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싸움은 너 죽고 나 사는 것이다. 내가 전희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것은 나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것이다.마침 신호연의 기공식도 끝나갔다. 내 계획도 행동에 옮겨야 할 때인 것 같았는데 지금 상태는 내 계획 조건에 딱 들어맞았다.장영식이 자신 있게 나를 위로했다.“이번에는 편안하게 푹 잘 수 있을 거야! 우리가 스스로 설 수 있는 자본이 있어야 서울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어.”나는 그의 이 생각에 전적으로 찬성한다.하지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은 항상 공존하는 법이다. 나는 겨우 한숨 돌리게 되었는데 천우 그룹 쪽에서 또 압력을 가해서 무게를 늘렸다.그들이 다시 제출한 검사 보고서가 나왔는데, 뜻밖에도 많은 유해 물질이 기준을 초과하여 불합격되었다고 한다.순간 폭발했다. 천우 그룹 쪽에서는 즉시 공지가 내려졌고, 마무리된 모든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잘못 처리하면 기약도 없고, 그쪽은 이미 다 팔렸으니, 업주 쪽에서 소란을 피우면 나는 죽는 거나 다름없다.일이 터지자 천우 그룹 쪽에서는 전혀 처리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조업을 중단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그다음에 클레임 통지서를 보냈다. 그리고 이 클레임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건 정말 죽음으로 몰고 갈 예정이다.나와 장영식, 그리고 이동철은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이 일을 해결하려 나섰다. 공급업체와 협력하여 유효한 증명서를 제시하며 관련 부서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나는 배유청이 이 일로 나를 짓누르고 다시는 일어설 기회를 없애련다는 걸 알고 있다.그제야 나는 배유정을 도발하는 것이 얼마나 현명하지 못한 행동인지 깨달았다. 그녀는 극악무도한 늙은 마녀였다.왜 배현우와 이청원이 나에게 자신의 이익부터 챙기라고 거듭 당부했는지 알 것 같았다.그들의 기습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몸을 가누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장영식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부정적인 사
전화가 금방 걸리더니 이청원의 둔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네, 한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도혜선을 힐끗 쳐다봤더니, 그녀는 나더러 얘기하라고 눈치를 하며 신호를 보냈다.“… 저기, 지금 회사에 계세요?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요.”나의 목소리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네. 그럼 경공관으로 오세요. 저도 그쪽으로 갈게요.”이청원은 시원하게 약속을 받아주자 나는 순간 당황해서 멍해졌다.‘경공관? 어디지?’도혜선은 내가 멍해 있는 것을 보고 손을 톡톡 치며 전화를 끊으라고 했다.“알았어요. 그럼 있다가 거기서 봐요.”나는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끊고 도혜선을 봤다.“근데 언니, 나 경공관이라는 곳 몰라.”내가 장소를 모른다고 당황한 표정으로 말하자, 도혜선은 크게 웃으며 나를 비웃었다.“왜 웃어? 뭔 데?”“내가 알아. 하하하…”도혜선을 웃을 멈추지 못하며 말했다.“너 정말 대단하다.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너를 데리고 많이 다니면서 구경시켜 줘야 하는데. 세상에 경공관도 모르다니, 어휴… 쪽팔려!”도혜선은 웃고 나서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액셀을 밟고 잠시 후 작지만 온화하고 다정한 집 앞에 멈추더니 말했다.“다 왔어. 여기가 경공관이야!”밖을 보니 아름다운 집에 아주 고풍스러운 간판이 걸려 있었는데 그 위에 ‘경공관’이라고 씌어져 있었다.“여기가 경공관이라고?”나는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도혜선을 보며 물었다.“어서 들어가자! 여기는 클럽이야, 여기도 모른다니 말도 안 돼!”도혜선은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힐끗 쳐다봤다.“이제 시간 내서 설명해 줄게. 지금 네 상황을 전희가 알면 아마 배를 끌어안고 웃을 거야!”도혜선과 같이 안으로 들어가자 안은 아주 넓었다. 고전적인 중식 인테리어로 되어 있었는데 매력적이고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도혜선이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소개했다.“이 클럽의 사장님이 경씨인데 아주 전설적인 여성이거든. 언제 한번 소개시켜 줄게. 오늘은 일단 우리 일을 봐야 하니까.”건물 안으로
