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밖.한무는 병실 문 앞에 서서 복도에 꼿꼿이 서 있는 경위팀을 바라보았다. 단정한 자세와 표정, 그리고 사람을 짓밟는 듯한 엄숙한 카리스마를 바라보자 몸이 떨렸다.문이 열리자 군화의 발걸음 소리가 차갑게 들려왔다.백진은 군모를 고쳐 쓰고 무덤덤하게 걸어 나왔다. 군대에서 수년 동안 엄격한 군사 관리를 매일 받아들여 표정을 들어내지 않았다.“경례!”경위팀은 군대식 경례를 했다.“가자.”백진은 가벼운 명령과 함께 스쳐 지나갔고, 경위팀도 그와 함께 떠났다.한무는 백진의 준수하고 늠름한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강인하고 남성적인 카리스마로 가득 차 있었지만 고귀한 기질까지 있어 반해버렸다.문득 그의 근처도 따라가지 못할 간격이 있다고 느꼈다.한무가 멍 때리는 순간, 경주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우울하게 걸어 나왔다.“신, 신 사장님! 무리하지 마세요.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요. 일찍 퇴원하면 안 돼요.”한무는 황급히 달려가 경주를 부축하려 했지만, 고집이 센 남자에게 밀려났다.“안 돼. 내가 퇴원하지 않고 그룹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신광구와 진주는 분명 의심할 거야. 그들은 이 문제를 이용해 내 권위를 무너 드릴 거야. 내가 입원하고 다쳤다는 것을 절대…… 컥컥!”백진과 다투다 열화가 치밀어 올랐다. 계속 참고 있었던 경주는 고통스럽게 기침을 했다.가슴에서 퍼지는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자 한무는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마음이 아파 눈물이 핑 돌았다.“사장님…… 그룹이든 사장이든, 건강보다 중요하겠어요?”“걱정 마. 안 죽어.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부상을 당했어도 살았잖아?”경주는 가슴을 치켜들고 심호흡을 했다.군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백진의 말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붉어졌다.‘참 억울하네.’……저녁에 아람은 KS WORLD에서 스위트룸을 열고 셋째 오빠를 위해 좋은 음식과 와인을 준비했다.성주에서 일하고 있는 구진과 구도윤,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구아린까지 모였다. 남매가 모이는 것은 항상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고 분
“형! 좀 놔봐, 아람이가 숨을 못 쉬잖아!”백진은 아람이가 혀를 뱉으며 눈을 부릅뜬 모습을 보자 황급히 다가와서 구진의 팔을 잡아당겼다.“참 신선해. 사랑 때문에 죽는다는 말은 들어봐도 동생을 사랑해서 죽는다는 건 처음 보네. 신기해.”구도현은 구진에 대해 농담을 거네며 오리구이를 입에 집어넣었다.“풉!”구아린도 웃음을 참지 못해 급히 입을 가렸다.오빠들 앞에서는 항상 예의 바르고 조용했던 그녀는 이 말을 듣자 음료수를 뿜을 뻔했다.구윤은 구아린이 사레들까 봐 그녀를 쓰다듬어주며 구진을 놀리고 있었다.“진아, 아람은 큰 재난을 겪고 살아남았어. 그런 죽는다는 불길한 말을 하지 마. 재수 없어.”“난 아람을 너무 사랑해서 막말한 거야!”구진의 품에 안긴 아람은 백진에게 빼앗겼지만,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아람의 손을 꼭 잡았다.원래는 화목한 남매의 모임이 아람의 후궁이 싸우는 모임으로 변한 것 같았다.“아람에, 네가 용감하게 사람을 구했는데, 아무런 보상도 없었어?”구도윤은 궁금해서 물었다.“그때 그 여자를 구하고 의식을 잃었어. 그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라.”아람은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를 으쓱하며 백진이 건네준 새우를 하나씩 먹었다.“감사 페넌트는 받았어.”구윤은 배불리 먹고 천천히 냅킨을 집어 입술을 닦았다.사람들은 의아했다.아람도 새우를 입에 넣은 채 멍해졌다.“뭐?”“삼림 공원의 하 팀장에게 전화번호를 남겼었어. 나중에 연락이 왔었어. 네가 구한 여성 등산객이 감사 페넌트와 인사를 하고 싶어서 휠체어에 앉아 가족들과 함께 왔었어. 다만 네가 누구고, 이름이 뭔지 몰라서 그냥 착한 언니라고만 물렀어.”“하 팀장께 직접 연락했어? 그럼…….”“그래. 하 팀장과 네가 늘 존경하던 범 선생이 이미 너의 신분을 알고 있어.”구윤은 마지못해 그녀를 바라보았다.“범 선생과 하 팀장이 네가 구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사실을 알고도 크게 놀라지 않았어. 다만 오빠로서 앞으로 너를 잘 보살피라고 당부했어. 그리고 기락산에 기
