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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방금 보셨잖아요. 회장님 마음속에는 정서연 씨가 있어요. 신 회장님은 정말.”

“흥, 아니. 그저 자기 자존심과 체면을 지키고 있는 거야. 내 아들을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어!”

신남준은 몸을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쉬었다.

“이제 진주를 포기하는 데는 한 걸음밖에 남지 않았어. 이때 옛사랑에 대한 감정을 깨우면 도움이 될 수도 있어. 죽은 사람이 광구에 가하는 치명성은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강렬해. 엄청 후회될 거야.”

...

리무진은 관해 정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신광구는 박스를 뚫어지게 보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천천히 열었다. 박스는 두 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 층에는 단정하게 놓은 벨벳 가방이 들었는데, 열 때마다 신광구의 가슴이 아팠다. 반지는 자신이 프러포즈를 할 때 준 것이다. 비록 다이아몬드가 좀 작지만 30년 전이면 수많은 여자들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에메랄드 팔찌는 생일 선물로 준 것이고 정성을 다해 선택한 것이다.

그 당시 정서연의 생일을 기억했고, 기념일을 기억했고, 커플의 명절을 모두 기억했었다. 하지만 이제 기익까지 기억하기 싫었다. 신광구는 한숨을 쉬며 두 번째 층을 열었다.

놀랍게도 이미 누렇게 변색된 오래된 사진 더미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들고 한장씩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서연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항상 작은 카메라를 들고 관해 정원에서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곤 했다.

그 당시 무엇을 찍고 있는지 몰랐지만 이제야 알았다. 정서연의 사진 속 주인공은 단 한 명, 바로 신광구였다. 사진 뒤에는 신광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하늘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앉아 있어도 보고 싶다.”

“언제부터 당신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는지 모른다. 성경에 여자는 남자의 뼈라는 말이 이런 뜻인지도 모른다.”

“광구야, 나의 비천한 출신과 불미스러운 과거, 서툰 사랑이 너에게 고민이 되지 않았었으면 좋겠어. 내 사랑이 너의 빛나는 인생에서 보잘 것 없지만,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줬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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