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럼 이 초대장은 뭐지?’“초대장을 위조하는 건 확실히 위험한 짓이네. 임 비서, 네 말대로 경찰서에 보내.”구아람은 가볍게 명령했다.“네, 아가씨.”임수해는 눈썹을 찌푸리며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데려가!”“무슨 자격으로 날 잡아? 난 법을 어기지 않았어. 왜 나를 체포하는 거야!”맹진아는 분노로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급히 화살을 구아린에게 돌렸다.“나를 잡으려면 저 여자도 함께 데려가! 저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 구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할 수 있어?”구아린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 하자, 아람이 한 발짝 앞서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건 무슨 뜻이죠? 왜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는 거예요?”“구아린은 제 동창이에요! 신분, 배경, 사람 됨됨이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맹진아는 죽어도 누군가를 끌고 가려고 했다. 그래서 구아린의 험담을 했다.“구아린이 어떻게 초대장을 받을 수 있어요? 말도 안 돼요! 아마 구아람 씨 곁에 있는 임 비서가 데려왔을 거예요! 제가 가도 되지만…… 구아린도 여기서 떠나야 해요!”“아린아, 이 여자가 정말 네 반 친구야?”아람은 구아린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동생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맹진아는 깜짝 놀랐다.‘뭐야? 왜 구아람이 구아린에게 이렇게 친절한 거야!’“네, 언니.”이렇게 된 이상 구아린도 더 이상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 없었다. 그녀는 죄책감으로 고개를 숙였다.“죄송해요. 언니에게 폐를 끼쳤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바보야, 폐를 끼친 것이 아니야. 네가 너무 철이 들까 봐 걱정했어. 이런 문제도 없으면 언니가 얼마나 외롭겠어.”아람은 부드럽게 그녀의 뺨을 꼬집었다.맹진아는 두피가 마비되고 굳어져 버렸지만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물었다.“구아린이…… 동생이에요? 정말 동생이에요?”아람은 구아린을 꼭 껴안고 차갑게 웃었다.“그럼요, 아니면 아린이 성이 왜 구 씨겠어요?”윙하는 소리가 맹진아의 귀에서 터졌
다른 한편.연회장 안에서 윤성우 부부는 구윤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윤성우는 그룹의 사장으로서 윤씨 그룹의 여러 중요한 산업과 자회사를 인수했다. 그는 윤정용이 가장 기대하는 아들이다. 윤씨 그룹에 이변이 없는 한, 그가 그룹 전체를 장악할 것이다.그리고 구윤은 구만복의 장남으로서 KS 재단의 미래 후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윤성우는 일부다체제인 평화로운 구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있음에도 구윤과 기꺼이 손을 잡았다.“구 사장님, KS가 성주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어요. 최근의 행보도 어마어마하시던데, 기세가 등등하네요.”윤성우는 성공한 사업가의 전형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앞으로 상업계에서 만날 기회가 점점 많아지겠네요. 두 가문이 친하고, 아버지와 구 회장님께서도 절친이에요. 우리도 이 우정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구윤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부딪쳤다.“구 사장님, 앞으로 성주에서 좋은 프로젝트가 생기면 우리 윤씨 가문을 잊지 마세요. 두 가문이 힘을 합치면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누구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을 거예요.”윤성우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는 야망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윤 사장님의 말이 맞아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 일만 끝내면 일선에서 물러날 거예요.”우아하게 와인을 마시는 구윤의 따뜻한 눈빛은 잔잔했다.윤성우와 그의 부인 오유라는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했다.“구 사장님, 그 말씀은…….”“아시다시피, 사장이 되는 것은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아버지를 도와주기 위해서 했어요. 동생들도 자유롭게 자아 가치를 실현하고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가문의 일로 동생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사장의 자리에 앉아 이 책임을 맡은 거예요.”구윤은 구아람을 떠올리자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이제 우리 아람이가 돌아왔어요. 사업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룹 경영에 도전하고 싶어 해요. 그럴 재능도 있고요. 그래서 이 시기만 지나면 아람에게 자리를 물려줄 겁니다.”윤성
