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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신경주의 강력한 부탁에 이유희와 한무는 그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주었다.

병실에서 경주는 하얀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 그는 매우 초췌해졌다. 하지만 준수한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워 이유희를 질투하게 했다.

“너 이 녀석. 살아 있을 땐 여자들의 마음을 홀리고, 죽은 후에 처녀귀신들을 홀리겠네. 쯧…… 죄가 많은 얼굴이야.”

이유희는 반대로 의자에 앉아 팔을 의자 등받이에 올려놓고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계속 그런…… 무책임한 말만 할 거야?”

경주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분노가 담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았고 아파서 숨을 헐떡였다.

“내가 그렇게 많은 피를 토했는데, 지금 내 외모를 따져? 난 항상 너보다 잘 생겼었어. 불만 있어?”

“에이, 네가 심심할까 봐 웃겨주는 거잖아.”

이유희는 경주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얘기를 하기 싫었다. 상남자들이 징징대는 모습은 너무 오글거릴 것 같았다.

“걱정 마. 넌 죽지 않을 거야. 내가 국내 최고의 내과 전문의를 찾았어. 2000만 원에 한 번인 폐 치료 기계도 썼어. 그래도 안 되면, 해외의 의사를 찾아볼게. 어차피 내가 돈이 많아.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데, 저승사자 손에서 널 못 구해내겠어?”

경주는 시끄럽다고 느껴 눈썹을 찌푸렸다.

“전신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어도 괜찮아. 내가 곁에서 꼭 붙어 있을 게! 아내는 없어도 친구는 있잖아. 난 너를 절대 버리지 않을 게!”

이유희는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두드렸다.

‘아내가 없어? 곁에 꼭 붙어 있을 거라고? 전신 마비?’

아무리 들어도 자신을 욕하고 저주하는 것 같아 경주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입만 닫으면 우리는 계속…… 친구 할 수 있어.”

이유희는 무안한 듯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우울했다. 하지만 경주가 힘낼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었다.

“경주야, 무조건 버텨. 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는 것보다 할아버지는 어떡해? 네 가족들은 너의 성과를 가로채고 할아버지까지 망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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