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린이 이 여자를 보는 순간 눈을 부릅뜨더니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임수해의 품에서 세게 떨었다.그녀의 이름은 맹진아이다. 구아린과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있는 학생이다. 그녀는 항상 구아린에게 시비를 걸고 괴롭히고 굴욕을 주었다.임수해는 문득 구아람의 말이 떠올랐다. 아홉째 아가씨가 길을 건너는 것을 두려워하고 과속하는 차를 두려워했다.초연서가 구만복과 결혼을 했을 때, 집안에는 자녀가 많았지만 모두 어렸다. 구씨 가문의 세력을 질투하는 일부 라이벌 가문은 구만복을 건드리지 못하자 그의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했다.당시 그 가문은 초연서가 가장 미움받는 사모님이라고 생각해 그녀의 자식도 미움을 받고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7살에 불과했던 구아린을 죽이려고 했다. 그들은 사업을 강탈한 구회장이 자식을 하늘로 먼저 보낸 고통으로 죽게 만들겠다고 했었다.결국 구아린은 목숨을 건졌고 가벼운 부상만 당했다. 구만복도 그 가문을 망하게 했지만 어린 구아린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그 생각을 하자 임수해는 숨이 막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가씨, 괜찮아요?”“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구아린은 억지로 웃으며 덤덤한 척했다.하지만 창백한 얼굴에 흐르는 식은땀은 여전히 그녀의 두려움을 드러냈다.이때 맹진아라는 섹시한 여자가 그들을 흘깃 쳐다보았다.구아린이 잘생긴 남자의 품에 있는 것을 보자 맹진아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미움과 질투를 들어냈다.그러다 이 잘생긴 남자가 단지 1억짜리 포르쉐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표정이 점점 더 풍부해지면서 경멸하는 듯했다.“허, 불쌍한 년.”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우연히도 임수해와 구아린이 모두 들었다.화가 난 임수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아가씨, 잠깐만 기다려요. 곧 갈게요.”“수, 수해 오빠!”당황한 구아린은 그를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임수해는 차가운 표정으로 여인에게 다가갔다.“방금 누구를 말하는 거예요?”“제가 말했나요? 잘못 들은 것 같은데?”맹진아
팍-차 안에서 지폐 뭉치를 쓰레기를 버리는 것처럼 굴욕적으로 임수해의 몸에 던졌다.“너!”임수해는 차 안에 있는 사람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페라리는 순식간에 시동을 걸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임수해가 모욕을 당하자 구아린은 눈썹을 찌푸리고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오빠, 받아요. 이건 윤 사장님께서 준 포상이에요.”윤 사장님이 떠난 것을 보자, 방금 전까지 가식적인 태도를 보였던 맹진아는 모습을 드러냈다.심지어 구아린 앞에서 풍만한 가슴을 임수해에게 밀착시키고 손을 들어 그의 옷깃을 만졌다.“오빠, 잘 생기고 품격이 있어 보이는데, 왜 소문이 나쁜 비천한 여자와 같이 있는 거야? 오빠의 수준을 끌어내리고 있잖아. 아니면…… 아!”안색이 어두운 임수해가 격렬하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맹진아의 몸이 임수해에게 쏠리자 그녀는 비참하게 발을 헛디뎠다.하이힐을 신고 있던 그녀가 균형을 잃더니 곧바로 쿵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그녀는 임수해와 구아린에게 큰 절을 했다.구아린은 웃음이 터져 나올 뻔하여 몰래 입을 막았다.“아파…… 젠장!”맹진아는 추운 날 허벅지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무릎을 꿇을 때 슬개골이 부서질 것만 같았고 너무 아파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임수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오빠…… 너무 아파서 일어설 수가 없어. 부축해 주면 안 돼?”“일어설 수 없다고? 허, 우리 동생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무릎을 꿇은 줄 알았어.”임수해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놀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상관없어. 우리 동생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받아들일게.”맹진아는 화가 나서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땅을 치고 싶었다.‘내가 윤씨 그룹 사장의 여자인데, 감히 날 모욕해? 넌 죽었어. 구아린도 감히 날 비웃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가시죠.”임수해는 구아린의 곁으로 돌아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학교로 향했다. 떠나기 전 임수해는 비아냥거렸다.“지금 이 세상은 위험하고 사람들의 마
