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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줄행랑

한유라의 진심어린 말에 소은정도 고개를 들었다.

소은정과 시선이 마주친 한유라는 잔뜩 붉어진 눈시울로 싱긋 웃어 보였다.

한동안 병실에는 김하늘의 훌쩍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내가 뭐라고... 가슴이 너무 아파. 아파서 죽을 것 같아…

죽음 같은 정적을 깬 건 바로 소은정의 휴대폰 벨소리였다.

소은해의 영상 통화 초대였다.

“얼른 하늘이 좀 보여줘.”

“...”

하, 난 이제 아예 투명인간 취급이네.

소은정이 휴대폰을 김하늘에게 건네자 김하늘은 눈물을 닦고 깊은 한숨까지 내쉬었다.

한유라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부축해 침대에 앉혔다.

휴대폰을 든 김하늘의 시야에 완벽하게 세팅된 소은해의 모습이 들어왔다.

아침까지 초췌했던 모습과 달리 지금 그의 모습은 누구나 다 아는 소은해의 얼굴이었다.

‘오빠는 진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같아... 하느님의 편애를 받는 사람이라는 게 그런 사람인 걸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김하늘이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훑어보던 소은해가 물었다.

“왜 눈이 빨개? 혹시 머리 아파? 은정이한테 의사쌤 부르라고 해!”

오버스러운 소은해의 반응에 피식 웃던 김하늘이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에 소은해가 다급하게 그녀를 말렸다.

“머리 그렇게 흔들지 마. 너 지금 다쳤다고.”

소은해의 말에 김하늘이 흠칫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녀를 걱정하는 소은해의 모습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는 무언가가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결국 참고 참았던 눈물이 다시 흘러내리고 소은정에게 휴대폰을 던지듯 넘긴 김하늘은 이불로 얼굴을 덮어버렸다.

“끊어.”

짧게 말한 소은정은 바로 영상 통화를 끊어버렸다.

잠시 후, 휴대폰을 확인하던 소은정은 김하늘에 관한 기사와 사진들이 거의 내려간 걸 확인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페이지를 새로 고침한 뒤 가장 첫줄에 뜨는 기사 타이틀을 발견한 소은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소은해, 영화 시사회에서 갑자기 사라져?”

‘으아... 결국 사고쳤네.’

한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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