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와 신효린이 장례식에서 소란을 피우는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구윤인지, 아니면 현장에 있던 진주를 싫어하는 매체들인지, 모두 한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 오정식이 진주를 상대하는 영상과 방영 할머니가 진주에게 국밥을 쏟는 장면만 폭로했다. 아람과 경주는 카메라에 나오지 않고 매우 잘 보호되었다.원래 진주가 가정부를 학대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건 아람이 경주의 전처라는 것이다. 하지만 KS 그룹 사장과 신씨 그룹 사장의 이중 압박으로 인해 어떤 기자도 인생을 망칠까 봐 터뜨리지 못했다. 두 사람이 비밀리에 결혼했다는 소문이 돌아도 진주의 일로 묻혔다.네티즌들은 온갖 드립을 날리며 진주가 국밥에 맞은 영상을 퍼뜨렸다. 수량이 어마어마하여 신씨 그룹의 홍보팀도 삭제할 수 없었다.[너무 웃겨! 진주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남은 생은 스캔들을 보며 살아야지!][이런 악독하고 백성의 자존심을 무시하는 년은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해!][진주의 큰딸도 악독해, 하지만 둘째 딸은 얼굴을 들어낸 적이 없고 겸손하며 스캔들도 없어. 좋은 사람이겠지?][진주 같은 사람이 무슨 딸을 잘 교육시키겠어? 똑같을 거야!]진주의 명성을 바닥이었다. 신효린은 원래 흑력사가 많았다. 이번에 진주의 덕분에 또다시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아람과 경주가 원하는 건 사회적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망해버리는 것이다....유희는 일과 경주 쪽 일을 모두 처리하고 집으로 가 아내와 작별 인사하려 했다. 차에 앉아 SNS 댓글을 보았다.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 효정을 욕하는 네티즌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씨 가문 도련님은 평소 카리스마가 넘쳤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원한이 많은 사람처럼 키보드를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효정을 위해 화풀이 해주고 있었다. 겁을 먹은 기사는 운전을 하며 땀을 닦았다. 손 빼고 떨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연아!”유희는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기사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도, 도련님, 잊으셨어요? 정연
“하지만,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겼어요.”정연은 한숨을 쉬며 자책했다.“오늘 아침 방영 씨의 장례식, 사모님은 티비를 볼때 알았어요.”유희는 가슴이 떨렸다.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 여전히 일어났다.“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뉴스가 벌써 터질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전에 소식을 모두 막았었어요. 하지만 이건 이유가 아니에요, 제 문제예요. 제가 실수했어요. 보너스말고 벌을 주세요.”정연은 답답해하며 기꺼이 벌을 받으려했다.“네 탓이 아니야. 매일 효정을 챙기며 공적인 일까지 봐주는 것만으로도 많이 힘들어.”유희는 가슴이 답답해나며 걱정했다.“효정은 어때?”“사모님께서 많이 안 좋으세요. 계속 울고 있어요. 빨리 오세요.”“알았어. 빨리 갈게.”통화가 끝나고 유희는 집에서 울고 있는 효정을 생각하자 걱정되고 두려웠다. 혈압까지 오르며 급해서 운적석을 발로 찼다.“빨리 몰아, 월급을 받기 싫어?”“네!”기자는 액셀을 힘차게 밟았다....유희는 부랴부랴 집으로 다가가 옷도 벗지 않고 효정을 보러 올라갔다.“도련님.”문 밖을 지키던 정연이 인사를 했다.“안에 있어?”유희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네, 밥도 안 드시고 물도 안 마셔요. 방에서 나오지도 않아요.”정연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어쩔 줄 몰랐다.“저도 들어갈 용기가 없어요. 아시잖아요. 이럴 땐 사모님이 제일 필요한 건 도련님이에요.”유희는 가볍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분명 낮이지만 커튼을 치고 불도 안 켜 답답할 정도로 깜깜했다.“여보, 여보?”유희는 서재, 침실, 탈의실, 화장실 모두 찾아도 원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유희도 당황하여 어깨를 부들부들 뜨며 식은땀을 흘렸다.“효정아, 효정아!”소리가 밖을 지키는 정연을 불러왔다.“효정이가 살아졌어!”유희는 당황했다.“그럴 리가요!”정연도 당황했다.“제가 계속 문밖을 지키고 있었어요. 사모님은 한 발짝도 나오지 않으셨어요!”이 말은 마치 청천벽력과 같아서 유희의 얼굴을 창백하게 했고 가슴이 튀어나올 것 같았