“그, 그럼 제가 언니에게 한 잔 올릴게요.”구아린은 두 손으로 술잔을 들었다. 얼굴이 빨간 그녀는 순순히 일어서며 눈빛에 진심이 가득했다.“언니가 빨리 승진하고, 소원을 이루고, 하는 일은 모두 잘 되길 바랄게요.”“오구, 듣기 좋네! 뽀뽀!”아람은 기분이 좋아서 술잔을 비우고 구아린을 향해 뽀뽀를 날렸다.구아린은 눈을 내리깔고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했다.“자! 아람을 위해 건배하자! 아람이가 소원성취하길 바라! 건배!”오빠들은 잔을 들었며 기쁨과 애정에 취해 있었다.아람은 잔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 그들의 진지한 눈빛을 바라보자 마음이 뭉클해져 눈물을 흘렸다.……모임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아람과 백진은 포옹을 했다. 식사를 할 때는 웃음소리로 가득했지만, 헤어지려고 하자 남매는 눈시울을 붉혔다.사실 백진이 있는 군대는 멀지 않은 L 성에 있다.다만 신분이 특별하여 출장으로 몇 달 동안 돌아오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가족들과 같이 있는 시간은 짧고,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다.“오빠, 연서 이모 생일에 돌아올 거지?”아람은 손을 들어 백진의 군복을 어루만지며 직접 군모를 씌워주었다.“미안해, 아람아.”백진은 죄책감에 한숨을 쉬며 아람의 뺨을 꼬집고는 구아린을 바라보았다.“아린아, 미안해. 연서 이모에게 대신 미안하다고 말해줘.”“괜찮아요, 오빠! 바쁘신 거 알아요. 일이 더 중요하죠!”구아린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손을 흔들었다.“하지만 이모의 생일 선물은 준비해 놨어. 아람아, 생일날에 이모에게 전해줘.”“알았어, 오빠.”호텔 지하 주차장에는 L 성에서 특별히 몰고 온 대령 부관의 방탄차가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었다.부관은 공손하게 차 문을 열었다. 백진은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차에 타더니 걱정되어 아람에게 말했다.“더 이상 신경주를 신경 쓰지 마, 그냥 내버려 둬, 알았지?”“알았어! 오빠 잘 가!”아람이 눈을 가늘게 뜨고 백진 앞에서 말 잘 듣는 척하는 모습은 구아린보다 더 온화했다.
약간 취해 있던 구아린은 임수해의 품에 안기자 술기운이 금세 깨어났다.복숭아꽃과 같은 작은 얼굴과 귀, 하얀 목까지 은은한 홍조로 물들었다.“아가씨, 조심해요.”임수해는 그녀가 비틀거리자 많이 취한 것 같아 걱정했다. 그는 긴 팔을 구아린의 가녀린 허리에 걸고 꽉 껴안았다.순간 임수해는 목이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부드럽고 얇은 허리는 잠시 정신을 잃게 했고 저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감탄했다.그러나 결국 임수해는 품위 있는 사람이고 여색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마음을 가다듬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수해야! 아린이를 잘 부탁해!”늘 세심하던 아람은 친한 사람 앞에서 편해져 두 사람 사이의 애매한 느낌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녀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구윤의 팔짱을 끼고 떠났다.두 사람만 남게 되자 분위기는 급격히 어색해졌다.“음…… 언, 언니!”구아린은 나지막하게 외치며 가슴이 쿵쾅거렸다.“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임수해는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안전하게 학교로 모시겠다고 아가씨와 약속했어요.”“괜, 괜찮아요, 수해 오빠. 조금만 마셔서 취하지 않았어요…….”아린은 입을 꼭 다물고 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부드럽게 그를 밀어냈다.하지만 임수해는 걱정되어 바로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취하지 않았다고요? 저번에도 그러고는…….”말을 마치자 두 사람은 모두 멍해졌다.갑자기 그날 밤 가볍지만 뜨거웠던 키스가 생각났다.수해는 구아린의 불그레한 얼굴을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두근거리며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수해 오빠…… 지, 지난번에는 제가 취해서…… 죄, 죄송해요.”당황한 구아린은 죄책감으로 눈이 빨개졌다.용감한 소녀였다면 사랑을 확신하고 이 기회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했을 것이다.하지만 아람은 어머니인 초연서를 닮아 겁이 많고 열등감이 있었다. 임수해가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더라도, 키스를 했더라도 이 사랑을 마음속 깊이 묻어 둘 수밖에 없었다.‘수해 오빠는 아람 언니
