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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온지유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소용없을 거야. 나랑 이현 씨 사이엔 아무런 감정이 없거든. 네가 노승아 씨를 처리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나타났을 거야.”

백지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럼 나도 할 말이 없지.”

도우미 아주머니의 요리가 전부 완성되었다.

온지유는 별로 많이 먹지 않았지만, 자꾸만 졸음이 밀려왔다.

다음 날 아침.

온지유와 백지희는 갤러리로 갔다.

백지희는 조금 유명세가 있는 화가였던 터라 조금 변장을 하여 왔지만 그래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

갤러리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백지희는 온지유의 팔을 놓아주는 수밖에 없었다.

“지유야, 너 먼저 돌아가.”

말을 마친 뒤 백지희는 다른 곳으로 갔다.

백지희가 없으니 혼자가 된 그녀는 너무도 무료했다. 그러나 입구에서 여이현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온지유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이현을 지나치려 했다. 그러자 여이현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온지유, 벌써 연기 시작한 거야?”

“아니요. 전 그냥 이젠 회사도 그만두었으니 이현 씨 곁에 있기엔 부적절한 것 같아서 그냥 가려던 참이었어요.”

온지유는 그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여이현이 나직하게 말했다.

“난 널 찾아온 거야. 나랑 함께 가. 네가 처리해줘야 할 서류가 있으니까.”

온지유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여이현이 먼저 걸음을 옮겼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하면 온지유가 따라오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거절하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온지유는 확실히 그의 생각대로 따라가고 있었지만, 그녀는 의문을 제기했다.

“대표님, 그 서류들은 이채현 씨가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채현을 멋대로 내 비서로 뽑은 것도 모자라 지금 내 사생활에도 간섭하게 하려는 거야?”

여이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가 내뱉은 말에서는 싸늘함이 느껴졌다. 심지어 그녀는 여이현의 찌푸려진 미간과 서슬 퍼런 눈빛도 상상이 되었다.

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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