“윤 사장님, 방금 밖에서 소란이 있었습니다. 맹진아 씨가 구씨 가문 아홉째 아가씨를 모욕했다네요. 구아람 씨까지 나섰습니다.”긴장한 비서는 마른침을 삼켰다.“사장님이 나서지 않으시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구아람 씨를 상대하기 어렵네요.”안색이 어두워진 윤성우는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알겠어.”……원래 아람은 맹진아를 즉석에서 처리하고 싶었다.구아린은 일이 커질까 봐 걱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목격하여 부모님의 귀에 들어갈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아람에게 사적에서 해결하자고 거듭 부탁했다.이때, 빈 연회장에서.맹진아는 두려움에 떨며 서 있었다. 키가 큰 경호원 두 명은 그녀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 전에 오만하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아람은 구아린을 껴안고 다리를 꼬고 소파에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임수해는 과일 접시를 들고 옆에 서서 섬겼다.아람은 과일 한 조각을 집어 구아린의 입에 넣어 주었다. 그녀의 만족스러운 눈빛은 마치 고대의 여색을 좋아하는 군주와 같았다.“지난번에 수해에게 들었어. 이 여자가 너를 심하게 욕했다고 하던데?”아람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말투에서 희로애락를 분간하기 어려웠다.이 말을 듣자 맹진아은 마치 얼음 창고에 있는 것처럼 몸이 주체할 수없이 떨었다.아람이 그녀에게 매우 무서운 억압감을 주었다. 그녀의 카리스마에 겁을 먹었다.“언니, 그건 우리 사이의 개인적인 원한이에요. 제가 처리하도록 해주세요.”구아린은 심호흡을 하며 가슴 끝이 조여 오는 것 같았다.이런 여자는 아람을 쳐다보는 것조차 아람에 대한 모욕인 것 같았다. 구아린은 아람이가 이런 구질구질한 일에 연루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응, 우리 착한 동생, 언니가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 알아.”아람은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구아린의 물결 같은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녀는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언니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생각해 줘서 너무 기뻐. 이번 일은 언니가 도와줄게. 마음속
윤성우의 미소가 점점 차가워졌다.“맹진아 씨와 겨우 인사 한 번 나눈 정도일 뿐입니다. 제가 감싸줄 이유가 없습니다. 무슨 이유로 저에게 따지려는 겁니까?”“윤…… 윤 사장님.”맹진아는 창백한 얼굴로 무정한 남자를 바라보았다.‘침대에서는 좋아했잖아. 변태적으로 놀았으면서, 지금 모르는 척하는 거야?’“아, 그래요?”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여우와 같았다.“그렇다면 제가 맹진아 씨를 연회장으로 데려갈게요. 모든 사람들, 특히 오유라 씨에게 이렇게 재주가 있고 용감한 맹진아 씨를 소개해 드려야겠어요.”맹진아는 너무 무서워서 울기 직전이었다.이 말을 듣자 윤성우의 안색이 순간 창백해졌다. 아람을 쳐다보는 눈빛은 싸늘했다.“구아람 씨,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뭐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아람은 소파에 팔을 기대고 턱을 괴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개를 때릴 때는 주인을 봐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저 주인이 치워주길 바랄 뿐이에요. 저는 여자잖아요. 이런 사람 때문에 싸우는 건 좋지 않잖아요?”윤성우는 마침내 깨달았다.아람은 맹진아에게 복수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상대하고 있었다.‘원한도 없잖아. 10 년 넘게 본 적이 없는데, 도대체 왜…….’문득, 윤성우는 무심코 임수해를 쳐다보았다.‘허, 그런 거였어. 그날 밤 일을 구아람이 이미 알고 있겠네. 무서운 사람이 조용히 있는 법이네.’“윤, 윤 사장님…… 제발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맹진아는 비틀거리며 윤유성에게 다가갔지만 비서가 막았다.“구아람 씨와 구아린 씨에게 사과해.”윤성우는 냉정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죄송합니다…… 제가 알아보지 못하고 무례를 법했습니다. 제가 눈이 삐었어요! 죄, 죄송합니다!”맹진아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구아린은 촉촉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에 대한 숭배는 파도처럼 휘몰아쳤다.윤성우는 윤씨 그룹 사장이자 성주 상업계의 거물이다. 그 외에는 신경주도