돌아가는 길에 구아람은 졸린 듯 구윤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사실 그녀는 원래 백진이 신경주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묻고 싶었다.그러나 생각을 해보니 별 좋은 말은 아닐 것 같았다. 백진은 다정해 보여도 욕할 때는 아람보다 더 무자비했다.아람은 백진이 경주를 어떻게 꾸짖는지 듣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한때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사람이 가장 친한 사람에게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다.“아람아, 자?”구윤은 다정하게 물었다.“아니, 할 말 있어, 오빠?”아람은 정신을 차렸다.“아람아, 먼가 알아챘어?”아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구윤을 바라보았다.“수해와 아린 사이의 분위기가 조금 미묘한 거 알아?”구윤은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애미한 것 같아.”‘음, 애매하다. 애매하다고?’아람은 초롱초롱한 눈을 부릅뜨며 놀라서 턱이 빠질 뻔했다.“오빠? 취했어? 나랑 농담하는 거지?”“남녀 문제로 농담 안 해. 네가 신이 나서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어. 수해가 아린이를 부축해 줄 때, 두 사람의 표정이 이상하고 얼굴까지 빨개졌어. 특히 아린이, 수해를 바라보는 눈빛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예전에 네가 신경주를 바라보던 모습과 똑같았어.”아람은 어이없는 듯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오빠도 참…… 아린의 얘기를 하면서 왜 나를 끌어들여?”입으로 원망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임수해와 구아린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었다.‘언제? 내가 왜 몰랐지?’“수해가 어리지 않아. 곧 30대 될 건데. 대학을 졸업한 후 내 곁에서 비서로 부지런히 일을 했어. 지금 네 곁에서 도와주는 것도 불만이 없어. 수해는 해마다 교대 근무를 하며 제대로 쉬지 못했어.”구윤은 아람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수해가 연애를 하고 싶고 다른 삶은 살고 싶다면, 아람이가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어.”“맙소사, 등잔 밑이 어둠 다는 거야? 작은 강아지처럼 생기더니 취향도 똑같네.”
아람은 마치 끓는 물을 가슴에 부은 것처럼 괴로워서 주먹을 움켜쥐었다.‘왜 그럴까? 신경주는 구아람에게는 그렇게 잘해주면서, 백소아에게는 유독 잔인하게 구는 걸까.’“오빠, 나를 잘 알잖아. 나는 나쁜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야. 오빠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감정이란 원래 복잡한 거야. 하지만 난 아니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알아.”아람은 창밖을 바라보며 울컥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신경주에 대한 감정이 복잡해졌지만, 더 이상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어. 목숨을 걸고 청춘을 바쳐 한 사람을 사랑했어. 상처를 받고 아무런 보상도 얻지 못하는 일은, 내 인생에서 한 번만 하면 충분해.”……임수해는 구아린을 학교로 데려다주었다. 두 사람은 각자 생각에 잠겨 가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밤은 깊고 조용하여 포르쉐 스포츠카는 학교 뒷문에 조용히 멈췄다.그들은 놀랍게도 차에 나란히 앉아 내리려 하지 않았다.하늘의 달이 은은한 빛을 발사하여 차 안의 조용한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로맨스가 느껴졌다.“수해 오빠, 데려다줘서 고마워요…….”구아린은 수줍게 속삭이며 정적을 깼다.“아홉째 아가씨. 너무 예의 차리지 마세요. 임수해나 임 비서라고 부르시면 돼요.”임수해는 구아린에 대한 죄책감이 컸다. 하지만 신분이 다르기 때문에 그의 말에는 예전보다 더 소외감이 느껴졌다.“아가씨와 아홉쨰 아가씨는 어렸을 때부터 봐 온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가씨의 비서이자 구씨 가문을 위해 일하는 부하 직원입니다. 구 사장님이야말로 아가씨의 오빠예요. 저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마음이 세심하고 예민한 구아린은 임수해가 그녀와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을 눈치챘다. 순간 마음이 아파났고 눈앞이 아침 이슬처럼 촉촉해졌다.“수해 오빠. 앞으로 다시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 저를 미워하지 마세요.”“아가씨, 과한 말씀이에요. 아가씨는 저를 귀찮게 한 적이 없어요. 제가 아가씨의 삶에 영향을 찌치고 싶지 않은 겁니다
