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희는 신효정의 따뜻하고 촉촉한 손을 잡고 한눈팔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손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한 모습이 보이자 이유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의 미소에는 애정과 장난기가 담겨 있었다.“유, 유희 오빠. 왜 지하 주차장으로 안 가요?”호텔 로비까지 걸어온 것을 본 신효정은 두려움에 떨며 급히 물었다.“차가 정문에 주차되어 있어. 지하 주차장은 너무 멀어.”“하, 하지만 밖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다 기자들이에요.”신효정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겁에 질려 가녀린 어깨를 움츠렸다.“우리, 이렇게 나가면 안 돼요…… 저 기자들이 말도 안 되는 기사를 쓸 거예요.”“말도 안 되는 기사? 어떤 거?”급하게 나온 그녀가 얇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본 이유희는 레드 벨벳 재킷을 벗어 어깨에 걸쳐 주었다. 그리고 단추를 하나씩 조심스럽게 잠갔다.그 모습은 정말 아빠처럼 다정한 남자 친구 같았다.“말도 안 되는 기사들이 내 마음에 들면, 그건 좋은 기사야.”“음…… 그, 그니까, 우리가 그런 관계라고…….”얼굴이 발그레한 신효정은 중얼거렸다. 말을 더할수록 목소리는 점점 약해졌다.그 목소리는 부드러운 깃털처럼 떨리는 마음을 건드렸다.이유희의 눈이 천천히 붉어졌다.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큰 손으로 그녀의 등을 가볍게 쓰다듬었다.“네?”신효정은 사슴 같은 눈을 부릅뜨며 깜짝 놀랐다.“효정아, 넌 내 여자야. 넌 나만의 여자야.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이유희는 그녀를 깊이 바라보았다. 큰 손바닥은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그는 신효정의 목뒤, 부드러운 머리카락, 따뜻한 체온, 섬세한 피부를 만지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유혹이었다.신효정은 알듯 말듯 고개를 저었다.“남들이 뭐라든 상관없어. 너랑 함께 있고 싶다는 뜻이야. 너랑만 같이 있고 싶어.”신효정은 지나치게 강렬한 눈빛에 숨이 턱턱 막혔다.‘나도 오빠랑 있는 것이 너무, 너무 좋아. 하지만…….’이유희는 그녀를 살며시 잡아당겼다. 그녀가
“헐! 정말? 신씨 가문에 겸손하고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아가씨가 있다고 들었었어. 저분이었어? 와…… 임대옥 닮았어. 너무 예뻐!”“신효린은 매번 돈으로 기사를 사잖아. 자기가 성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라고. 정말 동생보다 훨씬 못생긴 것 같아!”“쯧……. 그럼. 이 도련님이 좋아하는 여자들은 다 예뻤어!”점점 혼란스러워지는 현장을 본 정연은 즉시 경호원 두 명과 함께 인간 방패를 만들어 길을 내주었다.수많은 플래시가 그들을 향해 미친 듯이 찍었다. 신효정은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을 남자의 검은 셔츠에 숨어 빛을 피했다.“괜찮아, 오빠가 있잖아.”이유희는 눈을 내리깔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네.”이 대답은 그 어느 말보다도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도련님! 신씨 가문의 넷째 아가씨가 새 여자 친구입니까?”“도련님! 지금 사귀는 사이입니까?”기자들은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흥분했다.성주에서 이유희가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여자를 대중에 노출한 적이 없었다.신효정이 처음이었다. 이유희가 그녀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이유희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품 안에 있는 소녀를 더 꽉 안은 채 카메라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사귀는 건 신씨 가문 넷째 아가씨가 결정할 일입니다. 저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이미 아가씨로 결정했습니다.”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서로 바라보았다.이유희는 늘 카리스마가 넘친 사람이다.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자기의 것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이번에는 신효정을 충분히 존중해 주었다. 심지어 처음으로 자세를 낮추어 선택권을 그녀에게 주었다.이보다 더 사랑할 수 없다.원래 현장은 여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말 이후 완전히 통제 불능이 되어 분위기가 달아올랐다.정연은 온갖 힘을 다해 이유희와 신효정을 차로 모셨다.리무진은 군중을 뚫고 KS WORLD 호텔로 향했다.“도련님.”정연
