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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아람은 혼자 연회장을 향해 걸어가면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녀는 맹진아가 끝장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후! 기분 좋네!’

윤성우뿐만 아니라 대부분 남자들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천박한 존재이다. 체면을 잃게 만들었으니, 그는 결코 맹진아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꼴좋네, 감히 내 동생을 때려? 때리기만 한 것도 봐준 거야!’

“아람아.”

낮고 매력적이며 깊은 사랑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아람은 심장이 심하게 떨렸고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 남자 외에는 세상에 그 어떤 목소리도 그녀를 두근거리게 할 수 없다.

한때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리고 그녀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신경주 말이다.

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차갑게 뒤를 돌아보았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경주가 홀로 서 있었다. 손에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를 들고 위풍당당하게 성큼성큼 걸어왔다.

“나 왔어.”

그의 목소리와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아람의 얼굴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응.”

경주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미안함을 표현했다.

“미안해, 뭐라도 도와주려고 일찍 오고 싶었는데…… 조금 늦은 것 같네.”

원래 높은 산등성이의 꽃 같은 남자는 아람의 앞에서 부하처럼 비천해졌다.

“구씨 가문의 연회야. 왜 외부인인 네 도움이 필요하겠어?”

아람은 피식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할아버지는? 같이 안 오셨어?”

“오셨어. 지금 휴게실에서 구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경주는 부드럽게 말했다.

“아, 알았어. 할아버지를 뵈러 갈게. 편하게 있어.”

말을 마치자 아람은 미련 없이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

“아람아!”

마음이 급한 경주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왜 잡아! 사람들이 보면 오해하잖아. 해명하기도 귀찮아, 놔!”

아람은 힘겹게 몸부림을 치자 귀 끝이 살짝 붉어졌다.

“아무도 없어. 우리 둘뿐이야.”

경주는 숨을 내쉬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눈앞의 여자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절대적인 기회주의자들은 사소한 기회를 놓치지 않아. 기회가 없어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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