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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상대의 물갈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천우 그룹에서는 예정대로 대규모적인 인사변동이 일어났다. 천우 그룹은 조민성 대표를 사임했을 뿐만 아니라 임원들도 교체시켰다.

변동의 틈을 타 배희진은 배현우의 상태를 대외적으로 폭로하고 의식이 없이 누워있는 사진도 덧붙였다.

보아하니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나는 소식을 들은 즉시 조 대표에게 전화했다. 조 대표의 태도는 여전히 평온하고 온화하였으며 이 사실에 대해서 조금도 회피하지 않았다.

“조 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제멋대로 일을 처리하였네요.”

나는 너무 괴로운 마음에 진심으로 조민성에게 사과하였다.

“지아 씨 일과 연관이 있는 건 맞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던 거예요.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나를 조금도 탓하지 않는 조민성의 태도는 나를 더 죄책감에 휩싸이게 했다.

“그... 현우 씨는...”

“아직 깨어날 기미가 안 보이지만 언젠가는 꼭 깨어날 겁니다.”

조민성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 누구도 현우의 자리를 빼앗을 수 없어요.”

“네, 대표님 말이 맞아요... 현우 씨 소식이 있으면 저한테 꼭 얘기해주세요.”

나는 뻔뻔함을 무릅쓰고 말했다.

“그래요!”

나는 조 대표가 더 얘기할 기미가 없자 전화를 끊고 창가에 서서 경원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마음이 무거웠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그의 곁을 지키면서 빨리 정신 차리라고 그이를 깨우고 싶었다.

이틀 후, 천우 그룹에 새로 부임한 기 대표의 면담 요청을 받았다. 기 대표는 아주 사무적인 태도로 천우 그룹과 신흥의 합작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후 우리가 받은 공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퀄리티를 보존하며 기한 내에 완성해야 하되 준비 중이던 모든 것은 중단하라고 했다.

예상했던 일이라 전부터 공급 업체와 연락하여 재고를 너무 많이 준비해두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런 압박이 산처럼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어 숨 막히는 듯했다. 장영식은 계속 나를 위로해주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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