7시 정각, KS WORLD 호텔.진주 쪽에 비하면 이곳은 정말 활기가 넘쳤다.호텔 밖에는 리무진들로 가득 찼다. 파티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은 모두 업계의 유명 인사들이고 귀족 집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이었다. 화려하고 눈부시게 치장한 수백억의 몸값을 지닌 유명한 귀족 사모님들도 있다.구만복은 초연서의 요구대로 생일 파티를 겸손하게 열었다. 그러나 구씨 가문의 지위가 높고 성주에 와서 발전하려는 큰 의도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구만복의 체면을 세워주었다.게다가 이 거물은 위풍당당한 딸도 있다.오늘 밤, 초연서의 주인공 자리를 뺏지 않기 위해 유민지와 강소연은 현장에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대신 위층에서 오랜 친구들을 맞이했다.그들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즐거워했다.초연서의 외동딸인 구아린도 행사장 밖에서 언니인 구아람을 도와 손님들을 맞이하며 바쁘게 돌았다.오늘 밤 그녀가 입은 노란색 드레스도 아람이 직접 고른 것이다. 연한 노란색 거즈 스커트 아래 가늘하고 하얀 다리가 숨겨졌다. 반짝이는 드레스는 구아린을 로맨스 소설 속 여주인공처럼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어냈다.그녀는 아람이 너무 고마웠다. 자신을 꾸미느라 정말 고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미지 않고 편한 어깨가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아람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꼈다.구아린은 몰래 아람을 흘깃 쳐다보며 넑을 잃었다.“아린아? 내 얼굴에 뭐 묻었어?”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서 있는 동생을 바라보았다.“아……. 아니.”구아린은 얼굴을 붉혔다.“피곤해? 생일 파티가 시작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어. 내가 방을 열어줄게. 올라가서 쉬는 게 어때?”“아니에요, 언니. 안 피곤해요!”구아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가씨, 윤씨 가문의 도렴님들이 도착했어요!”밖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던 임수해가 식은땀이 날 정도로 서둘러 들어왔다.이를 본 구아린은 자신의 가방에서
임수해는 어안이 벙벙했다.구아람의 행동은 항상 예상치 못하게 한다.“하지만 아가씨, 오늘 밤 윤성우와 그의 부인이 모두 참석했어요. 그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면 난리가 나지 않을까요? 오늘 밤은 셋째 사모님의 날인데. 무사히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임수해는 자신의 고려를 말했다.“그래서 연회장으로 들어오게 못할 거야. 우리 가족의 눈을 더럽힐 수는 없잖아.”임수해는 깜짝 놀랐다.“그 뜻은…….”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기운을 뿜었다.“생일 파티가 시작되기 전에 그 여자를 처리할 거야. 걱정하지 마.”……한편, 구아린은 화장실로 갔다.간단하게 인상착의를 정리하고 치맛자락을 들고 걸어 나와 일을 도왔다.“이 더러운 경비원들! 왜 내 길을 막아? 초대장이 있잖아, 안 보여?”구아린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이 익숙하고 역겨운 목소리를 듣자 심장이 가라앉으며 눈을 번쩍 떴다.멀지 않은 곳에서 경호원에게 붙잡힌 맹진아가 손에 든 초대장을 계속 흔들고 있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목소리가 크고 날카로워 시장에서 사람과 싸우는 말괄량이 같았다.그녀는 오늘 밤 진한 메이크업을 하고 가슴을 드러낸 차림새로 왔다. 모르는 사람들은 결혼식이 아닌 술집에 가는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맹진아가 왜 여기에 있어? 손에 초대장까지 들고 있네. 설마……. 윤성우가 데리고 온 건가?’구아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심장이 북처럼 뛰었다.“꺼져! 내가 누군지 몰라? 계속 날 막으면 다 혼날 테니 조심해!”맹진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경호원은 손목의 뼈를 부러뜨릴 듯이 움켜쥐며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고통에 숨을 헐떡였다.“어떻게 된 거야?”말다툼이 한창인 가운데 양복을 입은 임수해가 냉정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비서님, 이 사람이 가짜 초대장을 가지고 들어오려고 해서 우리가 잡았습니다. 쫓아냈지만 여전히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경호원 중 한 명이 말했다.임수해는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그래?”“너…
‘이 포르쉐를 모는 남자가 겨우 호텔 매니저인데, 구아린을 받쳐줄 실력이 있겠어? 허, 사적으로 분명 더럽게 놀았겠지. 뼛속까지 음탕하지만 불상한 척하네. 역겨워!’“누구를 이년이라고 부르는 거야? 말을 똑바로 해!”임수해는 순간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오빠, 이 여자를 너무 믿으면 안 돼. 순수하고 순진해 보여도 사석에서 엄청 더럽게 놀아.”맹진아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구아린을 차갑고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더러운 일들이 우리 학교에 퍼진 지 오래됐어. 우리 성주 영화예술대학교에서 평판이 엄청 나빠. 외부인이어서 구아린을 보물처럼 대하는 거지? 바람피운 줄도 모르고.”임수해는 너무 화가 나서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 눈빛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솟구쳤다.아람과 진정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적을 죽이기 위해서 먼저 그를 화나게 해야 한다는 도리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순간 임수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맹진아, 불만이 있으면 나랑 단둘이 얘기해. 