성주 영화예술대학교에서 연기를 배운 4년 동안, 맹진아 무리는 구아린을 수없이 괴롭혔다. 성격이 부드럽고 순조롭게 졸업하기 위해 항상 참고 있었다.하지만 임수해가 윤 사장님에게 모욕을 당하고, 맹진아가 그에 나쁜 마음을 품은 것을 떠올리자 모든 두려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그저 가슴에서 터져 나올 것 같은 분노만 남았다.아린은 맹진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차갑게 앞만 보고 걸어갔다.“나쁜 년! 구아린, 거기 서!”맹진아는 그녀가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구아린은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맹진아는 숨을 헐떡이여 빨갛게 부어 피투성이가 된 무릎을 절뚝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구아린은 너무 웃겨서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누구를 나쁜 년이라고 부르는 거야?”“왜 물어? 당연히 너지!”맹진아는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찾아 화풀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아, 자기소개하는 줄 알았어.”구아린은 차갑게 반박하였다.갑자기 말대꾸를 하는 것을 보자 위세를 부리고 있던 맹진아가 깜짝 놀랐다.“남을 욕할 때 먼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는 게 좋을 거야.”구아린은 끝까지 그녀의 고통을 직시하며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다.“네가 같이 있어준 사람이 윤씨 그룹 윤 사장님이지? 성주에서 윤 사장님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사모님이 엄청 예쁜 부잣집 아가씨야. 네 배경, 외모, 성격은 어떻게 윤씨 사모님과 비할 수 있겠어? 윤 사장님과 같은 귀족 도련님이 도대체 널 왜 좋아하는 거야? 참 품위가 없네.”맹진아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네가 뭘 알아! 내가 예쁘고 젊고 매력이 넘치니, 윤 사장님이 나한테 반한 건 당연한 거야!”“그러네, 산해진미가 질리면 가끔 정크푸드를 먹어보고 싶긴 하지. 욕구도 해소되고 가장 싼값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네.”구아린은 비웃었다.“지금…… 날 쓰레기라고 하는 거야?”맹진아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왜 물어? 당연
신경주는 간신히 퇴원했다. 입원 기간 동안 쌓인 업무로 사흘을 밤새우면서 바쁘게 보냈다.요즘 그의 몸 상태는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아 보약과 구아람이 준 약으로 버티고 있었다. 한무의 도움을 받아 매일 외용약도 꾸준히 바르고 있었다. 경주는 상태가 점점 더 나아지고 전처럼 회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했다.그렇게 아픈 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다.“신 사장님, 약 드실 시간입니다.”한무는 약과 물을 담아 경주에게 건넸다.그는 서류를 검토하며 대충 대답했다.“지금 시간이 없어. 일 끝마치고 먹을게.”“음, 약을 제때에 드시지 않으면, 말을 안 듣는다고 사모님께 말씀드리겠어요.”한무는 정색하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연락 왔어요. 사장님이 제때에 약을 드시고 바르는지 지켜보라고 했어요. 무슨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보고하래요. 사모님이 아시면 분명히 화를 내실 겁니다!”이 말을 듣자 경주는 펜을 내려놓고 재빨리 약을 먹었다.한무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경주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답답했다.‘어휴, 3년 전에도 이렇게 말을 잘 들으셨으면, 자식들이 벌써 학교를 다녔겠네. 왜 지금 이 고생을 하시는지. 전처에게 구애하려면, 신 사장님이 참 힘들겠네.’“사모님 쪽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했었잖아. 했어?”경주가 약을 삼키자 혀 바닥에 강한 쓴맛을 느껴 눈썹을 찌푸렸다.그는 바로 서랍을 열고 초콜릿 한 조각을 꺼내 종이를 벗겨 입에 넣었다.이 초콜릿은 아람이가 집에서 먹다 남은 간식이다. 그가 사금을 일는 것처럼 찾아서 사무실의 서랍에 소중히 간직했다.기분이 좋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이 초콜릿을 먹곤 한다. 그렇게 하면 차가워진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참 불쌍해!’“네, 지켜봤어요. 구 회장님의 셋째 부인 초연서가 곧 생일이에요. 사모님이 호텔에서 셋째 사모님의 생일을 준비하느라 바쁘세요.”“셋째 사모님이면, 그 여배우였던 분?”경주는 무심하게 물었다.“네, 맞아요!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였어요
한무는 겁에 질려 소름이 오싹 끼쳤다.“켁…… 그, 사장님. 저도 걱정돼서 그래요! 사모님과 사장님은 슬로 모션 버튼을 누른 것처럼 아무런 진전이 없잖아요. 제 생전에 두 사람이 재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지난번에 목숨을 걸고 사모님을 살려주셨는데, 사모님은 여전히 냉정하시네요. 요즘 사장님의 상황을 물어보기 위해 전화하는 것 외에, 사장님을 보러 오지도 않잖아요…… 제가 봐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네요!”예전에 경주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람은 일찍부터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았다. 그러고는 별장 밖에 서서 경주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그 당시 그녀는 온 마음을 다해 경주를 사랑했고 모든 마음을 그에게 쏟았다.하지만 지금 아람이 경주를 보는 눈빛이 너무 차가워 방관자인 한무도 숨이 막힐 정도였다.‘잃어버린 것을 다시 되돌리기 힘드네…….’“괜찮아.”한참 지나서야 경주는 주먹을 불끈 쥐며 한숨을 내쉬었다.“어떻게 하든, 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여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 사장님, 이 도련님이 오셨습니다.”