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안 돼! 신씨 그룹 사모님의 신분이 없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누구도 날 안중에 두지 않을 거야!’신광구의 아내라는 신분이 있어 경주와 아람이 건드리기만 하고 진주를 어떻게 하지 못한 것이다. 신광구의 보호가 없다면 진주를 죽여버릴 수도 있다.“지금부터 내 명령이 없으면 관해 정원을 떠나지 마. 감히 반항한다면 해외로 보내버릴 거야. 다시는 성주에 들어오지 못해!”“왜 시비를 가리지 못해, 광구 오빠! 난 좋은 마음으로 수습하려 장례식에 간 거야. 구아람 그 악독한 계집애가 미친듯이 날 물어뜯은 거야. 우리 신씨 그룹을 망치고 싶어서 그런 거야!”진주는 미친듯이 해명했다.“내가 바보인 것 같아?”신광구는 진주의 말을 듣기 싫어 차갑게 말했다.“내가 알아봤어. 네가 그 기자들을 불렀잖아. 구아람과 사이가 좋지 않은 걸 알면서 일부러 사람을 데리고 가서 시비를 걸었잖아. 네가 일을 찾고 웃음거리가 되고 싶어하는 건데,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 비켜, 귀찮게하지 마!”“광구 오빠! 나한테 이러면 안 돼! 오빠!”두 사람이 격렬하게 잡아당기는 사이에 쾅하는 소리가 들렸다. 신광구의 수납함이 떨어져 안에 물건이 쏟아졌다. 정서연의 물건이 떨어지고 에메랄드가 깨진 것을 보자 신광구는 화를 내며 눈시울을 붉히고 진주를 노려봤다. 눈동자가 마치 튀어나올 듯했다.진주는 날카로운 눈빛에 겁을 질렸고 바닥에 쏟아진 물건을 보자 안색이 창백해졌다. 정서연의 물건이라는 걸 알아봤다.‘왜 정서연의 물건을 갖고 있어? 죽은 사람이, 20년 동안 잊혀진 사람이, 왜 정서연의 유품을 소중히 여기는 거야?’“당장 꺼져!”신광구는 한쪽 무릎을 꿇고 물건들을 주우며 손에 꼭 주었다.“광구 오빠,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난.”“꺼져!”신광구는 소리를 쳤다....늦은 밤, 서재의 분위기는 고요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이 신광구의 얼굴에 빛추어 한없이 씁쓸했다. 이때 주 비서가 들어오며 혈압약을 주었다.“회장님, 늦었어요. 요즘 몸도 안 좋으신데
“그리고 막내 딸의 상황을 너도 알잖아. 내가 이혼하면 진주를 해외 멀리 보낼 거야. 효정이가 엄마와 떨어지면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야.”주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광구를 이해했다.“둘째 도련님의 행방을 조사해라는 건, 조사했어? 지금 어디에 있어?”신광구가 물었다.“죄송합니다. 회장님. 둘째 도련님도 대단한 분이라 계신 곳을 알려주기 싫으면 그 누구도 알 수 없어요.”주 비서도 어쩔 수 없었다.신광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경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번을 쳐서야 경주가 받았다.“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경주야, 나.]“만약 프로젝트 미팅에 참석하라고 하실 거면 그럴 필요 없어요. 가지 않을 거예요.”경주의 태도는 차가웠다. 전혀 부자의 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광구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나지막하게 물었다.[경주야, 내일 시간있어? 나랑 나가자.]“어디요?”[네 엄마를 보러.]말이 나오자 경주는 침묵했다. 전화기 넘어서도 친아들인 경주의 차가운 분위기가 느껴졌다.“지금 장난하시는 거예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장난아니야, 경주야. 난 진지해.]신광구는 한숨을 쉬었다. 신씨 그룹의 회장님으로서 늘 높은 지위에 있어 처음으로 가슴이 찔리고 식음땀이 나는 느낌을 받았다.[알아, 몇 년 동안 난 잘하지 못했어. 엄마가 돌아갔지만 남편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어. 단 한번도 조문한 적이 없고 곁에 있어준 적이 없어. 정말 잘못했어.]“잘못했어요?”신경주는 피식 웃으며 원망스럽게 말했다.“말 한 마디로 23년동안 엄마에게 진 빛을 없애려고 해요? 엄마에게 준 상처가 없어졌어요? 존귀한 신 회장님,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엄마 앞에 서 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마세요. 제가 엄마 곁에 있어줘서 잘 지내고 있어요. 가서 엄마를 짜증나게 하지 마세요.”[그게 무슨 말이야? 난 네 엄마의 남편이고, 네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야!]신광구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혔다. 그