“당장 찾아!”유희는 커다란 손바닥으로 창턱을 내리치며 눈시울을 붉혔다.“빌라 전체를 밀어버려도 내 아내를 찾아내!”“네,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수색하겠습니다!”정연은 바로 수색을 시작했다. 방은 다시 고요해졌다. 유희의 긴장이 조금 풀리고 평온함이 더해졌다. 바로 그때, 가느다란 흐느끼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와 가슴을 움켜쥐게 했다.“효정아!”유희는 기뻐하며 성큼성큼 방으로 다가갔다. 흐느끼는 소리가 점점 선명해졌고 유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결국 유희는 침실 옷장 앞으로 다가갔다. 안의 울음소리는 더욱 선멱했다. 그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유희는 천천히 옷장을 열었다. 그러자 가슴이 아팠다.효정의 가늘고 연약한 몸이 마치 집을 찾지 못해 그늘진 구석에 떨고 있는 고양이처럼 있었다. 팔은 무릎을 껴안고, 검은 앞머리는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었다. 오랫동안 숨어 있었기에 산소가 조금 부족하여 얼굴이 빨개졌다.“유, 유희 오빠.”효정은 유희를 보자 참지 못하고 대성통곡을 했다. 수정처럼 부서진 눈물이 흘려내려왔다.“영이가 죽었어? 영이가 정말 죽었어?”눈물 한방울 한방울마다 유희의 가슴을 뚫는 것 같았다. 든든한 두 팔을 벌려 효정을 옷장에서 안고 나왔다. 피부가 닿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 온몸이 엄청 뜨거워 얼마나 오랫동안 안에 갇혀 있었는지 모른다.유희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효정을 위로하는 목소리까지 울컥했다.“미안해, 미안해 효정아. 미안해.”무슨 말을 할지 몰라 사과밖에 못했다.“영이가 정말 죽었어? 정말?”효정은 끊임없이 지치지않고 물었다.“다른 세계로 간 거야. 더 아름답고 행복한 세계.”유희는 인내심을 가지고 몇 번이고 대답했다. 그 후 너무 피곤하고 산소 부족과 과도한 슬픔까지 겹쳐 효정은 기정한 듯 잠에 빠졌다. 유희는 즉시 이씨 가문의 의사를 찾아 상태를 확인했다. 그저 과도한 슬픔과 저혈당이어서 링거를 맞고 휴식하면 된다는 말에 안심을 했다. 유희는 한쪽 무릎을 꿇고 침대 옆에서 효정의 손을
“알았어, 연아, 왜 우리 엄마보다도 잔소리가 많아? 그당시 네가 말이 적어서 뽑은 거야. 왜 나이 먹을수록 말이 많아져?”이유희는 정연을 꾸짖었다. 정연은 입술을 오물거리고 부끄러워하며 한 발짝 물러섰다. 예전에 유희의 곁에 여자가 많았다. 하지만 정연은 여전히 곁에 있었다. 수년 동안 유희의 곁에서 비서, 보디가스, 파트너, 그리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는 친구였다. 필요할 때는 커플 연기까지 하며 짜증나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했다.정연은 유희의 곁을 지키고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이 익숙해졌다. 유희 빼고는 어느 남자와도 접촉한 적이 없다. 커플은 아니지만 어떤 때에는 커플보다 더 친밀했다. 이게 사랑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정연은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유희에게 집착할 수 없었다.“연아, 앞으로 며칠은 더 힘들 수 있어.”유희는 효정에게 키스를 하고 천천히 일어서 또박또박 얘기했다.“매일 효정의 곁에서 지켜줘. 오늘부터 효정의 방에서 자. 창문도 닫아. 절대 방심하면 안 돼.”“네, 도련님, 그렇게 할게요.”정연은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제가 밤낮으로 사모님을 지킬게요. 제 목숨을 걸고 약속할게요. 돌아오실 때 사모님께는 아무일도 없을 거예요.”...신씨 그룹에서는 진주의 스캔들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사실 이번에 신광구는 진주의 일을 해결해 주려는 것이 아니라 신씨 그룹의 이미지를 살리려는 것이었다.경주가 올라온 신씨 그룹은 대담히 개혁하여 성주에서 신속히 발전시켰다. 아시아 전체에서도 신씨 그룹의 비즈니스도 확장되고 있었다. 그리고 급격한 상승의 대가는 수많은 라이벌들이 생기고 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현재 신씨 그룹과 M 국 2위 컨소시엄은 협력해야 할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다. 이 시점에 신씨 그룹에 일이 생겨 이미지가 나빠져 주식이 혼란에 빠지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음모를 꾸미는 상대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신광구! 이번에 무슨 할 말이 있어? 언제까지 그 악독한
