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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여이현은 고개도 쳐들지 않았다.

“호텔에 가서 금강 그룹 책임자를 픽업해. 점심 식사 장소랑 저녁 식사 장소도 알아보고.”

“네.”

여이현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온지유는 호텔 주소를 받고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문을 열려던 순간, 누군가 팔목을 덥석 잡아 깜짝 놀랐다.

뒤이어 이채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 비서님은 저를 직접 뽑아주신 분이시잖아요. 제가 어떤 성격인지 모르세요?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물어본 거잖아요. 정말 진심으로 배우고 싶었다고요. 대표님한테 다시 말씀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이채현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주차장에서 기다리면서 온지유든, 배진호든, 여이현이든, 아무나 지나가는 대로 비굴하게 사정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온지유는 동정심 따윈 없었다.

“대표님 성격 아시잖아요. 대표님께서 다시 돌아오라고 하시겠어요?”

온지유는 이채현 하나 때문에 여이현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마음 약한 사람이라고 놀림당하고 싶지도 않았다.

여이현의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무도 그의 용서를 받을 수 없었다.

아, 노승아라면 다를 수도 있었다.

조금의 희망을 품고 있던 이채현은 온지유의 말을 듣고 그제야 포기하기로 했다.

“제가 그런 질문하는 게 뭐가 잘못됐어요? 제가 입사한 날부터 저한테 정확히 말씀해 주셨잖아요. 인수·인계받으려면 언제 그만두시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온 비서님이 적어주신 노트로는 모르겠어서 그래요. 온 비서님, 설마 제가 자리를 뺏었다고 갑자기 그만두기 싫어진 건 아니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온지유는 이채현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제 와서 보니...

이채현이 이렇게 본모습을 드러낼 줄 몰랐다.

온지유는 더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이 일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대표님이에요. 대표님께서 누구를 남기고 싶으면 남기는 것이고, 누구를 쫓아내고 싶으면 쫓아내는 거예요. 아무도 간섭할 수 없어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어떻게 하면 더욱 괜찮은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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