여기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구아린은 더 큰 소란을 일으킬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에 임수해의 앞을 막았다.“지금 연회에 들어갈 건데, 왜 단둘이 얘기해야 돼? 네가 뭔데! 이거 놔!”맹진아는 교활한 악당처럼 소리를 질렀다.분노에 가득 찬 구아린은 정말 달려가서 그녀를 때리고 싶었다.“시끄러워, 무슨 일이야?”얼음처럼 차갑고 달콤한 목소리가 고귀하고 나른하게 들려왔다.맹진아는 격렬하게 뒤돌아보았다.경호원 두 명과 함께 카리스마를 뽐내며 다가오는 아람이 보였다. 맹진아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 분이……. 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구씨 가문 아가씨야? KS 호텔의 사장이자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 세상에, 너무 아름답네. 정말 여신처럼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반짝이고 있어!’“아가씨!”임수해와 다른 경호원들은 일제히 아람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구아린은 언니를 번거롭게 하여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죄책감에 고개를 숙이고
‘그, 그럼 이 초대장은 뭐지?’“초대장을 위조하는 건 확실히 위험한 짓이네. 임 비서, 네 말대로 경찰서에 보내.”구아람은 가볍게 명령했다.“네, 아가씨.”임수해는 눈썹을 찌푸리며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데려가!”“무슨 자격으로 날 잡아? 난 법을 어기지 않았어. 왜 나를 체포하는 거야!”맹진아는 분노로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급히 화살을 구아린에게 돌렸다.“나를 잡으려면 저 여자도 함께 데려가! 저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 구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할 수 있어?”구아린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 하자, 아람이 한 발짝 앞서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건 무슨 뜻이죠? 왜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는 거예요?”“구아린은 제 동창이에요! 신분, 배경, 사람 됨됨이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맹진아는 죽어도 누군가를 끌고 가려고 했다. 그래서 구아린의 험담을 했다.“구아린이 어떻게 초대장을 받을 수 있어요? 말도 안 돼요! 아마 구아람 씨 곁에 있는 임 비서가 데려왔을 거예요! 제가 가도 되지만…… 구아린도 여기서 떠나야 해요!”“아린아, 이 여자가 정말 네 반 친구야?”아람은 구아린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동생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맹진아는 깜짝 놀랐다.‘뭐야? 왜 구아람이 구아린에게 이렇게 친절한 거야!’“네, 언니.”이렇게 된 이상 구아린도 더 이상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 없었다. 그녀는 죄책감으로 고개를 숙였다.“죄송해요. 언니에게 폐를 끼쳤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바보야, 폐를 끼친 것이 아니야. 네가 너무 철이 들까 봐 걱정했어. 이런 문제도 없으면 언니가 얼마나 외롭겠어.”아람은 부드럽게 그녀의 뺨을 꼬집었다.맹진아는 두피가 마비되고 굳어져 버렸지만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물었다.“구아린이…… 동생이에요? 정말 동생이에요?”아람은 구아린을 꼭 껴안고 차갑게 웃었다.“그럼요, 아니면 아린이 성이 왜 구 씨겠어요?”윙하는 소리가 맹진아의 귀에서 터졌
다른 한편.연회장 안에서 윤성우 부부는 구윤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윤성우는 그룹의 사장으로서 윤씨 그룹의 여러 중요한 산업과 자회사를 인수했다. 그는 윤정용이 가장 기대하는 아들이다. 윤씨 그룹에 이변이 없는 한, 그가 그룹 전체를 장악할 것이다.그리고 구윤은 구만복의 장남으로서 KS 재단의 미래 후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윤성우는 일부다체제인 평화로운 구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있음에도 구윤과 기꺼이 손을 잡았다.“구 사장님, KS가 성주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어요. 최근의 행보도 어마어마하시던데, 기세가 등등하네요.”윤성우는 성공한 사업가의 전형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앞으로 상업계에서 만날 기회가 점점 많아지겠네요. 두 가문이 친하고, 아버지와 구 회장님께서도 절친이에요. 우리도 이 우정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구윤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부딪쳤다.“구 사장님, 앞으로 성주에서 좋은 프로젝트가 생기면 우리 윤씨 가문을 잊지 마세요. 두 가문이 힘을 합치면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누구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을 거예요.”윤성우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는 야망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윤 사장님의 말이 맞아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 일만 끝내면 일선에서 물러날 거예요.”