아람의 얘기가 나오자 신남준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뭐? 그게 무슨 뜻이야?”“구아람은 진주와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경주와 이혼하기 전부터 신씨 가문에 알려진 사실이에요. 이혼 후 지금까지 나타날 때마다 신씨 그룹에게 문제를 이르켰어요. 이번에도 구아람이 있어 이렇게 된 거예요. 진주의 체면을 봐주지 않아도 아버지와 경주의 체면을 봐야죠!”신광구는 그저 안목이 없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다. 그러나 점점 화가나 아람에 대한 원망을 털어놓았다. 자신까지 속일 뻔했다.“어제 장례식은 얼마나 심각해요. 왜 그 시기에 원한을 풀어요? 장례식이 끝나고 하면 안 돼요? 그렇게 하는 건 분명 신씨 그룹을 상대하는 거예요. 일이 이렇게 된 건 모두 구아람이 제멋대로 행동하여 신씨 그룹을 공격한 결과예요!”“그 말은 아람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신남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적어도 구아람에게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어요.”신광구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대답하며 아람의 탓을 했다.“이 자식이!”신남준은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테이블에 있는 핸드폰을 들고 신광구에게 던졌다. 이번에 신광구는 피했다. 더이상 피하지 않으면 이마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우리 신씨 가문의 가정무가 사고로 죽었어. 너와 진주는 관해 정원 주인으로서 생명을 무시해? 일이 이렇게 됐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었어. 아람이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그 불쌍한 아이에게 장례식을 치르고 존중을 해주었어. 넌 그 마음을 모르는 건 됐어, 악독한 와이프를 통제하지도 못하고 감히 억울한 아람의 탓을 해? 나이도 많은게 20대 소녀를 괴롭혀? 왜 이렇게 뻔뻔해?”소중한 아람을 언급하면 신남준은 진정할 수 없었다.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었고 창백한 입술이 부들부들 떨었다.“신광구, 언제 이렇게 잔인해 진 거야? 아니면 이게 네 진짜 모습이야? 그저 내가 눈이 멀어서 이제야 본 거야?”신광구는 깜짝 놀랐다. 신남준의 원망이 가득한 눈빛을 보자 온몸의 피가 차가워져 핏줄이 뛰었다.“그래서 아
신광구는 깜짝 놀라며 뒤로 불러섰고 가슴이 앞았다. 그당시 정서연이 우울증이 있다는 걸 몰랐다. 하지만 평소 말도 없고 이상한 곳도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 우울증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많은 우울증 환자가 가족에서 소홀된다. 심지어 기식적이라는 말도 듣는다.그래서 신광구는 정서연의 병이 심각한 지도 몰랐고, 사장인 신광구는 정서연은 소홀했다. 신남준의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당시 결혼을 거부하고 널 멀리하는 건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있는 줄 알았어. 하지만 그 후 네가 출장간 틈을 타 정서연이 나한테 모든 것을 말했어.”“어르신,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신남준은 그 당시 정서연이 떠올랐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소박하게 입고 나타났지만 여전히 예뻤고 남자들을 보호 욕구를 감탄했다. 그래서 신광구가 정서연을 좋아하는 이유도 깨달았다.“제가 광구를 떠나고 신씨 가문을 떠나는 걸 허락해 주세요.”“신씨 가문을 떠나겠다고? 그럼 경주는? 데려갈 거야?”신남준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이게 바로 제가 찾아온 가장 중요한 목적이에요. 제가 홀로 신씨 가문을 떠날게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을 게요. 경주도 마찬가지예요. 경주는 제 아들이고 광구의 아들이기도 해요. 어르신의 손자이기도 하고요. 어르신께서 경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게 보여요. 할아버지의 사랑이 있으니 제가 어디에 있든 안심하고 만족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 몸이 어떤지 잘 알아요. 경주가 저같은 엄마를 따라가면 매일 고통만 받을 거예요. 언젠간 우리 모자간의 정이 사라지는 날도 있겠죠. 경주가 절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신남준은 정서연이 연약하지만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씨 가문이 줄 수 있는 것들은 자신이 평생 줄 수 없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경주가 신씨 그룹에 있으면 나중엔 엘리트 교육을 받고 커서 잘나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궁금한 게 있어. 왜 이 시기에 신씨 가문을 떠나려는 거야?”신남준은 경주를 데려가지 않는 것에 몰래 기뻐했지만 궁금한 것을
