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신 사장님!”한무는 겁에 질려 혼비백산했고 급히 침대 옆의 호출 벨을 눌렀다. 그리고 휴지를 꺼내 신경주의 입가를 닦으려고 허둥거렸다.“사장님! 안 되겠어요! 더 이상 사모님에게 삐지지 마세요! 약을 보내주셨으니 빨리 드세요!”“안돼.”경주는 가슴 통증을 참으며 고집을 부렸다. 그의 눈에는 우울한 슬픔이 보였다.“이것은…… 구아람을 내 곁으로 오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야. 목숨을 걸더라도 구아람을 보고 싶어. 이번엔 꼭 버티겠어!”……“뭐? 그 나쁜 자식이 약을 안 먹어? 왜?”아람은 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임수해가 그녀를 불러서 이 일을 전달하자 가슴이 답답하고 밥맛이 떨어졌다.“아가씨를 만나야 약을 드시겠대요.”임수해는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잘 해주니까 막 기어오르네요! 도와줘도 감사하지 않고, 목숨으로 장난치고 협박까지 해요! 이미 선을 넘었어요. 아가씨도 최선을 다했어요.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세요.”“차 준비해. 성주로 가자!”눈시울이 붉어진 아람은 명령을 내린 뒤 쏜살같이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었다.“아, 아가씨!”황급히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자 임수해는 가슴이 뭉클해지며 씁쓸해졌다.……경주는 부상을 입고 입원했다는 사실을 신씨 가문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사장 자리에 앉으면 자신의 몸 상태조차 비밀로 해야 했다. 신씨 그룹 안팎에서 그의 자리를 탐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만약 그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를 끌어내릴 이유로 될 수도 있다.내우외환의 곤경에 처해 있는 경주는 몇 년 동안 늘 살얼음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았다.모든 것은 그가 신광구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이 아니기 때문이에 일어난 일이다.오늘 밤 그를 보러 온 사람은 여전히 이유희뿐이었다.경주는 오늘 피를 토했다는 사실을 이유희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가 걱정할 까 봐, 또 혼자 분주히 다니면서 치료 방법을 찾으며 시간을 쓸까 봐 걱정했다.“어휴, 참 불쌍하네.”이유희는 구경하는 듯한 표정으로
이유희는 문득 병원이라는 것을 깨닫고 담뱃불을 붙이지 않고 시늉만 했다.경주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심호흡을 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유희야. 내가 아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헐?’이유희의 입술 사이에 있던 담배를 떨며 벌떡 일어섰다.경주가 아람에게 반했다는 사실을 눈치챘었다. 하지만 직접 들어보니 답답한 마음이 뚫린 것처럼 속이 시원했다.“아람이가 좋아졌어. 내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 내가…… 구애를 하고 싶어.”경주는 고개를 들더니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속마음을 얘기했다.매혹적인 그의 두 눈빛은 깊고 진지했다.“네가? 구애를? 할 수 있어? 확실해?”이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질물을 연달아 던졌다.“무엇이든 처음이 있는 법이야. 안 돼도 되게 해야지.”경주는 이유희는 흘겨보았다.“내가 안 되면, 멍청한 네가 있잖아.”“헐! 말을 참 예쁘게 하네, 멍청이라고 말 안 하면 안 돼?”이유희는 그를 째려보았다.“너도 능력이 없잖아. 아니면 구아람과 사귀었겠지. 아니야?”경주의 입방정은 여전했다. 말을 하는 동시에 이유희를 깎아내렸다.“지금 내 곁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너에게 부탁하는 거야.”경주는 연애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지만 여자에게 구애한 적은 없었다.그는 김은주에게 구애를 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내성적이고 우울한 경주에게 주동적으로 다가온 사람은 김은주였다.그래서 아람을 위해 오랜 세월 힘들게 지켜온 자존심을 기꺼이 내려놓고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내가 여자를 꼬시지 못하는 게 아니야. 구아람은 얼굴, 돈, 집안, 능력을 다 가져서 흠잡을 데 없는데, 내가 무엇으로 꼬셔? 어떻게 구아람의 마음을 사로잡겠어?”이유희는 답답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너를 그렇게 깊이 사랑해서 연애에 올인하는 여자인 줄 알았어. 구아람이 일에만 몰두하고 남자를 무시하는 사람일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 너랑도 맞서고 있잖아. 내 지위가 제일 낮은데, 내가 어떻게 구아람을 이겨? 구아람 손에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유희가 떠난 후 병실에는 신경주와 구아람만 남았다.