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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늘 오만하고 반골 기질이 있는 경주는 말을 잘 들었다. 그는 마치 프라이팬에 있는 물고기처럼 몸을 뒤집었다.

그가 고분고분하자 아람은 살짝 넋을 잃고 붉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남자의 넓적한 등은 그녀 앞에 숨김없이 들어냈다.

끔찍한 멍든 상처가 눈에 들어온 순간, 아람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아람이가 잠자코 있자 경주는 그녀가 놀란 줄 알고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녀에게 힘껏 눌렸다.

“움직이지 마. 자세히 볼 거야.”

“의사가 몸조리를 잘하면 멍이 없어진다고 했어.”

다친 사람은 경주지만, 아람을 부드럽게 위로했다.

“말 안 해도 알아. 내가 보면 모를 것 같아?”

아람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경주는 말문이 막혀 어쩔 수 없었다.

“내 곁에 있을 때는 성질이 강직하고 말을 독하게 하고 담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네.”

“예전에는 너한테 잘 보이려고 위장한 거야.”

아람은 눈을 내리깔고 손끝으로 등의 상처를 검사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모든 일에 결과가 있고 응답이 있는 것은 당연 한 줄 알았어. 너에게 다정하게 섬세하게 대해주면, 언젠간 너도 날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나중에 너의 무정한 마음을 알게 된 후, 당연히 물러서고 위장할 필요도 없어졌어. 그때 난 참 바보였어. 영원히 나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을 위해 나 자신을 너무 괴롭혔어.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네.”

경주는 숨이 막히며 마음이 씁쓸해졌다.

그 당시 경주는 다른 것에 눈이 멀어 가치가 없는 것에 고집스럽게 매달렸다.

어려서부터 받은 억울과 불공평은 그를 일득일식에 끙끙 앓게 했다. 가진 것을 단단히 잡고 싶었고,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버려지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김은주에게 끌렸다기보다는 오히려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구아람…….”

“이쪽 다 봤어. 몸을 돌려 봐.”

아람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의사가 이미 검사해 주셨어…….”

“남을 못 믿겠어. 난 나만 믿어. 몸 돌려.”

의사 뒷배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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