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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돌아가는 길에 구아람은 졸린 듯 구윤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원래 백진이 신경주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니 별 좋은 말은 아닐 것 같았다. 백진은 다정해 보여도 욕할 때는 아람보다 더 무자비했다.

아람은 백진이 경주를 어떻게 꾸짖는지 듣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한때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사람이 가장 친한 사람에게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다.

“아람아, 자?”

구윤은 다정하게 물었다.

“아니, 할 말 있어, 오빠?”

아람은 정신을 차렸다.

“아람아, 먼가 알아챘어?”

아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윤을 바라보았다.

“수해와 아린 사이의 분위기가 조금 미묘한 거 알아?”

구윤은 담담하게 웃었다.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애미한 것 같아.”

‘음, 애매하다. 애매하다고?’

아람은 초롱초롱한 눈을 부릅뜨며 놀라서 턱이 빠질 뻔했다.

“오빠? 취했어? 나랑 농담하는 거지?”

“남녀 문제로 농담 안 해. 네가 신이 나서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어. 수해가 아린이를 부축해 줄 때, 두 사람의 표정이 이상하고 얼굴까지 빨개졌어. 특히 아린이, 수해를 바라보는 눈빛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예전에 네가 신경주를 바라보던 모습과 똑같았어.”

아람은 어이없는 듯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오빠도 참…… 아린의 얘기를 하면서 왜 나를 끌어들여?”

입으로 원망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임수해와 구아린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었다.

‘언제? 내가 왜 몰랐지?’

“수해가 어리지 않아. 곧 30대 될 건데. 대학을 졸업한 후 내 곁에서 비서로 부지런히 일을 했어. 지금 네 곁에서 도와주는 것도 불만이 없어. 수해는 해마다 교대 근무를 하며 제대로 쉬지 못했어.”

구윤은 아람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수해가 연애를 하고 싶고 다른 삶은 살고 싶다면, 아람이가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어.”

“맙소사, 등잔 밑이 어둠 다는 거야? 작은 강아지처럼 생기더니 취향도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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