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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이유희가 떠난 후 병실에는 신경주와 구아람만 남았다.

아람이가 들어오기 전 이 남자가 또 피를 많이 토했다는 것을 들어 가슴이 내려앉았다.

경주가 못 버티거나 앞으로 고질병이 남게 되면 이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것이고 매일 자책하며 살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차갑게 침대 옆으로 걸어가 퉁명스럽게 경주의 팔목을 잡고 뒤집어 맥박을 쟀다.

경주는 눈을 부릅뜨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그럴듯한 모습은 노련한 한의사가 진단하는 듯했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당장 약을 먹어야 해. 내일 먹으면 너무 늦어!”

화가 치밀어 오른 아람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경주는 빠르게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꼭 감쌌다.

아람은 당황하여 숨이 가빠로워졌다.

“손이 너무 차갑네. 밖에 많이 춥지?”

경주는 거친 손으로 그녀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손에 흉터가 남아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아프고 죄책감이 느껴져 울컥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늦은 밤에 여기까지 왔네.”

“미안한 줄 알면 약을 먹었어야지! 도대체 뭐가 문제야!”

아람은 흐트러진 마음을 억지로 억누르며 이를 악물고 점점 뜨거운 손바닥에서 손을 떼었다.

“어린이야? 스스로 약도 못 먹어? 내가 먹여줘야 해?”

“아니.”

답답한 경주는 침을 삼키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어떻게 해야 네가 날 만나러 올 수 있을지 몰랐어. 그냥 보고 싶었어. 구아람.”

“봤으니까 약을 먹을 수 있지?”

아람은 늘 강인한 남자가 이렇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별로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백진과 임수해의 말을 떠올리자 점점 짜증이 났다. 그러더니 조급하게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빨리 먹어. 이따가 해문으로 돌아가야 해. 셋째 오빠가 오랜만에 집에 왔어. 여기서 너랑 같이 보낸 시간이 없어!”

경주는 그녀의 강경한 태도에 마음이 아파나서 주먹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한때 자신만 바라보던 아내가 이제 그에게 최소한의 인내심도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을 탓하면서 후회했다.

그녀를 되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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