우아하게 와인을 마시는 구윤의 따뜻한 눈빛은 잔잔했다.윤성우와 그의 부인 오유라는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했다.“구 사장님, 그 말씀은…….”“아시다시피, 사장이 되는 것은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아버지를 도와주기 위해서 했어요. 동생들도 자유롭게 자아 가치를 실현하고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가문의 일로 동생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사장의 자리에 앉아 이 책임을 맡은 거예요.”구윤은 구아람을 떠올리자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이제 우리 아람이가 돌아왔어요. 사업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룹 경영에 도전하고 싶어 해요. 그럴 재능도 있고요. 그래서 이 시기만 지나면 아람에게 자리를 물려줄 겁니다.”윤성
“윤 사장님, 방금 밖에서 소란이 있었습니다. 맹진아 씨가 구씨 가문 아홉째 아가씨를 모욕했다네요. 구아람 씨까지 나섰습니다.”긴장한 비서는 마른침을 삼켰다.“사장님이 나서지 않으시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구아람 씨를 상대하기 어렵네요.”안색이 어두워진 윤성우는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알겠어.”……원래 아람은 맹진아를 즉석에서 처리하고 싶었다.구아린은 일이 커질까 봐 걱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목격하여 부모님의 귀에 들어갈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아람에게 사적에서 해결하자고 거듭 부탁했다.이때, 빈 연회장에서.맹진아는 두려움에 떨며 서 있었다. 키가 큰 경호원 두 명은 그녀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 전에 오만하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아람은 구아린을 껴안고 다리를 꼬고 소파에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임수해는 과일 접시를 들고 옆에 서서 섬겼다.아람은 과일 한 조각을 집어 구아린의 입에 넣어 주었다. 그녀의 만족스러운 눈빛은 마치 고대의 여색을 좋아하는 군주와 같았다.“지난번에 수해에게 들었어. 이 여자가 너를 심하게 욕했다고 하던데?”아람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말투에서 희로애락를 분간하기 어려웠다.이 말을 듣자 맹진아은 마치 얼음 창고에 있는 것처럼 몸이 주체할 수없이 떨었다.아람이 그녀에게 매우 무서운 억압감을 주었다. 그녀의 카리스마에 겁을 먹었다.“언니, 그건 우리 사이의 개인적인 원한이에요. 제가 처리하도록 해주세요.”구아린은 심호흡을 하며 가슴 끝이 조여 오는 것 같았다.이런 여자는 아람을 쳐다보는 것조차 아람에 대한 모욕인 것 같았다. 구아린은 아람이가 이런 구질구질한 일에 연루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응, 우리 착한 동생, 언니가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 알아.”아람은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구아린의 물결 같은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녀는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언니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생각해 줘서 너무 기뻐. 이번 일은 언니가 도와줄게. 마음속
“윤정용이 지금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건 진짜 아픈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냥 위험을 잠시 피하러 갔을 수도 있어.”경주는 깊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검찰이 수사 절차를 시작하면 윤정용을 반드시 소환할 거야. 그럼 아프다는 핑계로 수사를 거부할 수 있어.”“젠장, 이 늙은이가 참 교활하네!”유희는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유희 오빠, 성매매가 뭐야?”효정은 순진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물었다. 정말 포인트를 잘 잡는 것 같았다. 순간 경주, 아람, 유희 모두 그 질문에 침묵이 흘렀다. 유희는 어색하여 가볍게 기침을 하며 효정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켁, 이제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내가 천천히 말해줄게.”뉴스가 끝났다. 짧지 않은 시간을 차지했던 윤씨 가문의 문제는 화려하게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을 만족해 주었다.“정말 나쁜 사람들이야. 어떻게 감히 여자들에게 그런 짓을 강요할 수 있어!”뉴스를 다 본 효정은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경찰 아저씨들은 무조건 저 사람들을 다 체포해야 해.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되찾아야 해!”“이미 잡혔어. 자기야, 걱정 마.”유희는 숨을 내쉬며 효정의 허리를 꼭 안았다. 거실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비록 윤민주가 잡혔지만 아린을 괴롭히고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윤진수는 여전히 당당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독뱀 같은 유성도 마음 끝에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그래서 현재 윤씨 가문에게 복수를 하는 일은 그저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경주는 아람의 심각한 표정을 알아채고 아람의 긴장된 어깨를 감싸안았다. 큰 손으로 둥근 어깨를 문지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아람아, 넌 충분히 잘했어. 윤씨 그룹은 4대 가문 중 하나야. 세력이 엄청 커. 하룻밤 사이에 뿌리를 뽑아버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야. 윤진수의 일은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해 줄게.”“아니, 누구도 움직일 필요가 없어.”아람의 눈에는 차가운 눈빛이 반짝이며 교활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누군