아람이가 들어오기 전 이 남자가 또 피를 많이 토했다는 것을 들어 가슴이 내려앉았다.경주가 못 버티거나 앞으로 고질병이 남게 되면 이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것이고 매일 자책하며 살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차갑게 침대 옆으로 걸어가 퉁명스럽게 경주의 팔목을 잡고 뒤집어 맥박을 쟀다.경주는 눈을 부릅뜨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그럴듯한 모습은 노련한 한의사가 진단하는 듯했다.“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당장 약을 먹어야 해. 내일 먹으면 너무 늦어!”화가 치밀어 오른 아람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경주는 빠르게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꼭 감쌌다.아람은 당황하여 숨이 가빠로워졌다.“손이 너무 차갑네. 밖에 많이 춥지?”경주는 거친 손으로 그녀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손에 흉터가 남아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아프고 죄책감이 느껴져 울컥했다.“미안해. 나 때문에 늦은 밤에 여기까지 왔네.”“미안한 줄 알면 약을 먹었어야지! 도대체 뭐가 문제야!”아람은 흐트러진 마음을 억지로 억누르며 이를 악물고 점점 뜨거운 손바닥에서 손을 떼었다.“어린이야? 스스로 약도 못 먹어? 내가 먹여줘야 해?”“아니.”답답한 경주는 침을 삼키고는 부드럽게 말했다.“어떻게 해야 네가 날 만나러 올 수 있을지 몰랐어. 그냥 보고 싶었어. 구아람.”“봤으니까 약을 먹을 수 있지?”아람은 늘 강인한 남자가 이렇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별로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백진과 임수해의 말을 떠올리자 점점 짜증이 났다. 그러더니 조급하게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빨리 먹어. 이따가 해문으로 돌아가야 해. 셋째 오빠가 오랜만에 집에 왔어. 여기서 너랑 같이 보낸 시간이 없어!”경주는 그녀의 강경한 태도에 마음이 아파나서 주먹을 천천히 움켜쥐었다.한때 자신만 바라보던 아내가 이제 그에게 최소한의 인내심도 없었다.하지만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을 탓하면서 후회했다.그녀를 되찾을
“좋아해. 구아람. 네가 좋아졌어.”아람은 숨이 막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고백을 직접 듣자 만감이 교차했다. 이런 말 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은 아람만이 알 수 있다.방 안에는 고요했다. 그들은 서로의 격렬한 심장 박동 소리가 뚜렷이 들렸다.“신경주, 3년 전이라면 네 고백을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을 거야. 아쉽지만 지금은 3년 전이 아니야. 우리 사이의 감정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말했잖아.”아람의 눈빛은 속세의 덧없을 깨달은 듯 차갑고 냉정했다.“난 널 사랑하지 않아.”“미안해,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마음을 먹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마음이 급한 경주는 이미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그녀가 도망칠까 봐 갈등했다.“날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번에는 내가 베풀고, 내가…….”‘사랑할게.’김은주에게 단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사랑이라는 말을 아람에게 해주고 싶었다.“그만해.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사랑은 필요 없어. 내가 몇 번이나 말해야 기억할 거야?”아람은 그의 입을 막기 위해 대응책을 썼다.“또 그런 말을 하면 지금 당장 가버릴 거야!”경주는 순식간에 울컥하여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잠시 후 아람의 기분이 풀린 것 같아 소심하게 물었다.“내가 말을 안 하면,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을 거야?”“허, 꿈꾸지 마.”“내가 살려주었으니 부탁을 들어준다며? 너무 무리한 부탁만 아니라면.”경주는 눈빛을 반짝이며 포기하지 않았다.“네가 어제…….”아람은 어제 이 병실에서 키스한 것이 생각났다. 경주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은 뒤 깊고 뜨거운 키스를 했었다.그녀의 볼이 순식간에 붉어지고 온몸이 불붙은 듯이 뜨거워졌다.“어제 키스한 거? 그건 아니야.”경주는 입꼬리를 올리고 부드럽게 말했다.아람의 수줍은 표정을 오랜만에 보자 기분이 좋아서 미소를 지었다.“아니라고?”아람은 소리를 질렀다.‘이혼한 30대 남자는 건드리면 안 되겠네. 너무 교활하잖아!’“그건
