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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시한폭탄

도혜선은 말을 끝내자마자 손을 뻗어 나를 잡아끌었다. 나는 해월에게 눈짓하고는 우리 셋은 몸을 돌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브라운호텔을 나오자마자 우리는 샤부샤부 가게로 달려갔다. 분위기는 거의 날아갈 듯했다.

해월은 기다렸다는 듯이 도혜선에게 어디서 신연아의 숨겨진 엄마를 찾아왔는지 물었다. 도혜선은 의기양양해서 그 여인을 찾은 전 과정을 이야기해줬다.

알고 보니 그녀는 이미 전부터 친구에게 신연아 친모를 찾아달라 부탁했고 이렇게 쓰일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몇 개월이나 수소문한 끝에 한 달 전 지방에서 이 여인을 찾아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 여인은 몇 번이나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며 늙은 남자들을 후리고 다녔지만, 여태껏 사람답게 살지 못했다고 한다.

도혜선은 신호연의 초대장을 받자마자 사람을 시켜 강숙자를 데려오게 했고 어제 방금 서울에 도착했던 것이다.

도혜선은 좋은 술과 안주들로 하룻밤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래서 강숙자는 아침부터 자신의 ‘출세’한 딸을 보기 위해 한시바삐 준비했다는 것이다.

도혜선의 말을 듣고 난 뒤 나와 해월은 박장대소했다. 이제 시끌벅적해질 것이다, 아마 앞으로 신 씨 가문은 조용할 날이 없겠지.

도혜선은 신 씨 가문에 시한폭탄 하나를 숨겨둔 것과 같았다. 언제든 폭발할 수 있기도 멈출 수 있기도 한 폭탄.

나는 도혜선에 감탄하면서도 여지를 남기며 말했다. “언니 정말 대단해, 언니야말로 받은 대로 갚아주는 사람이야. 난 언니한테 잘못한 게 없기 망정이지!”

“그만해, 그게 무슨 양심 없는 소리야. 너 대신 복수한 건데. 안 그랬음 나 이 정도로 막 나가는 사람 아니거든!”

그녀는 나를 흘겨보며 한소리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이고... 사실 너한테 항상 미안했어. 그래서 신호연한테 제대로 복수해야겠다고 생각했지. 너 대신 화풀이라도 해주게.”

“언니 그렇게 말하지 마. 사실... 나도 언니한테 미안한 일이 많아, 언니가 신연아한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혜선이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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