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충격에 빠져서 잠시 침묵이 흘렸다.“아람아.”구씨 가문 형제들도 깜짝 놀랐다. 결혼에 대해 입을 다물고 비밀로 했던 아람이 오늘 수많은 기자 앞에서 경주와 한때 부부였다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용감하고 당당했다.한때 실패한 결혼이 인생의 오점이라고 생각하며 창피하여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아람은 안도감을 느끼고 그 어두운 과거를 내려놓았다. 경주와 그저 잘못된 시기에 만났을 뿐이다. 다행히도 서로에게 어울리는 사람이었다.순간 하늘을 쪼개는 찰칵 소리가 아람과 경주를 익사시켰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아람의 앞을 막았다. 마치 뚫을 수 없는 높은 벽처럼 외부 세계의 모든 위험을 막아주었다.“구아람 씨, 그말이 사실이이에? 신 사장님과 결혼했었어요?”“결혼 사실을 숨겼어요? 언제 이혼했어요? 아이가 있어요?”“왜 이혼했어요? 김은주 때문이에요? 제3자 때문인가요?”기자들은 아람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이혼한 건 아람의 잘못이 아니에요. 모두 제 탓이에요.”경주는 가슴이 아팠다. 결혼 생활의 모든 잘못을 짊어지려고 할 때 아람이 갑자기 손을 꽉 잡았다. 경주는 눈을 부릅뜨고 아람의 강렬한 눈빛을 마주했다.“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어. 이미 지나갔어. 네 해명이 필요없어. 그 이름도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아.”아람은 경주의 귀에 속삭였다. 경준느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아람이 계속 원한을 품고 있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아람의 용서였다.“신 사장님과 이혼한 이유는 사적인 일이라 말씀드릴 수 없어요.”아람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진주와 신효린을 바라보았다.“이 일을 말씀드리는 건 제 말이 헛소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예요. 신 사모님과 셋째 아가씨의 행위를 직접 목격했어요. 여러 기자분들도 그들의 가식적인 얼굴에 눈이 멀지 말고, 피해자들에게 더 집중해 주길 바라요.”아람의 눈빛은 횃불 같았고 또박또박 얘기했다.“여러분 들도 비극의 진짜 원인을 묻고
정말 영웅들의 일은 묻지 않고 개인적인 일만 세상에 알려져 있다. 이때, 용감한 기자 한 명이 마이크를 진주에게 들이대며 물었다.“진주 씨, 정말 구아람 씨 말씀대로 가정부를 학대하고 다른 사람의 존업성을 짓밟았어요? 방영 씨도 생전 당신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어요?”진주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데려온 기자가 등을 돌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경주의 단단하고 힌찬 손이 아람의 작은 손을 몰래 잡았다.“아람아, 넌 정말 대단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해. 너랑 비교하면 난 너무 못났어.”경주는 아람을 깊이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너무 부족해서 너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아.”그리고 경주는 아람의 귀에 다가가 다정하게 말했다.“지난 13년 동안 네가 나한테 구애를 했어. 남은 생은 내가 너에게 구애하게 해줘.”아람은 가슴이 설레여 손끝이 떨렸다. 다른 기자들도 질문을 하려는 듯 진주 모녀를 둘러쌌다.진주와 신효린는 식은땀을 흘리며 해명했다.“아니, 아니에요, 구아람의 일방적인 말을 듣지 마세요!”“사모님,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 해명할 수 있어요?”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군중을 뚫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노를 품은 채 들려왔다. 경주와 아람은 두 눈을 번쩍 뜨며 가슴이 떨렸다. 화를 내며 다가온 사람은 오정숙이었다.“아줌마!”“사모님, 도련님.”오정숙은 그들의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했다.“죄송해요, 말을 듣지 않고 허락도 없이 왔어요. 제가 슬퍼할까 봐 숨긴 건 알아요. 하지만 영이는 제 손으로 키운 아이라서 제 딸과 같아요.”오정숙은 울컥하며 눈시울을 붉혔다.“이런 인연이 있는데, 배웅하러 와야 했어요.”“아줌마, 죄송해요.”경주는 눈을 내리깔고 한숨을 쉬었다. 사실을 숨긴 것에 대해 자책했다. 아람은 오정식을 안으며 등을 토닥거렸다.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어 오정숙은 진주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구아람 씨의 말이 맞아요. 방영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신씨 가문의 가정부가 괴롭힘을 당했는지 몰라요