아람이가 병실로 들어갈 무렵, 임수해는 백진의 전화를 받았다.“도련님.”“수해야! 아람의 비서로서 왜 행방을 우리에게 보고하지 않아!”백진은 바로 질문을 던졌다.“아람이랑 지금 성주 제2병원에 있다고? 신경주를 찾으러 간 거야?”그러자 곧바로 구윤의 차분한 소리가 들려왔다.“진아, 진정해.”백진의 성격은 온순한 편이지만 아람과 관련된 일이면 순식간에 폭발한다.수해는 놀라서 눈을 깜빡였다.“도련님, 어떻게 알았어요?”‘아가씨가 경주를 만나러 온 것을 비밀로 했는데!’“GPS.”구윤은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진이가 수배범을 체포하는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사람을 못 찾겠어?”임수해는 말문이 막혔다.“진아, 걱정하지 마. 아람의 성격을 몰라? 네가 때리고 꾸짖어도 순순히 돌아오지 않을 거야.”구윤은 마음을 연 듯 덤덤하게 말했다.“성인인데, 알아서 하겠지.”“내가 경위팀을 배치해 병원을 포위하고 병실 앞을 지킬 거야. 수해야. 오늘 밤 고생해. 잘 지켜봐. 신경주 그 자식이 아람에게 무슨 짓을 하면 바로 내게 알려줘야 해.”“네, 도련님!”임수해는 이 젊은 대령의 말에 부담을 느껴 군사 자세를 취할 뻔했다.백진은 화가 나서 협박하듯 목소리를 높였다.“신경주가 아람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평생 그 병원에서 못 나오게 하겠어!”……아람이 곁에 있어 경주는 신나게 약을 먹고 약칠했다.병원의 저녁 식사는 밋밋하고 맛도 없었고 특별히 영양가 있는 음식도 없었다.하지만 아람이가 곁에 있어줘서 경주는 엄청 맛있게 먹었다. 이 거친 밥이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다고 느꼈다.굶겼던 것처럼 음식을 싹싹 비우는 경주를 보자 아람이도 배가 고파져 야식으로 먹으려고 밥을 시켰다.그러나 밥은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맛이 없었다. 밥을 낭비해서는 안 되어 억지로 그릇을 비웠다.“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해. 꽃 젤라틴 전복 돼지뼈탕, 연근 갑오징어 용골탕, 소뼈탕등을 먹어.”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경주는 마음에 날카로운 돌이 박힌 것 같은 느낌에 옷깃을 움켜주었다.‘아니, 그런 게 아니야. 구아람. 내가 순간의 충동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야. 너에 대한 마음도 갑자기 생긴 게 아니야. 늦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 13년 전 우리는 함께 생사를 겪었고, 13년 후에도 함께 곤란을 겪었어. 우리는 끓을 수 없는 운명이야.’경주는 이번 생 처음으로 마음속으로 사랑하지만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으로 말을 내뱉을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결국 경주는 침묵을 지켰다.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라 행동을 보일 때인 것 같았다.아람은 열이 내렸지만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3일 동안 바쁘게 움직인 그녀는 경주를 신경 쓰지 않고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그러나 경주는 계속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수호자처럼 전혀 졸리지 않았다.아람이 정말 잠들었다는 것을 확신하자 경주는 통증을 참으며 침대에서 일어나 소파로 다가갔다.아람의 사랑스러운 잠든 얼굴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쭈그려 자고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가로안았다.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안고 있는 손바닥은 땀에 젖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날카로운 턱선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음…….”아람은 여전히 꿈속에 있었다. 품에 안긴 그녀는 마치 잠든 아기처럼 낑낑거렸다.경주의 눈이 깊어지고 목이 따가워났다.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어 얇은 입술을 들이댔지만 참았다.‘나와 결혼한 여자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수한 여인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요정이네.’……다음날, 꿈에서 깨어난 아람은 습관적으로 이불 속에서 만족스러운 기지개를 폈다.오늘 밤은 의외로 편안하게 잤다.‘응? 잠깐!’아람은 벌떡 일어나 앉더니 긴장한 채 주위를 둘러보자 침대에서 잤다는 것을 깨달았다.‘뭐야? 내가 몽유했어?’아람은 급히 이불을 들어 올려보니 옷은 단정했다. ‘좁은 싱글 침대인데, 타잔과 같은 신경주가 누울 자리
