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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가소로운 위로

여느 때와 같이 깨끗해진 주방을 보고 세수를 한 후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딸의 방으로 가서 아이 곁에 누워 그렇게 잠이 들었다.

내가 깨어났을 때, 내 딸은 일어난 지 오래되었고 인형 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딸에게 말했다. “옷을 갈아입자. 엄마랑 같이 아침 먹으러 갔다가 엄마 사무실에 함께 가자. 그리고 별일 없으면 오늘 외할머니 집에 가는 게 어때?”

콩이는 환호성을 지르며 내게 바비 동생을 데리고 가도 되냐 물었다.

나는 장영식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늦게 간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딸아이의 몸단장을 해준 후 콩이의 면 옷을 꺼내 작은 캐리어에 담고 내 것도 함께 넣고 나서야 콩이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아침을 먹은 후 바로 회사로 갔고, 콩이는 회사에 처음 와 보았다.

갑자기 총애를 받는 공주처럼 이해월은 콩이를 데리고 온 사무실을 돌아다녔다.

나는 장영식과 함께 몇 가지 회사 문제를 처리했고, 장영식에게 오늘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을 모셔오고 싶다고 말했다.

장영식은 나를 주의 깊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회사 걱정은 하지 말고 다녀와. 이동철과 나는 아무 문제 없을 거야. 특별한 일이 생기면 전화할 테니 맘 편히 부모님을 모셔와. 돌아오기 전 전화해 주면 내가 마중 나갈게. 이따 공항에 데려다줄게!”

나는 미루지 않았고, 이해월도 서둘러 우리 둘의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장영식은 룸미러로 줄곧 나를 보았지만, 나는 해명하지 않았다.

사실 오늘 내 상태가 너무 안 좋았고, 다크서클도 심한데 그걸 장영식이 보지 못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장영식은 캐묻지도 나를 난처하게 하지도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자 장영식은 우리 모녀를 보안검색대로 데려다주며 아이 잘 돌보고 추우니 아이가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라며 거듭 당부했다.

은빛 눈이 덮인 북쪽에 착륙하자 맑고 투명한 차가운 공기와 맞닥뜨렸다. 나는 어지러움에서 깨어나려는 것처럼 깊게 심호흡했다.

택시를 타고 바로 만덕동으로 들어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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