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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유희는 숨을 들이마셨다. 경주가 총을 달라는 요구는 젓가락을 달라는 듯 가벼웠다.

“T 국은 법 밖의 땅이라는 말이 있어. 왕준이 그곳으로 도망갔다는 건, 그곳을 잘 안다는 거야. 아마 그의 동료들이 있을 거야. 그래서 방심하면 안 돼. 그러다 실수할 수 있어.”

말을 하자 두 사람은 모두 심각해졌다. 이때, 또다른 전화가 걸려왔다. 신광구였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유희의 전화를 끊고 신광구의 전화를 받았다.

“경주야, 내일 오후 M 국의 J 그룹 회장님과 회의를 할 거야. 우리 두 그룹 간의 미래 전략적 협력과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할 거야. 우리 반드시 참석해야 해.”

신광구는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 경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 참석할 수 없어요.”

“뭐라고? 무슨 일이 이보다도 중요하겠어? 무조건 미뤄.”

신광구는 화를 내며 테이블을 쳤다.

“아무튼 내일 참석할 수 없어요.”

경주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이 말을 반복했다. 경주의 눈에는 아람의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신광구는 화를 냈다.

“신씨 그룹 사장님으로서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 너같은 사장님이 무슨 소용이 있어?”

“그러네요,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경주는 웃는 듯 마는 듯했다. 전화를 하고 있지만 카리스마가 넘쳤다.

“생각해 보니 소용이 없네요. 아버지가 성주 갑부의 목표를 10년 더 빨리 달성하게 한 것 말고요.”

“너!”

신광구는 화가 났지만 할 말이 없었다. 사실이었다. 신남준의 안목으로 경주를 사장님으로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윤씨 그룹과 몇년을 더 싸워야 할지 모른다.

“다른 일이 있어요? 없으면 바빠서 먼저 끊을게요.”

“신경주, 이런 무만한 태도와 무성의는 정말 악렬해. 언젠가는 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거야!”

거친 말을 내뱉으며 신광구는 전화를 끊었다. 경주는 어두워진 화면을 바라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신씨를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다. 그건 경주가 밤낮으로 싸우며 해낸 사업이다. 질병에 시달리며 모든 시간을 희생하고 기계처럼 살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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