이청원은 전혀 놀라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나를 바라보았다.“얘기하세요!”나는 오늘 방문 목적을 간결하게 설명한 다음, 그를 보며 진지하게 물었다.“도와주실 수 있을까요?”이청원은 바로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이 일은 제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물론 서로 친분이 깊지 않았기에 나를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 스스로 이청원이 거절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설득하고 있는데 이청원이 또 말했다.“하지만 제안은 드릴 수 있는데 한번 해보실래요?”나는 다소 놀란 표정으로 이청원이 계속 말하기를 기다렸다.“에메랄드 가든을 아시죠?”이청원이 나를 보며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메랄드 가든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브랜드 기업이다. 그들의 부동산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그들을 찾아가 봐요.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들은 모두 국제적으로 엄격한 과정을 거쳐 엄선된 것들이에요. 한 대표님 회사에서 불합격 제품으로 검증받은 것도 에메랄드 가든에서 사용하는 거잖아요. 그들을 찾아가는 게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이청원의 어조는 차분했지만 아주 핵심적인 제안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순식간에 막혔던 길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직접 증명이 어렵다면 맞서 싸우지 말고 길을 돌아서 가면 되지 않는가?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연락처를 드릴 테니 울산에 가서 그 사람을 만나봐요. 그 사람만 설득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사람 좀… 특이한 부분이 있는데 고집이 세서 접근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그 사람을 감동만 시키면 모든 게 해결될 거예요.”이청원은 말을 마치고 가방에서 작은 종이 한 장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모든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나는 순간 감격하며 이청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모든 걸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어떤 부분에서 불합격을 받은 것까지
경공관에서 나와, 도혜선은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나는 갈아입을 옷 두 벌을 챙겨 그녀에게 바로 공항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가는 길에 나는 장영식과 이동철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이동철이 말했다.“제가 같이 가드릴 수 있어요! 혼자 괜찮겠어요?”“이동철 씨 임무가 더 막중한걸요. 반드시 증거를 찾아내야 해요. 그것이 승리의 관건이니까요. 저는 괜찮으니 걱정 마요!”나는 엄숙히 이동철에게 신신당부했다.이동철의 말투에서는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듯한 게 여실히 보였다. 회사의 일은 이동철이 있기에 나는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런 관계는 그가 처리할 수 없었는데, 해외에서 몇 년 동안 지낸 탓에 복잡한 인간관계에는 이미 무뎌졌기 때문이다.차 안에서 나는 도혜선을 조롱하며 말했다.“언니, 아이디어 진짜 좋은데?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역시 이런 쪽은 언니가 나보다 낫다니까.”그러자 도혜선이 나를 힐끗 째려보았다.“나이가 많아서 그렇다니, 누가 그래? 네가 몰라서 그렇지, 네 머리는 우리 중 누구보다도 좋아. 단지 신호연에게 몇 년 동안 갇혀 사느라 쓸 기회가 없어서 무뎌진 거지. 단연코 확신하는데, 만약 네가 여태껏 신흥을 관리해왔다면, 신호연이 관리하는 현재의 신흥보다 몇 배는 더 나았을 거야.”“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어. 호연 씨도 호연 씨의 장점이 있거든. 그이는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겨, 이쪽은 나보다 낫지. 나는 가끔 의리를 너무 중하게 여겨서 믿음 때문에 융통성 있게 접근하지 못해!”나는 나 자신을 검토해보았다. 사실 오늘 이청원의 가르침은, 내가 자신의 이런 약점을 더욱 명확히 알아챌 수 있게 해주었다.“인제 보니 너 더 발전할 수 있겠는데?”도혜선은 웃으며 나를 조롱했다.“다음부터는 돈이라도 받아야겠어!”그러자 나는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언니, 차라리 신흥 주식을 사지? 홍보도 담당하고 말이야!”“하... 정말 모리배 아니랄까 봐!”그녀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다 같이 놀려고