“하지만 서둘러요. 연회가 곧 시작되니까요.”펑-문이 굳게 닫혔다.10분 후, 윤성우와 그의 비서가 밖으로 나왔다.그의 눈빛은 사나웠다. 오른손 관절에 차고 있던 파텍 필립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방 안에서는 여자의 고통스러운 신음과 애원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있었다.“남아서 마무리해.”“네, 사장님!”“구아람…… 재밌네.”윤성우는 손가락을 꽉 쥐고 마디를 꺾으며 음울한 분위기를 풍겼다.“대놓고 도발하는 사람은 오랜만이네. 그것도 여자라니. 허, 놀고 싶다면 재밌게 놀아줘야지.”……아람은 구아린을 위해 화풀이를 시원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구아린의 마음은 불편했다.아람은 눈치 있게 먼저 자리를 떠나 임수해와 단둘이 있게 했다.두 사람은 발코니로 나가 바람을 쐬며 흐트러진 마음을 진정시켰다.구아린이 어깨를 움츠리는 것을 본 임수해는 바쁘게 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아가씨, 날씨가 쌀쌀해요. 입고 있어요.”“그날 밤, 맹진아가 저에게 시비 건 일을…… 언니에게 알려줬어요?”구아린은 천천히 돌아서서 복잡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임수해는 잠시 멍해지더니 부드럽게 대답했다.“네. 제가 아가씨에게 알려드렸어요.”“왜 그랬어요? 맹진아와 저의 일이에요. 왜 언니까지 끌어들여요?”구아린은 급한 마음에 눈썹을 찌푸렸다.“언니는 평소에도 매우 바빠서 많이 피곤해요. 왜 이런 사소한 문제로 걱정시켜요? 게다가 윤성우에 관련된 일이잖아요. 언니가 윤성우와 싸울뻔했어요. 윤성우가 언니에게 원한을 품지 않을 거 같아요? 그냥 넘어갈 것 같았어요?”“아가씨…….”“수해 오빠, 오빠는 언니의 비서예요. 마음속에도 언니가 있잖아요. 이럴 때 왜 언니를 생각해 주지 않아요?”구아린은 조급한 마음에 말투가 엄숙했다.“윤성우가 화가 나서 사업에서 언니를 귀찮게 하면 어떡해요?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그녀의 질문에 임수해는 가슴이 아파났다.그는 순간 당황한 나머지 아람의 가녀린 어깨를 덥석 잡고 눈시울을
아람은 혼자 연회장을 향해 걸어가면서 노래를 흥얼거렸다.그녀는 맹진아가 끝장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우후! 기분 좋네!’윤성우뿐만 아니라 대부분 남자들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천박한 존재이다. 체면을 잃게 만들었으니, 그는 결코 맹진아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꼴좋네, 감히 내 동생을 때려? 때리기만 한 것도 봐준 거야!’“아람아.”낮고 매력적이며 깊은 사랑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아람은 심장이 심하게 떨렸고 손을 꽉 움켜쥐었다.그 남자 외에는 세상에 그 어떤 목소리도 그녀를 두근거리게 할 수 없다. 한때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리고 그녀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신경주 말이다.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차갑게 뒤를 돌아보았다.몇 걸음 떨어진 곳에 경주가 홀로 서 있었다. 손에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를 들고 위풍당당하게 성큼성큼 걸어왔다. “나 왔어.”그의 목소리와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아람의 얼굴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응.”경주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미안함을 표현했다.“미안해, 뭐라도 도와주려고 일찍 오고 싶었는데…… 조금 늦은 것 같네.”원래 높은 산등성이의 꽃 같은 남자는 아람의 앞에서 부하처럼 비천해졌다.“구씨 가문의 연회야. 왜 외부인인 네 도움이 필요하겠어?”아람은 피식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할아버지는? 같이 안 오셨어?”“오셨어. 지금 휴게실에서 구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경주는 부드럽게 말했다.“아, 알았어. 할아버지를 뵈러 갈게. 편하게 있어.”말을 마치자 아람은 미련 없이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아람아!”마음이 급한 경주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왜 잡아! 사람들이 보면 오해하잖아. 해명하기도 귀찮아, 놔!”아람은 힘겹게 몸부림을 치자 귀 끝이 살짝 붉어졌다.“아무도 없어. 우리 둘뿐이야.”경주는 숨을 내쉬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눈앞의 여자를 품으로 끌어당겼다.“절대적인 기회주의자들은 사소한 기회를 놓치지 않아. 기회가 없어도 기