구아린이 이 여자를 보는 순간 눈을 부릅뜨더니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임수해의 품에서 세게 떨었다.그녀의 이름은 맹진아이다. 구아린과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있는 학생이다. 그녀는 항상 구아린에게 시비를 걸고 괴롭히고 굴욕을 주었다.임수해는 문득 구아람의 말이 떠올랐다. 아홉째 아가씨가 길을 건너는 것을 두려워하고 과속하는 차를 두려워했다.초연서가 구만복과 결혼을 했을 때, 집안에는 자녀가 많았지만 모두 어렸다. 구씨 가문의 세력을 질투하는 일부 라이벌 가문은 구만복을 건드리지 못하자 그의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했다.당시 그 가문은 초연서가 가장 미움받는 사모님이라고 생각해 그녀의 자식도 미움을 받고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7살에 불과했던 구아린을 죽이려고 했다. 그들은 사업을 강탈한 구회장이 자식을 하늘로 먼저 보낸 고통으로 죽게 만들겠다고 했었다.결국 구아린은 목숨을 건졌고 가벼운 부상만 당했다. 구만복도 그 가문을 망하게 했지만 어린 구아린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그 생각을 하자 임수해는 숨이 막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가씨, 괜찮아요?”“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구아린은 억지로 웃으며 덤덤한 척했다.하지만 창백한 얼굴에 흐르는 식은땀은 여전히 그녀의 두려움을 드러냈다.이때 맹진아라는 섹시한 여자가 그들을 흘깃 쳐다보았다.구아린이 잘생긴 남자의 품에 있는 것을 보자 맹진아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미움과 질투를 들어냈다.그러다 이 잘생긴 남자가 단지 1억짜리 포르쉐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표정이 점점 더 풍부해지면서 경멸하는 듯했다.“허, 불쌍한 년.”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우연히도 임수해와 구아린이 모두 들었다.화가 난 임수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아가씨, 잠깐만 기다려요. 곧 갈게요.”“수, 수해 오빠!”당황한 구아린은 그를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임수해는 차가운 표정으로 여인에게 다가갔다.“방금 누구를 말하는 거예요?”“제가 말했나요? 잘못 들은 것 같은데?”맹진아
팍-차 안에서 지폐 뭉치를 쓰레기를 버리는 것처럼 굴욕적으로 임수해의 몸에 던졌다.“너!”임수해는 차 안에 있는 사람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페라리는 순식간에 시동을 걸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임수해가 모욕을 당하자 구아린은 눈썹을 찌푸리고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오빠, 받아요. 이건 윤 사장님께서 준 포상이에요.”윤 사장님이 떠난 것을 보자, 방금 전까지 가식적인 태도를 보였던 맹진아는 모습을 드러냈다.심지어 구아린 앞에서 풍만한 가슴을 임수해에게 밀착시키고 손을 들어 그의 옷깃을 만졌다.“오빠, 잘 생기고 품격이 있어 보이는데, 왜 소문이 나쁜 비천한 여자와 같이 있는 거야? 오빠의 수준을 끌어내리고 있잖아. 아니면…… 아!”안색이 어두운 임수해가 격렬하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맹진아의 몸이 임수해에게 쏠리자 그녀는 비참하게 발을 헛디뎠다.하이힐을 신고 있던 그녀가 균형을 잃더니 곧바로 쿵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그녀는 임수해와 구아린에게 큰 절을 했다.구아린은 웃음이 터져 나올 뻔하여 몰래 입을 막았다.“아파…… 젠장!”맹진아는 추운 날 허벅지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무릎을 꿇을 때 슬개골이 부서질 것만 같았고 너무 아파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임수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오빠…… 너무 아파서 일어설 수가 없어. 부축해 주면 안 돼?”“일어설 수 없다고? 허, 우리 동생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무릎을 꿇은 줄 알았어.”임수해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놀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상관없어. 우리 동생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받아들일게.”맹진아는 화가 나서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땅을 치고 싶었다.‘내가 윤씨 그룹 사장의 여자인데, 감히 날 모욕해? 넌 죽었어. 구아린도 감히 날 비웃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가시죠.”임수해는 구아린의 곁으로 돌아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학교로 향했다. 떠나기 전 임수해는 비아냥거렸다.“지금 이 세상은 위험하고 사람들의 마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