“들어오라고 해.”말을 마치자 이유희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웃으며 들어왔다. 그 표정은 너무나도 얄미웠다.오늘도 여전히 극도로 하얀 주문 제작 슈트를 입고 왔다. 이 추운 날에 슈트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단단한 가슴 근육을 드러냈다. 쇄골에도 화이트 골드 목걸이를 차고 있어 섹시하면서도 와일드한 느낌이 들었다.전 성주에서 그렇게 음탕하고 고귀하게 입는 사람은 아마 이유희뿐일 것이다.“우리 경주, 안색이 좋아 보이네. 형수님의 만병통치약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아.”이유희는 건성건성 하게 소파에 앉았다. 경주의 안색이 좋아진 것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지난번에 경주가 아람에게 대한 마음을 고백한 후, 이유희는 호칭을 형수님으로 바꾸었다.경주는 형수님이라는 말을 듣자 가슴이 두근거렸고 매우 기뻐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냉정하게 고개를 들어 불쾌한 표정으로 야하게 입은 이유희를 쳐다보
이유희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얄미운 표정을 지었다.그 모습을 보자 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마음속에는 왠지 모르게 화가 치 밀어오르며 씁쓸해났다.“대단한 일인가? 성주에서의 이씨 가문의 지위로서 초대받는 것은 당연하잖아.”“성주에서 신씨 가문의 지위도 높은데, 초대장을 받았어?”“이런 얘기 할 거면 꺼져!”항상 차분하던 경주는 구아람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짜증을 내면서 장난을 받아들이지 못했다.“쯧, 농담하는 거잖아.”이유희는 경주가 초대장을 받지 못해 화가 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농담을 그치고 뒷주머니에서 구겨진 초대장을 꺼냈다.“자, 네 계모가 내게 보낸 초대장이야. 참 우연이지? 구 회장님의 셋째 부인의 생일 연회와 같은 날이야. 게다가 모두 성주에서 해. 왜 일부러 맞서는 느낌이 드는 거지?”“뭐? 진주와 초연서가 같은 날에 생일을 보낸다고?”경주는 다소 놀란 듯 눈썹을 찌푸렸다.“사장님, 제 기억이 맞는다면, 진주의 생일은 이번 주 목요일이에요. 주말이 아니에요.”한무는 혼란스러워 머리를 긁적였다.“왜 생일을 주말로 옮기는 거지? 설마 정말 초연서과 맞서려는 거예요?”“진주와 초연서 사이에 개인전인 원한이 있어?”직감이 매우 예리한 경주는 곧바로 요점을 물었다.“음……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초창기에는 같은 방송국에 계약한 배우였어요. 초연서는 항상 주인공을 맡았어요. 진주는 초연서에게 억눌려서 악역 조연만 했었어요.”경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렇구나. 요즘 진주를 잘 지켜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내게 알려줘.”……한편, 관해 정원.진주는 신효린과 함께 방에서 생일 연회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이동식 옷걸이, 소파, 침대 위에는 럭셔리한 드레스들이 널려 있었다. 모두 값비싼 옷이었지만 가지각색의 누더기처럼 쌓여 있었다.“촌스러워, 너무 촌스러워! 이게 올해의 한정판이라고? 디자이너의 눈이 삐었나 보네. 공짜로 줘도 안 입겠어!”신효린은 옷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쓰레기처럼
KS WORLD 호텔.구아람은 사무실에서 연회 계획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예전에 안나 조의 결혼식을 준비할 때보다 더 열심히 했다.지난번에는 상대방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였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이번에는 초연서가 가족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아가씨, 너무 힘들어 보여요. 사흘이나 밤 새웠는데, 이제 좀 쉬세요.”임수해는 아람에게 주스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커피를 너무 마시면 아람의 위장에 해로운 것 같았다.“안 돼. 연회장은 준비되었어. 하지만 연서 이모의 드레스는 아직 다하지 못했어.”아람은 서류를 내려놓고 아픈 이마를 문질렀다.이 나이에 다른 여자아이들은 친구들과 쇼핑하고, 세계 여행을 하고 달콤한 연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람은 매일 서류 더미와 지루한 데이터에 빠져 있다. 호텔 직원을 이끌고 업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아람은 의지가 강한 여자이다. 하지만 그녀도 사람이라 피곤함을 느끼기도 했다.“준비해. 문별의 스튜디오로 갈 거야.”아람이 명령했다.“셋째 사모님의 드레스를 만드실 거예요?”“응, 야근을 하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임수해는 마음이 아파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구윤은 임수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초연서의 생일 연회의 손님 리스트였다.[아가씨에게 전달해 줘.]사진을 열어보자 윤씨 가문의 세 도련님의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문득 그날 밤 자신에게 돈을 던진 윤성우가 생각났다. 저속한 메이크업을 한 여자가 구아린을 모욕하는 장면도 떠오르자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수해야, 리스트에 문제 있어? 표정이 이상하네.”아람은 그의 미세한 표정을 예리하게 포착했다.“아가씨, 보고해야 할 일이 있어요.”임수해는 그날 밤 구아린을 학교에 데려다줄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하지만 윤성우가 자신을 모욕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임수해는 구아린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여자가 윤성우의 내연녀이기에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