오정숙은 피식 웃었다.“어떤 사람들은 고인을 조문하러 오셨는데, 당신은 이득을 보려고 온 거예요!”“그리고, 착한 척하지 마세요. 저에게 은혜를 베푼 분은 전 사모님과 신 사장님이에요. 제가 받은 대접도 신씨 가문이 준 것이 아니라 신 사장님이 준 거예요. 당신들과 무슨 상관 있어요!”오정숙은 말 할수록 화가 나 참지 못하고 침을 뱉었다.‘대박, 가정부가 재벌 사모님의 진짜 모습을 폭로해? 충격적이네, 짜릿해!’이때, 일부 현명한 기자들이 중얼거렸다.“맞는 말이네요. 장례식이고 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겸손하게 행동해야죠. 구씨 가문 아가씨와 신 사장님처럼 고귀한 분이 장례식을 치러도 기자들을 부르지 않았어요. 진심으로 고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만 생각했어요.”“맞아요, 신 사모님처럼 나서기 좋아하는 재벌 사모님은 성주에서도 별로 없어요.”“오정숙 씨의 말이 맞아요. 이건 죽은 사람을 이용해 이득을 보려는 거잖아요!”언론이 뒤짚히자 진주는 화가 났다.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끝까지 불쌍한 척해야 했다.“당신, 정말 사람을 나쁘게 보는구나!”진주는 창백한 얼굴로 가슴을 움켜쥐며 죽을 듯이 몸을 떨며 아람을 비난했다.“구아람 씨, 경주와 이혼을 하지 않았을 때부터 우리 사이가 안 좋았어요. 사적으로 약간의 마찰이 있다는 걸 인정해요. 하지만 이미 지나갔잖아요. 경주와 이혼도 했는데 왜 아직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를 노리는 거예요? 왜 저를 가만두지 않아요?”이 악독한 여자가 이혼 얘기를 꺼내자 아람의 안색이 차가워졌다. 경주는 가슴에서 분노가 굴러가는 것을 느끼며 이마의 핏줄이 욱신거렸다. 진주의 눈빛에는 악독함을 품고 있으며 통곡했다.“그 당시 경주의 마음속에 김은주가 있다는 걸 알잖아요. 어르신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경주에게 시집을 갔어요. 억지로 하면 행복하지 못해요. 이혼은 당연한 거예요! 하지만 그것을 제 탓으로 해요? 너무 사람을 괴롭히잖아요!”진주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얼마나 뻔뻔하면 아람 앞에서 이 말을 꺼내요?”경주는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섰다. 칼처럼 날카러운 눈빛과 경멸이 가득 찬 말투로 얘기했다.“당신은 그저 우리 아버지의 후처일 뿐이에요. 난 당신의 아들이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람의 시어머니도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람이 신씨 가문에 있는 3년 동안 당신을 존중했어요. 불합리한 요구도 들어주고 당신과 신효린의 괴롭힘을 참아주었어요. 왜 이런 얘기는 안 해요?” 아람은 울컥했다. 슬픈 과거들이 몰려오며 손을 움켜쥐었다. 경주는 아람을 바라보지 않았지만 고통을 잘 알았다. 아람이 벗어나지 못할 힘으로 손을 꽉 잡았다.“그리고 아람이 저한테 시집온 건 저를 사랑해서예요. 사랑하는 게 잘못이에요? 처음부터 잘못한 건 저예요. 제가 김은주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지 못했고, 결혼했는데도 김은주와 얽혀서 아람에게 상처를 주었어요. 제가 제 마음을 몰랐어요. 오래 전부터 아람을 사랑했지만 그 마음을 몰랐어요.”이 순간 플래시가 다시 반짝였다. 신씨 그룹 사장이 모든 언론 앞에서 전처를 지키기 위해 결혼 중 바람 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진주는 깜짝 놀랐다. 신효린도 멍해져 입을 벌렸다. 경주가 아람을 위해 신분, 체면, 명예 등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걸 생각도 못 했다. 그들은 아람에게 대한 경주의 사랑을 과소평가했다. 경주는 몸이 부서져도 아람을 지키고 싶고 오물로 뒤덮여도 아람의 결백을 지키고 싶었다.아람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의 앞을 지키고 있는 경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천번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동적인 건 경주가 자신이 당한 억울함을 알고 자신을 아낀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얘기할게요.”경주의 날카로운 눈빛은 진주와 신효린을 지나 모든 사람을 바라보았다.“우리가 이혼한 건 제 잘못이에요. 구아람 씨와 관련 없어요. 앞으로 어떤 매체, 어떤 기자가 구아람 씨의 나쁜 뉴스를 보도한다면, 저 신경주는 끝까지 쫓아가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