그날 밤, 별장에서 아람과 경주는 거실에 앉아 뉴스 채널에 고정된 TV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몇 분 후 뉴스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헤드라인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대형 뉴스였다. 바로 윤민주의 체포 소식이다. 뉴스에서 윤민주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코믹한 장면을 다시 반복했다. 그 장면을 보면 여전히 웃음이 터졌다.“응? 이 잘생긴 경찰 오빠가 너무 낯익어요. 어디서 본 것 같아요.”효정은 작은 손으로 턱을 괴고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아, 생각났어요! 구씨 가문 셋째 사모님의 생일 연회 때 제 옆에 앉았었어요. 오빠가 저랑 얘기도 나누었어요. 음!”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참지 못하고 효정의 턱을 잡고 카리스마 넘치게 키스를 했다. 유희는 화나고 질투한 것 같았다. 아람과 경주가 뉴스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는데, 부끄러운 소리가 들려오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순간, 경주는 훤칠한 몸을 기울이며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막았다. 그러며 고개를 숙이고 아람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왜, 미성년자 관람 불가야? 왜 못 보게 해?”아람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든 다 목격한 여자야. 그저 키스잖아.”“아니, 네가 어색할까 봐 그랬어.”경주는 아람의 코를 가볍게 잡으며 씁쓸하게 웃었다.“흥, 내가 어색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어색해할 거야.”유희는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며 효정의 입술을 떠났다. 키스에 효정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호흡마저 흐트러졌다.“여보,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얘기하는 건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거야?”유희는 손끝으로 효정의 입술을 반복해서 만지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잘생긴 오빠? 네 남편인 나보다도 잘생겼어? 응?”“음, 다, 다 멋있어.”효정의 얼굴은 복숭아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응? 누가 멋있어??”유희는 효정을 간지럽혔다.“하하하, 유희 오빠가 멋있어, 유희 오빠가 제일 멋있어!”효정은 너무 간지러워 어깨를 움치리고 유희의 품에서 깔깔 웃었다. 아
“사장님, 저한테 뭘 보상해 주실 거예요?”[보상? 비서로서 네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야?]경주의 목소리는 배부른 사자처럼 나른하게 들렸다. 한무가 생각하자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그, 그럼 사모님도 보상해 주셨는데, 부창부수라는 말을 모르세요? 사모님이 사장님을 쪼잔하다고 할 수 있잖아요!”[너 지금 누구를 협박하는 거야?]“아니요, 아니요! 제가 감히 그러겠어요!”한무는 즉시 허리를 곧추세우고 이마에 땀을 흘렸다.[오랫동안 쉬지 못했잖아. 연차를 열흘 더 줄게. 가고 싶은데 가서 재밌게 놀다 와.]“사장님, 모태 솔로에게 연차를 줘요? 출산 휴가를 줘도 제가 할 일이 없어요!”한무는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보너스를 조금 주시는 건 어때요? 이제 연차도 쓰지 않고 24시간 내내 사장님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사장님과 사모님의 노예가 될게요!”한무는 돈을 탐냈다. [수백만의 연봉도 만족하지 못해? 그룹 전체를 보면 주주 외에 너보다 연봉이 높은 사람이 몇 명이나 돼?]경주는 피식 웃었다.[네가 무슨 노예야, 참 뻔뻔하네.]“사장님, 비록 지금 아내가 없더라도, 장가갈 돈은 많이 모아두어야 하잖아요. 제가 매일 사장님을 위해 뛰어다니고, 수사하는 일까지 했어요.”“바빠서 지금 연애할 시간도 없어요. 제 청춘을 신씨 그룹에 바쳤어요. 사장님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 늙은 총각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풀어주셔야죠!”한무는 경주가 지금 아람과 화해를 하여 행복한 사랑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의 경주는 자상한 아버지와 같았다. 이때가 바로 월급 얘기를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경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람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숨소리까지 자세하게 들려 두 사람은 가까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신 사장님, 너무 쪼잔하게 굴지 마. 한 비서가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그냥 들어줘.]‘세상에, 사모님이 지금 사장님께 애교를 부리는 거야?’아람의 말투를 듣자 온몸이 찌릿찌릿하며 애교에 녹을 것 같았다. 역시 경주의 호
