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큰소리 치려고 해도 이유가 있어야 해.”

도혜선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의혹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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