“솔직히 하게 말하면, 네가 날 때려도 너무 좋아.”경주의 눈빛은 진지하고 맑았다.‘변태 짓을 하는 최고 레벨이 진지하게 변태 짓을 하는 건가?’“닥쳐! 그만해!”아람의 작은 얼굴은 복숭아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 평생 성 능력을 잃게 할 테니 조심해!”“괜찮아.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가문에 물려받을 자리도 없어.”경주는 넑을 잃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난 너에게만 관심 있어. 아람아,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야.”“그럼 죽어! 당장 죽어.”아람의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증오에 찬 표정으로 돌아서서 발을 구르며 화를 냈다.방금 전 일이 의외의 사고라는 것을 알고 있어 경주의 탓을 할 수 없었다.‘그 틈을 타서 내 몸매를 평가하다니…… 변태 아니야? 이유희와 절친이더니, 역시 끼리끼리였어.’이 시각 신효정을 안고 있는 이유희는 재채기를 했다.‘누가 날 욕하는 거야!’경주는 아람의 예쁘고 가느다란 뒷모습만 봐도 그녀의 분노에 찬 표정이 상상되었다.그러자 사랑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아람아…….”갑자기 뒤에서 미세한 떨림과 그리움으로 가득 찬 맑고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람은 깜짝 놀라더니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순간 그녀의 맑은 눈에는 눈물로 가득 찼다. 아람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람처럼 경주를 지나쳐 자신을 부른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여섯째 언니!”“아람아!”이번에는 방금 보다 더 간절하게 외쳤다. 심지어 울컥했다.경주는 눈을 부릅뜨고 고개를 돌렸다.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아람은 단정하고 아름다운 청색 OL 정장을 입고 있는 우아하고 온화한 여자와 꼭 끌어안았다. 그녀의 눈썹은 길고 가늘었다. 정교하고 하얀 얼굴에 적절한 메이크업을 했다. 밝고 단단한 눈빛에는 자부심이 숨겨있었다.그 모습은 놀랍게도 구씨 가문 둘째 부인인 유민지와 많이 닮았다.‘여섯째 언
“누님.”이때 경주가 뻔뻔하게 다가왔다. 잘생긴 얼굴로 덤덤하게 다가와 구지아와 친한 척을 했다.구지아는 깜짝 놀랐다. 눈앞에 있는 훤칠한 남자를 슬쩍 훑어보며 눈을 부릅떴다.“신씨 그룹, 신 사장님?”“남처럼 대하지 마세요. 그냥 경주라고 불러주세요.”경주는 유난히 공손하게 오른손을 내밀며 예쁘고 따뜻한 눈웃음을 지었다.그 모습은 관대하고 정직해 보였다.‘소문처럼 잔인하고 무섭진 않네.’구지아는 예의상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려 했다. 그러자 아람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고 경주를 매섭게 쳐다보았다.“우리 언니와 친한 척하지 마. 좋은 인상을 남길 생각은 더더욱 하지 마. 신경주, 네 꿍꿍이가 다 보여.”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어색하게 내민 손을 황급히 거두었다.“아람아, 너와 신 사장님이…….”구지아는 아람이 경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결국 그녀는 자신의 동생이 경주와 결혼 생활을 3년 동안 보냈다는 사실을 몰랐다.아람은 약간 민망하여 입을 오물거렸다.“언니, 나는…….”“누님, 저는 아람의 남자입니다.”아람과 구지아는 깜짝 놀랐다.“제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겁니다. 저는 구아람 씨의 남자입니다.”경주는 아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듯한 뜨거운 눈빛으로 아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아람은 제가 아니어도 되지만, 저는 아람이 아니면 안 됩니다.”‘젠장!’어리둥절해진 구지아는 숨을 들이쉬었다.이 말을 듣자 아람은 얼굴이 붉어지며 이를 악물고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뻔뻔한 자식! 염치가 없네! 철면피네! 퉤!’“그 뜻은…… 신 사장님께서 우리 아람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거예요?”구지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경주의 눈빛이 불타올랐다.“네, 제가 아람에게 구애를 하고 있어요.”‘미친 듯이, 맹렬하게 구애를 하고 있지.’“언니! 신경 쓰지 마, 신경주가 미쳤어. 가자, 아빠와 민지 이모한테 가자!”아람은 구지아를 끌고 성큼성큼 떠났다.경주는 제자리에 서서 좋아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