아람이가 도시락을 열자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도시락 안에는 색과 풍미가 가득한 해문의 특색 있는 아침 식사가 가득 담겨 있었다.놀랍게도 모든 음식이 그녀가 집에서 항상 먹던 음식이었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꼬르륵-배는 못나게 꼬르륵거렸다.“신경주가 새벽 다섯시에 해문으로 사람을 보내서 사 온 거래요. 도시락이 보온이 되어 아직까지 식지도 않았어요.”임수해는 로봇처럼 침착하게 말하며 음식을 꺼냈다.그는 경주가 아람에게 구애를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비록 아람을 사랑했고 그녀가 사랑에 빠지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경주일까 봐 두려웠다.“미쳤어? 시키지도 않은 짓을 왜 해!”비록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손은 저도 모르게 새우만두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고 씹었다.임수해는 씁쓸하게 웃었다.“구아람, 맛있어?”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사레가 들어 숨이 넘어갈 뻔했다.“켁켁켁…….”아람은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럽게 기침을 하자 얼굴이 붉어졌다.“아가씨, 괜찮아요?”임수해는 깜짝 놀라 손을 뻗어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경주는 남자의 손이 아람의 등을 어루만지는 것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람과 임수해가 아무런 사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질투했다.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아람에게 다가가려고 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아람이가 먼저 일어나 화를 내며 그에게 다가왔다.“어젯밤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왜 침대에 누워 있어?”그녀는 화를 내며 물었다.“내가 안고 갔어. 소파에서 밤새 자면 불편해.”경주와 아람은 매우 가까이 있었다. 그의 부드러운 말 사이로 뜨거운 입김이 아람의 이마에 닿아 애매한 느낌이 들었다.“쓸데없는 짓을 왜 해!”아람은 그의 부드러운 눈을 쳐다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널 위해 하는 일은 쓸데없는 일이 아니야.”경주는 진지하게 말했다.특히 마음을 사로잡는 눈망울이 더해지면 그 매력을 거부할 수 있는 여자는 많지
구아람의 주변 남자들은 너무나도 훌륭했다. 갑자기 대령 오빠가 나타나 신경주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아람아, 괴롭힘당하지 않았어?”백진은 양손으로 아람의 어깨를 잡으며 그녀의 몸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괜찮아. 가자, 오빠.”아람은 싸움이 일어날까 봐 백진과 경주를 오래 만나게 못하려고 그를 끌어내려고 했다.그러나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백진은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형, 수해야. 먼저 아람과 함께 가. 나도 금방 갈게.”“오빠!”아람은 복잡한 감정이 가득한 불안한 목소리로 부르며 눈썹을 찌푸렸다.“아람아, 가자.”구윤은 아람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의미심장하게 경주를 바라보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셋째 오빠의 성격이 제일 좋아. 다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잖아. 걱정 마. 알아서 할 거야.”아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병원에 있으니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여 구윤과 먼저 떠났다.경주의 뜨거운 시선은 문이 닫힐 때까지 그녀를 따라다녔다.문득 아침을 먹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테이블 앞으로 다가갔다. 도시락을 들려는 순간 단단하고 강한 손이 도시락을 내려놓았다.경주는 차갑게 눈을 들어 백진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쳤다.공기 주의 산소가 순식간에 수소로 변하는 것처럼 바로 폭발할 것 같았다.“아직 아침을 안 먹었어요. 이거만 갔다 줄게요.”경주는 냉정하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나쁜 남자가 준 걸 먹으면 동생이 배탈 날까 봐 걱정돼.”백진은 화가 치밀어 피식 웃었다.“네가 예전에 아람을 너무 고생시켰어. 지금 불쌍한 척하고 고육지책을 쓰면서 잘 해주면 아람이가 흔들릴 거 같아? 또다시 신씨 가문과 같은 악마의 굴에 끌어들일 거야? 신경주, 우리 동생을 너무 쉽게 생각하네. 잘해주면 널 따라갈 것 같아? 너 자신을 과대평가한 거야.”“예전에는 다 제 잘못이었어요. 앞으로 구아람에게 잘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경주는 도시락을 가져오고 싶었다.그는 아람의 위가 좋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바자회에서 위 통증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