아람은 경주의 진심 어린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아람의 마음은 파도가 쳤다. 남자는 한 사람을 어느 정도까지 사랑해야 볼때마다 눈물을 글썽일 것인지 알지 못했다. 진주 모녀는 앞에 아람과 경주가 막고 있고 뒤에 기자들이 있어 중간에서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바로 이때 오정숙이 핸드폰을 들고 사람들 앞에서 녹음을 틀었다. 현장은 조용했고 녹음된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평소 집에서 가정부를 학대하는 진주의 말들이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세상에, 빨리 녹음해!”“이게 재벌 사모님의 소질이야? 아래층 시장에 있는 아줌마가 더 예의 있겠어!”“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삐소리로 처리해야겠네!”신효린은 깜짝 놀랐다. 평소 자신도 가정부를 괴롭혀 목소리가 나올까 봐 걱정했다.“자, 자, 여러분. 이것이 우리 우아하고 고귀한 신 사모님이 평소 가정부를 아끼는 모습이에요!”오정숙은 핸드폰을 들고 소리쳤다.“이 할망구가, 감히 날 건드려? 그만 틀어!”진주는 붉어진 얼굴로 핸드폰을 뺏고 싶었지만 구씨 가문 경호원들이 막아버렸다. 모든 언론의 카메라에 찍힌 건 진주가 홀로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었다.“사모님, 이걸로 견디지 못해요? 저한테 많고도 많아요. 이건 신씨 가문에서 한 짓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말을 하며 오정숙은 다른 녹음을 틀었다. 이번에 뺨을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방영, 장애가 있어? 이런 일도 잘하지 못해? 신씨 가문에는 무능한 자를 뒤지 않아!”진주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칼로 유리를 긁는 것처럼 불쾌하게 들려왔다. “죄, 죄송합니다, 사모님. 바로 정리하겠습니다. 아!”방영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터지가 모두 가슴을 움켜주었다.“방영! 부르는 소리를 못 들었어? 귀가 문제 있어?”신효린의 목소리가 나타났다. 엄마 진주와 똑닮았다.“죄송합니다, 셋째 아가씨.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증거가 있어 더 이상 해명할 수도 없었다.“지금이 무슨 시대야, 아직도 봉건 사회라고 생각해? 그래서 가정부를 학대하는 거야? 고대 마마
신효린은 피하지 못하고 튀어서 그 자리에서 토할 뻔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과 경주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칠 전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고통으로 거의 병석에 누워있던 어르신이 지금 이 순간 힘이 넘쳐 진주를 노려보며 온몸이 강철같았다. 너무 존경스러웠다.“이 악독한 년이, 당장 꺼져! 여기서 우리 영이의 환생의 길을 더럽히지 마!”어르신의 가냘픈 몸은 일으켜 세우고 눈시울을 붉혔지만 기운이 넘쳤다.“꺼지지 않으면 이 그릇으로 머리를 깨버릴 거야! 하나뿐인 소중한 손녀가 없어졌어. 살 의미가 없어서 당신들과 같은 재벌과 싸워도 괜찮아!”...진주와 신효린은 당당하게 왔지만 결국 악취를 풍기며 도망쳤다. 그들이 떠나자 기자들도 갔다. 돌아가서 신씨 그룹 사모님의 영광스러운 행적에 대해 기사를 써야 했다.비록 소동 속에서 시작되었지만 방영의 장례식은 순조롭게 끝났다. 진주 모녀의 소란 때문에 방영 할머니은 견디지 못했다. 슬픔과 분노로 의식을 잃어 구씨 가문 사람들에게 병원으로 데려가 최고의 간호와 치료를 받았다.휴계실에서 아람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표정은 여전히 암울했다. 전투에서 승리를 했지만, 오정숙의 녹음에서 진주와 신효린이 방영을 욕하고 괴롭히는 걸 생각하자 화가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마치 만 개의 화살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구윤과 구진은 뒷수습을 하러 갔다. 기자를 통재하여야 했다. 비록 경주가 공개적으로 선전포고를 했지만 알마을 지키기 위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통제를 해야 했다.구도현도 남아서 아람 곁에 있고 싶었지만 경찰서에 아직 처리해야 할 사건이 남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휴계실에서 아람의 곁에 있는 건 수해와 구아린 부부, 그리고 백신우와 경주였다.“에어컨을 틀었어? 왜 춥지?”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두 팔로 가슴을 안았다.“안 틀었어요, 언니.”구아린은 걱정했다.“언니, 어디 아파요? 제가 담요를 가져올게요.”떠나려는 순간 경주는 자신의 슈트를 벗어 아람의 몸을 감싸주었다. 마치