가게 주인뿐만 아니라 파마를 하고 있던 여자도 같이 대화에 참여하는 걸 보니, 그들은 그 집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알고 보니 변희준이 이렇게 괴상하게 변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변희준은 학자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원래는 화학 선생님이었고 울산의 한 공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고 한다.그는 사업에 몰두하여 늦은 나이에 결혼했고 중년의 나이에 아들을 얻었다. 이것은 가정에 그야말로 금상첨화와 같은 일이었고 나날이 행복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그의 단꿈은 5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시기는 변희준이 가장 잘나갔던 시기로, 그는 가장 젊은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임명되어 집도 나눠 받았다.원래대로라면 이것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큰 경사였지만, 모든 비극은 그 집에서 시작되었다. 거실 두 개에 방 세 개가 딸린 집은 그의 모든 기쁨을 앗아갔다. 바로 아들이 새집으로 이사 온 다음 해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변희준의 단꿈은 그만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그렇게 그는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아이의 병을 고쳐주다가 결국 집안 재산을 탕진하여, 돈도 사람도 전부 잃고 말았다. 변희준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몸이 줄곧 좋을 뿐만 아니라 팔팔하고, 영리하고 총명하기 짝이 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병에 걸리게 됐는지 말이다.그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했다. 역시나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 있듯이 변희준은 마침내 놀라운 결론을 얻어냈다. 바로 그 집에 있는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심각하게 초과해 초래된 일이라는 것이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또 한 명의 어린아이가 안타까운 일을 당했는데, 그 사실로서 변희준이 내린 결론은 더욱 힘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법원에 개발업체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그 당시 그 일은 매우 떠들썩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듣자 하니 나중에 정말 승소해서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고!”파마하던
변희준의 표정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나가요! 여기 아픈 사람 안 보여요?”그의 말투는 매우 짜증스러웠는데, 이건 분명히 일종의 당황스러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제가... 아내분을 좀 봐도 될까요?”나는 매우 조심스럽게 그의 의견을 물었다.“제가 보기에... 아내분이 조금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아서요!”그러자 그는 조금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마에는 어느새 작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나는 서둘러 말을 이어갔다.“저 경험 있어요! 아마 도와드릴 수 있을 거예요!”몇 년간 집에서 아픈 아이를 돌봐오며, 나는 일이 생길 때마다 대부분 스스로 대처했다.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나의 얼굴에서 진정성을 읽었는지, 그제야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고는 침대 위에 있는 여자를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마도 조금 열이 나는 것 같아요.”나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 여자의 이마와 목에 각각 손을 대보았다. ‘이게 어딜 봐서 조금이야, 불덩이처럼 뜨거운 게 고열이라면 모를까!’이윽고 나는 다급히 물었다.“얼마나 됐어요?”“어젯밤부터예요, 아침까지 깨어있었는데, 내가...”“선생님, 일단 병원으로 가봐야 합니다. 이렇게 내버려 둬서는 안돼요! 체온계 있나요?”내가 이렇게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보아하니 그는 평소에 책벌레로, 집안의 일은 모두 그의 아내가 돌보는 것 같았다.나는 서둘러 이해월에게 말했다.“빨리 구급차 물러요, 구급차!”그리고 나는 침대 위에 있는 여자를 작은 소리로 불렀다.“저기요, 일어나보세요, 제 말 들려요?”뒤이어 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변희준을 바라보았다.“선생님, 병원에 가야겠습니다. 이미 정신을 잃으셨어요.”그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눈빛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 찬 듯 보였다. 마치 속수무책인 아이처럼, 변희준은 의지하려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아... 아가씨는... 저는 뭘 해야 되죠?”“지금은 필요 없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받은