“네, 바로 갈게요.”주 비서가 떠난 후 신광구는 나약한 모습을 들어냈다. 허탈하게 의자에 기대어 마음속의 고통이 몰아쳐 신광구를 괴롭혔다. 이때 머리속에 온갖 소리가 들려왔다.“언제부터 당신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어.”“매일 아침 일어나서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죽는 거야. 하지만 경주를 생각하면 어린 아들을 버리지 못했어.”“어머니가 아버지를 사랑했었어도, 관해 정원 테라스에서 투신할 때 더이상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아요.”갑자기 신광구는 눈을 벌떡 뜨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때 마침 주 비서가 뜨거운 물을 들고 들어왔다.“주원아, 20년 전 정서연에 관해서 얼마나 기억해?”주 비서는 멍해져 나지막하게 말했다.“제 기억력이 좋아요. 이것 때문에 절 비서로 뽑으신 거 잖아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세요.”“그당시 서연이 우울증에 걸렸어. 너한테 병원으로 데려가서 챙겨달라고 부탁했었어. 그때 상태는 어땠어? 많이 심각했어?”신광구는 씁쓸했다.“그 당시 의사의 진단은 심각한 우울증이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둘째 도련님이 곁에 있었고 적극적인 치료에 상태가 많이 좋아졌었어요.”주 비서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날 사랑하고, 아들이 걱정되는 사람이, 묵묵히 신씨 가문을 떠나고 싶어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자살을 했을까?”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정서연이 자살할 때 신씨 가문은 깜짝 놀랐다. 비록 우울증 환자들은 갑자기 생명을 끝낼 선택도 하지만, 정서연의 상태는 많이 좋아졌고 많이 적극적이었다.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경주도 곁에 있는데 왜 자살했는지 몰랐다.주 비서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의혹을 내뱉었다.“신 회장님, 20년 동안 참고 있는 질문이 있어요. 이 기회에 여쭤보고 싶어요. 정서연 씨의 죽음에 대해 그당시 단 한번도 타살이라고 의심한 적이 없어요?”말이 끝나자 신광구의 안색이 변했다. 눈을 들고 주 비서를 보며 귀가 윙윙거렸다....한편, T 국 스위트룸에서, 신광구와 통화를 마친 경주는
유희는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경주야, 네가 괴롭힘을 당하기 좋아한다는 걸 알아? 아내한테 잡혀 살고 있네. 이러다가 앞으로 모든 은행카드도 바쳐야하고 너랑 나가놀면 내가 계산해야 하잖아?”“설마, 전에 나갈 땐 네가 계산한 게 아니었어?”경주는 당연하게 말했다. ‘그러네. 그 자식은 집에만 있어. 일, 헬스, 복싱 빼고는 다른 취미가 없네.’어렸을 때부터 유희가 경주를 따라다녔다. 심심하면 기사와 보디가든을 데리고 신씨 가문에 가서 경주와 함께 놀았다. 경주가 주동적일 때가 적었다. 하지만 유희는 전혀 원망하지 않고 그것을 즐겼다.어렸을 때 아버지를 잃었지만 충분히 사랑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경주는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지만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경주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다. 비록 잠깐이지만 늘 암흑속에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유희야, 사실 아람에게 통제당하는 느낌이 너무 좋아.”경주는 눈웃음을 지으며 다정하게 웃었다.“아람이가 날 신경 쓰고 있다는 거잖아. 마음속에 내가 있다는 거잖아. 우리가 수갑을 24동안 차고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매일 붙어 있을 수 있어. 아람을 위해 평생 자유를 바칠 수 있어.”“헐, 친구야. 좀 변태인 것 같아!”유희는 소름이 돋은 팔을 쓰다듬었다.“사람에게 통제당하기 싫어하는 네가 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거야.”경주는 유희를 비웃었다.“다행히 우리 동생을 선택했어. 효정은 다정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야. 널 통제할 수 없어. 통제하면 마음 아파할 거야. 어느 여자가 널 감당할 수 있겠어?”“젠장, 하지만 진실은 날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야.”유희는 입을 삐죽거렸다.“아, 그래서, 뿌듯해?”경주는 차갑게 바라보았다. 유희는 숨을 들이쉬며 눈을 내리깔았다.“아니, 아니. 내가 그럴 용기가 있겠어?”“경고하는데, 효정에게 잘하지 못하거나 괴롭히면, 나와 아람이는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유희는 바로 손을 들었다.“나 이유희가 맹세해. 평생 효정을 사랑하고,