“내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어. 우리 아이들이, 특히 아람이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날 닮지 말고,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자신만의 행복. 도연아, 우리 딸의 선택한 것이 정말 자신만의 행복일까? 나 이제 어떡해? 만약 듣고 있다면 꿈에서 알려줘, 응?’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구만복이 대답하기 전에 강소연이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만복아, 언니. 윤씨 가문 그 미친 여자가 찾아와서 만복과 연서 언니를 만나려고 해! 내가 들여보내지 않아서 정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술 냄새가 나는데 많이 취하고 주정을 부리는 것 같아!”“윤 회장님 딸 윤민주를 말하는 거야? 왜 왔어?”구만복은 화를 내며 말했다.“윤씨 가문은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여자아이가 감히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밤에 찾아와? 구씨 가문이 무슨 시장이야? 교양도 없어?”강소연은 화가 나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왜 찾아왔는지 물었는데, 너무 취해서 똑바로 말하지 못해. 그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허, 상관없다고? 참 뻔뻔하기도 하네.”유민지는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벌떡 일어서더니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연서를 만나려고 하는 건 연서가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야. 변명하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민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연회에서 아린이 윤진수에게 당해서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윤민주 아가씨가 많은 힘을 했거든.”유민지는 화가 나서 눈이 충혈되었다.“그 당시 수해가 들어가서 아린을 찾으려고 했어. 윤민주가 사람을 데리고 수해를 막고 때려서 중상을 입힌 것도 윤민주야. 왼쪽 어깨 상처가 악화되었고, 왼쪽 눈도 거의 실명할 뻔했어!”“실, 실명?”구만복과 강소연은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 수해가 왼쪽 눈을 거즈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
“강철처럼 단단한 내 자제력이 네 앞에서 버려진 갑옷처럼 견딜 수 없어.”아람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따뜻한 숨결이 경주의 귓가에 맴돌며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남자가 너무 멋있어, 오늘 밤, 보답해줄게.”...성주에게 매우 중요했던 세미나가 놀랍고도 황당한 희극으로 끝났다. 주성택의 조잡한 공직 경력이 공개되면서 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매우 나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대통령도 놀란 나머지 주씨 가문과 주성택과 사적으로 거래한 모든 임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 모두가 위험에 처하여 모두 주성택을 원망했다.윤씨 가문도 영향을 받았다. 명성이 훼손되고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고위층의 감시까지 받게 되었다. 윤정용이 집으로 도망을 칠 때 SNS를 보았다. 잃어버린 왼쪽 신발이 인터넷에 게시되며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드폰을 버리고 리무진의 앞 유리까지 부수었다.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윤정용은 잠이 안 와 모든 사람들을 거실에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윤진수은 여전히 술에 취해 있었다. 고개를 흔들며 욕설을 퍼부으며 들어오자 윤정용에게 뺨을 맞았다. 유성은 담담하게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불구경을 했다.“성택 문제는 누군가 귀에서 고의적으로 한 짓 같아. 도대체 누구야, 누가 감히 우리 윤씨 그룹을 건드려?”윤정용이 화를 내며 비싼 테이블을 부수었다. 수십 년 동안 위엄을 떨쳤던 윤정용은 이렇게 초라한 꼴을 당한 적이 없다. 체면도 잃었고 신발까지 잃었다. 윤정용의 성질로 사람을 몇 명 죽이지 않고는 분노를 진정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아버지, 주성택이 체포되어 우리 윤씨 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윤성우는 생각을 하며 침울한 눈빛으로 말했다.“시급한 문제이니 바로 주성택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해요. 이전에 주성택의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은 혜택을 얻었다는 증거도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해요. 대통령까지 알고 계셔요. 이러다가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