“알렉스 님께서 찾아오셔서 누추한 가게에 빛이 나겠네요. 자랑해도 되겠어요!”문별은 직접 사부님인 구아람을 맞이하러 나왔다. 그녀는 작은 입을 재치 있게 놀리면서 아부를 떨었다.사부님이 구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샤론이라는 신분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또 다른 신분이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다.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알렉스와 샤론은 패션과 주얼리 업계에서의 두 거목과 같은 존재이기에 실질적인 가치가 엄청 컸다.“알았어, 알았어. 정체를 숨겨서 미안해. 말해봐, 어떻게 보상해 줄까?”카리스마가 넘친 아람은 문별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았다.“사부님, 저를 자주 보러 오시면 돼요.”문별은 섭섭한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무슨 일이 있어야 오지 말고, 네?”“날 나쁜 사람 취급을 하네. 난 그런 일 있으면 찾아오고 없으면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야.”아람은 손끝으로 문별의 코 끝을 부드럽게 만지고는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정말 너무 바빠서 그래. 일이 끝나면 해외여행 갈까? 여행비는 내가 다 낼게!”“좋아요! 사부님 만세!”……아람은 차를 마실 시간도 없이 서둘러 문별과 함께 스튜디오로 향했다.스튜디오 중간에 있는 마네킹은 거의 완성된 레드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고급스럽고 더없이 아름다워 시선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뽐냈다.드레스는 플래시 아래에서 마치 꿈결처럼 화려했다.문별은 멍하니 바라보며 또다시 감탄했다.“세상에…… 이 옷은 천국에만 있는 거죠? 선녀가 입는 옷도 이 정도에 불과하겠어요!”“드레스가 보름 동안 걸려 있었는데, 아직도 감탄해?”아람은 앞으로 다가가 손끝으로 물과 같은 천을 가볍게 만지더니 눈이 반짝였다.“그럼요! 너무 예쁘잖아요!”문별의 눈에는 아람의 디자인에 대한 감탄과 숭배가 가득했다.“이 최고급 견직물은 부드러운 황금이라고도 해요. 한 조각을 얻기도 쉽지 않아요. 염색 과정도 전통적이고 번거로워요. 세탁을 세 번하고, 아홉 번 담그고 열여덟 번이나 햇볕에 쬐
눈 깜짝할 사이에 기자회견 당일이 되었다. 5시부터 호텔 연회장 모인 여러 기자들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윤민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근데 저는 윤정용이나 윤성우가 나설 줄 알았어요. 윤민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이 여자 참 대단하네요. 남편이 잡혀갔는데 잠이 오나요? 기자회견 할 힘도 있나 보네요.”“허, 윤씨 가문 남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요. 이건 윤민주를 이용하여 내세우는 거예요!”“쯧, 명문가 집안은 참 인정이 없네요. 윤민주도 참 비참하게 사네요.”“비참하다고?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받은 뇌물만 수천억이에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금액이에요. 이런 더러운 돈이 윤민주의 손에 안 들어갔다고 하면 누가 믿어요? 그저 문제가 생기니 부부가 갈라서는 문제일 뿐이에요!”곧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윤민주는 쌩얼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가시덤불 같은 모습으로 마이크 앞 무대로 걸어들어왔다. 눈부신 플래시가 윤민주의 초췌한 얼굴을 뒤덮었고, 눈시울을 붉히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윤민주 씨. 주성택 씨의 갑작스러운 체포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결국 주성택 씨는 이번 성주 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주성택 씨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몰랐어요.”윤민주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척했다. 무고하고 순진한 여성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연기했다.“전 그저 무지한 여성이에요. 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 해요. 일에 대해 많이 묻지 않아요. 사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횡령하는 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 윤씨 그룹 출신이에요. 4대 가문 중 하나라고요. 제 혼수는 아주 값져요. 그런 사소한 돈 때문에 명예를 잃을 수 없잖아요!”“정말 주 의원님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세요?”갑자기 한 남자 기자가 나타나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