이 자료를 손에 넣자, 내 마음속의 그 큰 바위는 마침내 땅에 떨어졌다. 나는 변희준의 도움에 매우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그는 또 자신의 가방에서 다른 자료를 꺼냈다.“이건 내가 특별히 에메랄드 가든의 사장에게 부탁해 얻은 홍보자료에요, 그리고 아가씨와 같은 몇 가지 재료의 자료, 심사 비준서류 복사본, 검측 보고서, 합격증 등등...”그는 하나하나 나에게 보여주며 소개를 이어갔다.“또 영상, 음성자료, 모두 에메랄드 가든 도장이 찍혀있으니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그 자료를 보고 나는 정말 감동해 할 말을 잃었고 자신도 모르게 허리가 굳어졌다, 마침내 구원되었다고 생각되자 나는 연신 말했다.“감사합니다!”이윽고 변희준은 매우 진지하게 나에게 말했다.“아가씨, 나는 단지 아가씨가 떳떳할 수 있기를 바라요, 모든 공사 계약은 꼭 정직하게 품질을 우선으로 생각하세요!”“안심하세요, 선생님! 그게 바로 제 좌우명이니까요!”나는 정중히 그에게 보장했다.그는 시계를 힐끗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시간이 촉박하니 더 고맙다는 말하지 않을게요. 아가씨도 이만하면 많이 도와줬으니 이만 돌아가요!”나는 서둘러 변희준에게 부인의 상태를 전했다. 그녀는 일찍 정신을 차린 뒤였고, 나는 이해월에게 간병인 한 명을 데려올 것을 부탁했다. 물론 비용은 내가 내고 말이다.모든 것을 배치하고서야, 밤중에 나는 이해월과 함께 공항으로 가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다.도착해서 밖으로 나온 우리는 이동철과 장영식이 데리러 나온 것을 발견했다.차에서 나는 그들에게 자료를 보여주었고, 이동철도 그들이 자료를 위조한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추려냈다는 소식을 전했다.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는 천우그룹 회의실에서 아주 멋진 ‘뒤집기’ 기술을 선보였다.한편 그날, 그들은 십중팔구로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지 많은 기자를 초청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히려 나에게 잘된 꼴이 되어버렸다. 나의 강력한 증거로 그들은 전혀 반격할
나는 울산으로 돌아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다시 변희준을 만났다.이유는 바로 내가 이번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 줄 전혀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아니나 다를까, 변희준은 아내의 입원 때문에 모든 생활이 엉망이 되었고, 나는 그를 도와 집안일을 처리했다.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나는 사무실 인테리어를 하는 바람에 이번 주에는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비로소 변희준은 안심하고, 도우미를 고용해 그들을 돌보게 하라는 나의 제안에 동의했다. 곧이어 나는 진사원에게 믿을 수 있는 도우미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일주일의 시간을 빌려, 나는 변희준과 함께 에메랄드 가든에 관련된 일들에 대해 많이 알아보았고 원료 상의 많은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를 나눴다. 그제야 나는 왜 변희준이 외부 사람들에게 “가까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지 깨달았다.그는 원칙주의자였는데, 아들의 사망은 그가 세운 모든 원칙을 더욱 굳게 지키도록 했다. 어떠한 이유도 그의 원칙을 흔들 수는 없었다.그렇게 그는 더욱 괴팍해져갔고, 극히 적은 사람과 소통했다. 변희준의 세계에는 그가 엄격하게 통제하는 표준 데이터만이 존재했다.이동철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틀 정도 더 이곳에 머물렀을 것이다. 서울에 돌아가기 전, 나는 변희준의 집안일들을 전부 분배하고 나서야 그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떠났다.이동철이 전화로 배현우의 일을 말했기 때문에, 나는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배현우 씨 최근 상태가 좋지 않아서 M국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네요. 비록 찌라시이기는 하지만, 배유정이 이미 서울로 돌아온 것은 사실이에요.”나는 깜짝 놀랐다.“또 돌아왔다고요?”“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PH재단 최대주주까지 데려왔답니다. 지분을 나눠 아시아 본부를 완전히 되찾을 생각이에요.”나는 이동철의 말을 듣고 걱정이 쌓여 말했다.“인제 보니 그럼 배유정이 얼마 전 외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