윤씨 가문은 정말 구더기 떼를 키우는 가문 같았다.“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윤민주는 순식간에 목 밑까지 붉어졌다. 마치 온몸의 피가 얼굴에 쏘인 듯 히스테리하게 외쳤다.“이 녹음은 가짜예요. 모두 가짜예요! 전 무당을 몰라요. 안에 말하는 건 제가 아니에요. 모두 가짜예요. 누군가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해쳐요? 윤민주 씨 이거 보세요. 이건 또 어떻게 해명하실 건가요?”기자는 핸드폰을 높이 들었다.바로 이때, 자리에 있던 모든 기자들의 핸드폰이 울리고 진동했다. 모두 고개를 숙여 화면을 보았다. SNS에서 푸시한 뉴스이다. 이건 바로 윤민주가 사적으로 무당과 만나 돈을 주는 장면이었다. 비록 몰래 찍은 것이지만 윤민주의 악행이 완전히 폭로되었다.“아가씨!”이때 경호원이 달려와 온몸이 뻣뻣해진 윤민주를 무대 아래로 끌어당겼다.“저는 윤 사장님께서 보낸 경호원이에요. 상황이 안 좋아요. 빨리 가요!”말을 마치자 연회장의 문이 열렸다. 도현은 사복 경찰 몇 명을 이끌고 당당하게 들어왔다. 표정이 엄숙하며 카리스마가 넘쳐 사람들은 소리도 내지 못했다.“경찰이에요!”도현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사람들 앞에서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었다.“윤민주, 당신은 뇌물 수수, 성매매, 불법 구금으로 공식적으로 체포되었어요.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지만, 당신이 말하는 모든 말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것이에요. 데려가!”뒤에 있던 경찰 두 명이 다가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윤민주에게 차가운 수갑을 채웠다. 두 경찰은 양쪽 팔을 잡고 겁에 질려 멍해진 윤민주를 끌어나갔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라이브를 켰다. 이 순간 라이브는 천만 명을 돌파하며 반응이 뜨거웠다.[세상에! 명문가 집안에서 살기 이렇게 힘들어? 명문가 집안 아가씨가 인간 관계를 끌어모으며 돈을 벌어야 해? 참 신기하네!][윤씨 가문이 명문가 가문이 아니지? 구씨 가문과 친한 척하더니, 참 잘난 척을 해!][하하하, 꼴 좋네. 보복이야. 윤민주의 물개 같은
눈 깜짝할 사이에 기자회견 당일이 되었다. 5시부터 호텔 연회장 모인 여러 기자들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윤민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근데 저는 윤정용이나 윤성우가 나설 줄 알았어요. 윤민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이 여자 참 대단하네요. 남편이 잡혀갔는데 잠이 오나요? 기자회견 할 힘도 있나 보네요.”“허, 윤씨 가문 남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요. 이건 윤민주를 이용하여 내세우는 거예요!”“쯧, 명문가 집안은 참 인정이 없네요. 윤민주도 참 비참하게 사네요.”“비참하다고?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받은 뇌물만 수천억이에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금액이에요. 이런 더러운 돈이 윤민주의 손에 안 들어갔다고 하면 누가 믿어요? 그저 문제가 생기니 부부가 갈라서는 문제일 뿐이에요!”곧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윤민주는 쌩얼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가시덤불 같은 모습으로 마이크 앞 무대로 걸어들어왔다. 눈부신 플래시가 윤민주의 초췌한 얼굴을 뒤덮었고, 눈시울을 붉히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윤민주 씨. 주성택 씨의 갑작스러운 체포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결국 주성택 씨는 이번 성주 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주성택 씨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몰랐어요.”윤민주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척했다. 무고하고 순진한 여성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연기했다.“전 그저 무지한 여성이에요. 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 해요. 일에 대해 많이 묻지 않아요. 사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횡령하는 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 윤씨 그룹 출신이에요. 4대 가문 중 하나라고요. 제 혼수는 아주 값져요. 그런 사소한 돈 때문에 명예를 잃을 수 없잖아요!”“정말 주 의원님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세요?”갑자기 한 남자 기자가 나타나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
