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5화 순식간의 분노

멀리서 비친 자동차 불빛이 한순간 내 온 세상을 밝혔다. 난 너무 기뻐서 서둘러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가 허둥지둥 전자레인지에 음식들을 넣어 데웠다. 이런 설렘에 손이 떨렸다.

나도 모르게 화장실로 달려들어 가 내 모습이 어떤지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오늘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배현우를 만나고 싶었다.

배현우가 나도 그의 가족이며 항상 그의 곁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그의 생일을 우리가 함께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드디어 문이 열렸고 나는 반갑게 맞이하였다. “왔어요!”

배현우는 약간 어리둥절해 하긴 했지만, 행복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손을 뻗어 나를 품에 안았다.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었어요?”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고 나는 배현우가 이렇게 많은 술을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얼른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고 몸을 굽혀 슬리퍼를 집어 든 후 그를 끌어당겨 식탁으로 데려와 의자에 앉혔다.

재빨리 생일케이크 초에 불을 붙이고 그를 바라보며 온화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어서 소원을 빌어요!”

“생일 축하해요! 해마다 오늘이 있고 앞으로의 세월은 오늘과 같기를 바라요. 행복은 영원히 당신과 함께 할거에요.”

내 말이 끝났을 때 배현우는 천천히 일어났고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지아 씨?” 배현우는 원래 술에 취한 흐리멍덩한 눈이었는데 갑자기 내 두 눈을 바라보았다가 먹빛 가득한 차가운 눈빛을 띠며 순식간에 음산하기 그지없게 변하더니 악기로 가득한 쉰 목소리로 힘을 다해 소리쳤다. “방금 뭐라고 했느냐고요!”

눈앞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변화에 나는 겁이 났다. 배현우는 미친 듯이 식탁 위의 모든 것을 쓸어내렸고, `와르르` 쏟아지는 큰 소리가 고요한 밤중에 귀를 찌르듯 자극했다.

배현우의 몸에선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이 순간이 무서웠고 갑자기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낯설게 느껴져 두려웠다.

나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나의 어떤 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