“아버지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기적인 사람이라 단 한번도 엄마를 사랑한 적이 없어. 그저 자신만 사랑해. 나마저 아람의 용서를 받을 자격이 없는데, 아버지는 더욱 없어.”유희는 한숨을 쉬며 경주 대신 슬퍼했다. 이때, 핸드폰이 침묵을 깼다.“어때?”이유희는 스피커폰을 키고 물었다.“이 도련님, 일이 어려워요!”왕준을 미행하는 부하가 급히 말했다.“신 사장님의 예상이 맞았어요. 왕준이 T 국에서 그를 받아줄 지역 무리가 있었어요. 그 무리는 유명한 악당이에요. 수많은 T 국 위원들과 관련이 있어요. 마약을 하고 사적으로 총을 갖고, 사람을 죽여요. 모든 나쁜 짓을 다했었어요. 수년 동안 힘이 커져 T 국 정부와 황실도 그들을 해결할 수 없어요!”경주와 유희는 서로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그 자식이 지금 어디에 숨어 있어? 설마 놓쳤어?”유희는 이를 악물었다.“우리 사람이 T 국 남도 근체까지 따라갔는데, 왕준이 배를 탔어요. 우리 두 팀의 사람이 그들과 싸움을 일으켰어요. 하지만 남도 쪽에서 왕준의 사람이 나타났어요. 모두 훈련을 받아서 총법이 좋아요. 큰총들도 있었어요. 우리 사람들이 많이 다쳤어요. 심지어 두 사람은 심각한 부상을 당해 구급하지 못했어요.”유희는 깜짝 놀랐다. 주먹을 움켜쥐고 화를 냈다. 유희가 보낸 건 모두 엘리트 부하들이다. 비록 부하들이지만 인간성이 없는 자본가는 아니다. 자기 사람이 희생했다는 걸 듣자 가만있을 수 없었다.“남도에 간 게 확실해?”경주의 안색이 차가웠다.“네, 확실해요. 돌아간 후 포기하지 못해 어둡기 전에 남도 쪽으로 갔어요. 망원경으로 왕준의 배가 남도 쪽에 있는 걸 확인했어요. 거기에 생존 가능한 섬이 없어서 분명 그곳에 있어요.”부하의 말투는 견고했다.“그래, 그동안 고생했어.”경주의 태도는 다정했고 죄책감이 있었다.“돌아가면 이 도련님 대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게. 다른 건 내가 할게.”“사, 사장님이
늦은 밤, 효린은 도시락을 들고 문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이대로는 못 버텨.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가져 왔어. 문 좀 열어.”하지만 방에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효린은 당황해서 문고를 돌리자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화가 났다.‘신씨 가문의 가정부들은 모두 속물들이야!’지금 신광구와 진주가 이혼한다는 소식이 신씨 가문에서 퍼졌다. 진주가 힘을 잃은 것을 보고 가정부들도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밥을 배달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고 했다.‘문이 잠겨 있지 않잖아! 정말 대충하네!’효린은 천천히 들어갔다. 방은 너무 어두워 소름이 돋았다. 이때 침실에서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효린은 겁에 질린 채 급히 문앞으로 다가갔다. 문을 연 순간, 깜짝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밥이 떨어질 뻔했다. 진주는 마치 애벌레처럼 푼 머리카락에 얼굴은 백골처럼 하얬다.“너무 괴로워, 너무, 너무 괴로워!”진주는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부들부들 떨었다. 효린의 머리가 터질 것 같았고 등은 문에 붙었다.“엄마, 엄마, 왜 그래?”분명 친엄마지만 마치 귀신을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렸다.“효린아, 엄마, 죽을 것 같아.”진주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개처럼 효린의 발밑으로 기어가며 치마자락을 잡았다.“지금 아무도 날 도와줄 수 없어, 너, 너밖에 없어!”“내,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신효린은 떨면서 물었다.“장현중 선생한테 가서 약을 가져와. 내가 직접 주사를 놓을게!”약을 언급하자 진주의 흐릿했던 눈은 희미한 빛이 났고, 충혈된 눈을 부릅떴다.“그 약만 있으면, 모든 것이 나아질 거야. 없으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워!”“엄마, 지금 마약 중독이랑 뭐가 달라? 더 이상 그 약을 주사하면 안 돼. 장현중이 엄마를 해치고 있어!”효린은 급하고 화가 나서 울뻔했다. 아무리 멍청해도 진주가 말하는 약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진주의 이 꼴까지 소문나면 정말 끝장일 것이다.“가라면 가!”진주는 히스테리적인 광란에 빠