“그리고 이런 시원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행위가 신경주답지 않아. 아람 그 계집에의 방법 같은데.”유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구만복의 팔짱을 꼈다.“만복아, 너무 늦었어. 이제 자러가야지.”...요즘 아람은 구만복이 성주의 집에 찾아올까 봐 걱정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불편하여 경주와 함께 유희와 효정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이 순간 효정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없다. 효정은 아람을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 이번에 기회를 잡아 효정은 아람의 곁에 딱 붙으며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경주는 저녁 잘 때만 아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경주는 매일 침대에 누워 아람을 괴롭혔다. 아람이 지쳐 자비를 구걸할 때까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낮에 잃어버린 스킨십 기회를 만회하려는 것 같았다.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 인색한 사람은 봤어도 이런 일을 따지는 사람은 처음 본다.지난번 효정이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을 때 갑자기 방문한 신우 때문에 하지 못했다. 오늘 밤 모두가 모인 드물 날이라 효정은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비볐다. 실력을 발휘하여 아람과 경주에게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아람은 일찍이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며 케이크를 기다렸다. 하지만 밤이 되었고 배가 슬슬 고파도 효정은 소식이 없었다. 그러자 아람은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살펴보았다.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거실에 도착하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유희가 효정의 작은 몸을 식탁에 눌렀다. 한 손으로 아람의 머리를 감싸고 격렬하게 효정의 붉은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효정은 유희의 행동을 따르며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나른한 신음을 냈다. 이때 점점 사랑에 빠진 유희는 효정의 얇은 왼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아아아! 이 변태. 순진한 소녀를 괴롭혀?’아람은 입술을 벌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쩔 줄 몰라 할 사이에 뜨거운 포옹이 느껴졌다. 순간 경주의 강한 호르몬 향기가 아람을 감쌌다.“놀라지 마, 아람아. 여기선 이런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
“내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어. 우리 아이들이, 특히 아람이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날 닮지 말고,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자신만의 행복. 도연아, 우리 딸의 선택한 것이 정말 자신만의 행복일까? 나 이제 어떡해? 만약 듣고 있다면 꿈에서 알려줘, 응?’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구만복이 대답하기 전에 강소연이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만복아, 언니. 윤씨 가문 그 미친 여자가 찾아와서 만복과 연서 언니를 만나려고 해! 내가 들여보내지 않아서 정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술 냄새가 나는데 많이 취하고 주정을 부리는 것 같아!”“윤 회장님 딸 윤민주를 말하는 거야? 왜 왔어?”구만복은 화를 내며 말했다.“윤씨 가문은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여자아이가 감히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밤에 찾아와? 구씨 가문이 무슨 시장이야? 교양도 없어?”강소연은 화가 나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왜 찾아왔는지 물었는데, 너무 취해서 똑바로 말하지 못해. 그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허, 상관없다고? 참 뻔뻔하기도 하네.”유민지는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벌떡 일어서더니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연서를 만나려고 하는 건 연서가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야. 변명하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민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연회에서 아린이 윤진수에게 당해서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윤민주 아가씨가 많은 힘을 했거든.”유민지는 화가 나서 눈이 충혈되었다.“그 당시 수해가 들어가서 아린을 찾으려고 했어. 윤민주가 사람을 데리고 수해를 막고 때려서 중상을 입힌 것도 윤민주야. 왼쪽 어깨 상처가 악화되었고, 왼쪽 눈도 거의 실명할 뻔했어!”“실, 실명?”구만복과 강소연은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 수해가 왼쪽 눈을 거즈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