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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밀물처럼 몰려오는 그리움

이 말을 꺼내자마자 혀를 깨물 뻔했다. 후회된다기보단 바보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그렇지. 배현우는 상냥하게 웃고 있는 듯했지만 나는 분명히 그 속에 담긴 불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와중에 아빠도 한마디 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그냥 네가 배웅해 줘. 술도 마셔서 운전할 수 없잖니!”

"네..." 나는 어쩔 수 없이 대답하고는 일어섰다.

"가죠!“

차에 오르자, 현우는 내게 목적지를 알려줬다.

"스타라이트로 가요.“

참 다행이었다. 스타라이트는 경원보다 훨씬 가까웠기 때문이다.

근데 왜 경원으로 돌아가지 않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그는 마치 내 속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

"경원은 너무 멀잖아요. 지아 씨 혼자 돌아오는 게 영 걱정되어서요.“

그의 배려에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고마워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날 걱정하는 거 맞지?

차를 몰고 가는 내내 우리 사이에는 침묵만 맴돌고 있었다.

"함께 올라가죠.“

"저...“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는 명령의 어투로 한마디 던지고는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차에서 내려 밖으로 걸어갔다.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차를 세우고 그의 뒤를 따라 로비로 들어갔다.

현우는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는 듯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닫길 때까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버튼을 누르고는 나더러 올라가라 했고, 내 뒤를 따라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르 닫히는 순간, 어색한 분위기에 나는 긴장되어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꼭대기 층에 도착하니 익숙한 방이 눈에 들어왔다. 이 방인가 보네.

현우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나도 주춤거리다 그의 뒤를 따랐다.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은 나에겐 익숙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맴도는 어색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는 외투를 벗어 소파에 던지고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하마터면 부딪힐 뻔해 나는 뒷걸음쳤다. 그는 빠르게 손을 뻗어 내 턱을 단단히 붙잡고는 얼굴을 들게 하였다. 나는 강제로 그와 눈을 마주쳤다.

"한지아 씨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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