“그리고 이런 시원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행위가 신경주답지 않아. 아람 그 계집에의 방법 같은데.”유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구만복의 팔짱을 꼈다.“만복아, 너무 늦었어. 이제 자러가야지.”...요즘 아람은 구만복이 성주의 집에 찾아올까 봐 걱정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불편하여 경주와 함께 유희와 효정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이 순간 효정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없다. 효정은 아람을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 이번에 기회를 잡아 효정은 아람의 곁에 딱 붙으며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경주는 저녁 잘 때만 아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경주는 매일 침대에 누워 아람을 괴롭혔다. 아람이 지쳐 자비를 구걸할 때까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낮에 잃어버린 스킨십 기회를 만회하려는 것 같았다.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 인색한 사람은 봤어도 이런 일을 따지는 사람은 처음 본다.지난번 효정이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을 때 갑자기 방문한 신우 때문에 하지 못했다. 오늘 밤 모두가 모인 드물 날이라 효정은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비볐다. 실력을 발휘하여 아람과 경주에게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아람은 일찍이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며 케이크를 기다렸다. 하지만 밤이 되었고 배가 슬슬 고파도 효정은 소식이 없었다. 그러자 아람은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살펴보았다.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거실에 도착하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유희가 효정의 작은 몸을 식탁에 눌렀다. 한 손으로 아람의 머리를 감싸고 격렬하게 효정의 붉은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효정은 유희의 행동을 따르며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나른한 신음을 냈다. 이때 점점 사랑에 빠진 유희는 효정의 얇은 왼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아아아! 이 변태. 순진한 소녀를 괴롭혀?’아람은 입술을 벌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쩔 줄 몰라 할 사이에 뜨거운 포옹이 느껴졌다. 순간 경주의 강한 호르몬 향기가 아람을 감쌌다.“놀라지 마, 아람아. 여기선 이런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
“내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어. 우리 아이들이, 특히 아람이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날 닮지 말고,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자신만의 행복. 도연아, 우리 딸의 선택한 것이 정말 자신만의 행복일까? 나 이제 어떡해? 만약 듣고 있다면 꿈에서 알려줘, 응?’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구만복이 대답하기 전에 강소연이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만복아, 언니. 윤씨 가문 그 미친 여자가 찾아와서 만복과 연서 언니를 만나려고 해! 내가 들여보내지 않아서 정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술 냄새가 나는데 많이 취하고 주정을 부리는 것 같아!”“윤 회장님 딸 윤민주를 말하는 거야? 왜 왔어?”구만복은 화를 내며 말했다.“윤씨 가문은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여자아이가 감히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밤에 찾아와? 구씨 가문이 무슨 시장이야? 교양도 없어?”강소연은 화가 나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왜 찾아왔는지 물었는데, 너무 취해서 똑바로 말하지 못해. 그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허, 상관없다고? 참 뻔뻔하기도 하네.”유민지는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벌떡 일어서더니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연서를 만나려고 하는 건 연서가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야. 변명하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민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연회에서 아린이 윤진수에게 당해서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윤민주 아가씨가 많은 힘을 했거든.”유민지는 화가 나서 눈이 충혈되었다.“그 당시 수해가 들어가서 아린을 찾으려고 했어. 윤민주가 사람을 데리고 수해를 막고 때려서 중상을 입힌 것도 윤민주야. 왼쪽 어깨 상처가 악화되었고, 왼쪽 눈도 거의 실명할 뻔했어!”“실, 실명?”구만복과 강소연은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 수해가 왼쪽 눈을 거즈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