‘보아하니 진주가 벌써 끝장나면 안 돼. 아니면 내가 신씨 가문에서 어떻게 살아가겠어! 누가 내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겠어!’...한편 장현중은 병원에 혼자 남아 짐을 싸서 잠시 성주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아람의 전화인 걸 보자 장현중은 웃으며 바로 받았다.“구아람 씨.”“장 선생, 아직 성주에 있어요?”“네, 아직 안 갔어요. 지금 공항가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무슨 일 있어요?”아람은 잠시 침묵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오늘 밤 먼저 떠나지 마세요. 제가 티켓을 바꿔줄게요.”“무슨 일이 있어요?”장현중의 눈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무슨 시키실 일이 있으세요? 그럼 안 갈게요.”사실 가고 싶지 않았다. 그저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려웠고 아람을 도와주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신효린이 장 선생의 병원에 곧 도착해요. 분명 진주때문에 찾아온 거예요.”이때 진주는 성주의 별장에서 경주가 남긴 옷을 정리하고 있다. 행동은 현모양처 같지만 뱉어낸 말은 몹시 차가웠다.“진주가 신 회장님께 외출 금지를 당했다고 했어요. 신 회장님의 명령 없이 관해 정원을 나올 수 없어요. 요즘 주사를 맞지 못해 엄청 괴로워할 것 같네요.”장현중은 시간을 세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요. 정상적으로 진주는 그저께 주사를 맏으러 왔어야 해요. 이틀이 지났으니 중독이 깨졌을 거예요.”“네, 신효린이 온 건, 약을 받으러 온 것일 거예요.”아람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경주의 잠옷을 옷장에 넣었다.“신효린이 오면 다 줘요. 모든 것을 줘요. 진주가 충분히 맞을 수 있게 해요.”“구아람 씨, 이건 왜요?”장현중은 알지 못했다.“진주를 괴롭히고 싶으면 약을 끊어버리고 고통속에서 살게 해야죠. 왜 주는 거예요?”“제가 신도 아니고, 왜 대신 끊어주겠어요?”아람은 경주의 잠옷을 쓰다듬으며 눈에는 다정한 빛이 흘렀지만 냉적하게 피식 웃었다.“무너지고 싶어 하니 당연히 끝까지 도와줘야죠. 그런 건 많이 쓸 수록 효과
효린은 스포츠카에 홀로 앉아 마음의 준비를 한참하고서야 병원으로 갔다. 이 문제는 비밀로 해야 했다. 아는 사람이 한명 더 늘어나는 것은 숨겨진 위험이 더 늘어나는 것과 같기에 누구도 데려올 수 없었다. 효린은 문을 밀려고 하자 바로 열렸다. 병원은 마치 효린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텅 비어있었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장현중의 번호가 떴다.“여보세요.”효린은 침착한 척하며 전화를 받고 두리번거렸다.“신효린 씨, 2층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오세요.”말을 마치자 장현중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쓸데없는 말을 더 하지 않았다. 효린은 이를 악물고 2층 사무실 앞에 다가가 문을 밀고 들어 갔다. 이때 장승현은 의사 가운을 입고 웃으며 소파에서 보고 있었다. 이 남자를 보자 눈을 부릅떴다. 마침내 진주가 왜 장현승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깔끔한 눈썹과 부드러운 외모를 가져 외모가 나쁘지 않았다.“신효린씨, 빨리 오셨네요. 오래 기다려야 될 줄 알았어요.”장현중은 미소를 지었다.“시간 낭비하지 마시죠, 장 선생.”효린은 마음을 먹고 차갑게 말했다.“제가 왜 왔는지, 잘 알 텐데.”“사모님은 잘 지내고 있어요?”장현중은 효린의 말을 대답하지 않고 비아냥거렸다.“한동안 만나지 못했어요. 솔직히, 꽤 보고 싶네요.”“닥쳐!”효린은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며 장현승의 비아냥거리는 얼굴을 가리켰다.“우리 엄마는 성주 최고 재벌의 여주인이에요. 얼마나 고귀한 인물인데, 당신히 감히노려볼 사람이에요?”장현중은 어깨를 으쓱했다.“노려보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사모님이 주동적으로 다가온 거예요.”“됐어요, 그만 말해요!”효린은 격렬하게 뒤로 물러서며 강한 메스꺼움이 솟구쳤다.“물건 내놔요. 빨리!”“신효린 씨, 귀족 아가씨로서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자랐잖아요.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해도 부탁하는 자세가 있어야 하지 않아요? 존중하는 척이라도 해야죠.”장현중은 웃는듯 마는 듯했다. 효린은 이를 악물고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