이 말을 들은 신광구는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상상이 된다. 신광구는 멍하니 서 있어 가슴이 무거워 뼈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아니요, 그럴 수 없어요. 이떻게 이럴 수가.”신광구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고 얼굴의 근육까지 희미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신광구가 충격에 빠지 넋이 나간 모습을 보자 신남준은 경주가 떠올랐다. 어느 방면으로 보든 경주는 신광구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닮은 구석도 있었다. 두 사람은 마찬가지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멍청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정서연은 너한테 비밀로 해라고 했어. 그저 조용하게 떠나고 싶었어. 너와 아이한테 미련을 남겨주기 싫었어.”신남준은 후회를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나도 너무 이기적이었어. 정서연을 고려하지 못했어. 그저 경주가 신씨 가문에 남으면 두 사람 사이의 일을 신경 쓰기 싫었어. 하지만 진주가 갑자기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어. 네가 마음이 변할 줄 생각도 못했어. 그런 악독한 여자를 신씨 가문에 데려왔어. 정말 너무 후회돼!”“만약, 만약 정서연이 저한테 차갑게 대하지 않았더라면, 절 미워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왜 그러겠어요!”지금까지 신광구의 마음속에서 정서연의 지위는 진주보다 높았다. 진주가 이상한 짓을 하지 않아도 정서연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한다. 그저 고집이 세 단 한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신광구는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잘아서 모든 것을 가졌다. 그래서 정서연의 무시를 참지 못했고, 마음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참지 못했다.그래서 진주는 그들 사이에 끼어들 수 있었고 그 악독한 여자에게 넘어간 것이다.“서 비서. 그당시 정서연이 나한테 맡긴 물건을 광구에게 줘.”신남준은 한숨을 쉬었다.“네, 어르신.”서 비서는 들고 있던 핸드백에서 나무 수납함을 꺼내 신광구에게 주었다.“회장님, 이건 전 사모님의 개인 물품이에요. 신씨 가문을 떠나기로 한 날, 어르신에게 주셨어요. 버리면 아깝고 남겨두면 슬퍼서 돌려준다고 했어요. 안에 회장님이 전 사
“방금 보셨잖아요. 회장님 마음속에는 정서연 씨가 있어요. 신 회장님은 정말.”“흥, 아니. 그저 자기 자존심과 체면을 지키고 있는 거야. 내 아들을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어!”신남준은 몸을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쉬었다.“이제 진주를 포기하는 데는 한 걸음밖에 남지 않았어. 이때 옛사랑에 대한 감정을 깨우면 도움이 될 수도 있어. 죽은 사람이 광구에 가하는 치명성은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강렬해. 엄청 후회될 거야.”...리무진은 관해 정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신광구는 박스를 뚫어지게 보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천천히 열었다. 박스는 두 층으로 나뉘어 있었다.첫 번째 층에는 단정하게 놓은 벨벳 가방이 들었는데, 열 때마다 신광구의 가슴이 아팠다. 반지는 자신이 프러포즈를 할 때 준 것이다. 비록 다이아몬드가 좀 작지만 30년 전이면 수많은 여자들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에메랄드 팔찌는 생일 선물로 준 것이고 정성을 다해 선택한 것이다.그 당시 정서연의 생일을 기억했고, 기념일을 기억했고, 커플의 명절을 모두 기억했었다. 하지만 이제 기익까지 기억하기 싫었다. 신광구는 한숨을 쉬며 두 번째 층을 열었다.놀랍게도 이미 누렇게 변색된 오래된 사진 더미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들고 한장씩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서연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항상 작은 카메라를 들고 관해 정원에서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곤 했다.그 당시 무엇을 찍고 있는지 몰랐지만 이제야 알았다. 정서연의 사진 속 주인공은 단 한 명, 바로 신광구였다. 사진 뒤에는 신광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하늘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앉아 있어도 보고 싶다.”“언제부터 당신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는지 모른다. 성경에 여자는 남자의 뼈라는 말이 이런 뜻인지도 모른다.”“광구야, 나의 비천한 출신과 불미스러운 과거, 서툰 사랑이 너에게 고민이 되지 않았었으면 좋겠어. 내 사랑이 너의 빛나는 인생에서 보잘 것 없지만,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줬어.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