구아린의 호흡이 흐트러지고 손바닥만 한 얼굴이 불타올랐다. 두 사람은 이렇게 조용히 손을 잡고 얼굴이 점점 빨개졌다. 평생 이렇게 손을 잡고 놓지 않기를 원했다. 아람의 기분이 조금 진정된 후 경주에게 말했다.“오늘 일로 아줌마는 관해 정원에 있을 수 없어. 너와 아줌마가 괜찮다면 해문으로 가서 해장원에서 일했으면 좋겠어. 은퇴를 원하면 해문에 집을 사서 평화롭게 생활을 즐기게 하고 싶어. 성주에 있는 건 너무 걱정돼. 진주와 신효린이 아줌마를 찾아갈까 봐 두려워.”“아람아, 나랑 생각이 같아.”경주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나도 아줌마가 머물 곳을 마련해 드리고 싶어. 최소한 성주를 떠나야 해. 진주를 해결한 후 돌아오게 하고 싶어. 하지만 해문으로 가서 살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찬생해.”“하지만 아줌마가 나랑 가지 않을까 봐 걱정이야. 너를 떠나기 아쉬워할 것 같아.”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장난을 쳤다. “그러지 않을 거야.”경주의 눈에 빛을 반짝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만졌다.“아줌마가 말씀하셨어. 내가 있는 곳이 집이라고. 하지만 내가 없으면 사모님이 있으면 된다고 했어.”“누, 누가 사모님이야. 난 아니야!”아람은 당황하여 얼굴을 붉히고 경주를 무시했다. 경주는 가볍게 웃으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백신우는 더 이상 보지 못해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계속 보면 당뇨가 올 것 같아!’이때, 경주의 핸드폰이 울렸다. 품에서 꺼내어 보니 눈빛이 반짝였다.“아람아, 전화 받고 올게.”아람은 경주가 떠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움켜쥐었다....문 밖에서 경주는 전화를 받자 유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경주야, 다 준비되었어. 언제 떠날 거야?”“저녁에 내 비행기를 타고 갈 거야.”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내 비행기를 타, 기름값을 아낄 필요가 없어!”이유희는 너그럽게 말했다.“넌 우리 와이프의 친오빠잖아. 당연히 잘해줘야지!”“네 개인 비생이는 내 비행기보다 오래되었고 속도가 느려.”“참
경주가 갑자기 돌아서자 향긋한 냄새가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아람은 몸을 기울리고 앞으로 다가가 눈빛이 반짝거렸다. 두 팔로 경주의 몸을 잡고 빨간 입술아래에 가두었다. 눈앞에 아람의 입술이 있었다. 아침이슬처럼 촉촉한 입술은 치명적인 유혹이라 경주의 얼굴을 붉히게 했다.“내가 예전에 했던 말을 잊었어?”아람의 가느란 손은 경주의 넑은 어깨로부터 가슴, 그리고 근육 라인이 있는 허리까지 내려갔다. 경주는 가슴이 콩닥거렸다. 촉촉한 눈빛으로 아람의 입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경주가 저도 모르게 키스를 하려는 순간 허공이었다.아람은 경주의 담배를 뺏어 입에 물고 한모금 빨자 고통스럽게 기침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바보야, 넌 필 줄 몰라. 무리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볼을 잡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정말 이해가 안 돼. 켁, 이게 뭐가 좋다고!”아람은 담배를 버리고 화를 내며 두 번 밟았다.“너, 그리고 우리 넷째 오빠가 모두 담배 중독자야. 사람이지 연굴이야? 앞으로 집에서 금연 영상을 24시간 틀어놓을 거야. 네 버릇을 고쳐버릴 거야!”말을 다하자 아람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경주는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남은 담배를 쓰레기통으로 버렸다. 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자 뜨거운 숨이 아람의 꼬끝에 다았고 눈빛마저 유혹적이었다.“미안해, 아람아. 금연하도록 노력할게. 아니, 반드시 금연할게, 다시는 안 피울게.”“금연이 어렵다는 걸 알아. 적게 피우면 돼. 내가 인정이 없는 것도 아니야.”아람은 중얼거리며 입술을 삐죽거렸다.“아니, 무조건 끊을 거야.”경주는 예전을 돌이키자 가슴이 아팠다.“예전부터 네가 금연하라고 했었어. 난 짜증만 내고 네 말을 듣지 않았어. 앞으로 네 말만 들을 거야. 그저.”아람은 눈을 깜빡였다.“그저, 뭐?”“내가 금연하면, 너 집에서 티비를 24시간동안 볼 수 있어?”경주는 멍청스럽게 질문하며 얼굴을 붉혔다. 마치 첫사랑을 하는 소년 같았다. 30년 동안 살면서 이제야 연애하는 법을 배운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