“내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어. 우리 아이들이, 특히 아람이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날 닮지 말고,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자신만의 행복. 도연아, 우리 딸의 선택한 것이 정말 자신만의 행복일까? 나 이제 어떡해? 만약 듣고 있다면 꿈에서 알려줘, 응?’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구만복이 대답하기 전에 강소연이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만복아, 언니. 윤씨 가문 그 미친 여자가 찾아와서 만복과 연서 언니를 만나려고 해! 내가 들여보내지 않아서 정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술 냄새가 나는데 많이 취하고 주정을 부리는 것 같아!”“윤 회장님 딸 윤민주를 말하는 거야? 왜 왔어?”구만복은 화를 내며 말했다.“윤씨 가문은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여자아이가 감히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밤에 찾아와? 구씨 가문이 무슨 시장이야? 교양도 없어?”강소연은 화가 나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왜 찾아왔는지 물었는데, 너무 취해서 똑바로 말하지 못해. 그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허, 상관없다고? 참 뻔뻔하기도 하네.”유민지는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벌떡 일어서더니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연서를 만나려고 하는 건 연서가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야. 변명하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민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연회에서 아린이 윤진수에게 당해서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윤민주 아가씨가 많은 힘을 했거든.”유민지는 화가 나서 눈이 충혈되었다.“그 당시 수해가 들어가서 아린을 찾으려고 했어. 윤민주가 사람을 데리고 수해를 막고 때려서 중상을 입힌 것도 윤민주야. 왼쪽 어깨 상처가 악화되었고, 왼쪽 눈도 거의 실명할 뻔했어!”“실, 실명?”구만복과 강소연은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 수해가 왼쪽 눈을 거즈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
“강철처럼 단단한 내 자제력이 네 앞에서 버려진 갑옷처럼 견딜 수 없어.”아람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따뜻한 숨결이 경주의 귓가에 맴돌며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남자가 너무 멋있어, 오늘 밤, 보답해줄게.”...성주에게 매우 중요했던 세미나가 놀랍고도 황당한 희극으로 끝났다. 주성택의 조잡한 공직 경력이 공개되면서 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매우 나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대통령도 놀란 나머지 주씨 가문과 주성택과 사적으로 거래한 모든 임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 모두가 위험에 처하여 모두 주성택을 원망했다.윤씨 가문도 영향을 받았다. 명성이 훼손되고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고위층의 감시까지 받게 되었다. 윤정용이 집으로 도망을 칠 때 SNS를 보았다. 잃어버린 왼쪽 신발이 인터넷에 게시되며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드폰을 버리고 리무진의 앞 유리까지 부수었다.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윤정용은 잠이 안 와 모든 사람들을 거실에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윤진수은 여전히 술에 취해 있었다. 고개를 흔들며 욕설을 퍼부으며 들어오자 윤정용에게 뺨을 맞았다. 유성은 담담하게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불구경을 했다.“성택 문제는 누군가 귀에서 고의적으로 한 짓 같아. 도대체 누구야, 누가 감히 우리 윤씨 그룹을 건드려?”윤정용이 화를 내며 비싼 테이블을 부수었다. 수십 년 동안 위엄을 떨쳤던 윤정용은 이렇게 초라한 꼴을 당한 적이 없다. 체면도 잃었고 신발까지 잃었다. 윤정용의 성질로 사람을 몇 명 죽이지 않고는 분노를 진정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아버지, 주성택이 체포되어 우리 윤씨 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윤성우는 생각을 하며 침울한 눈빛으로 말했다.“시급한 문제이니 바로 주성택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해요. 이전에 주성택의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은 혜택을 얻었다는 증거도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해요. 대통령까지 알고 계셔요. 이러다가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