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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현모양처

전동하가 매력적인 목소리로 위로를 시작했다.

“기분 풀어요. 차라리 은해 씨한테 줄 선물이나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선물이요?”

“하늘 씨랑 사귀는 거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선물은 해야죠.”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소은정의 얼굴도 달아올랐다.

“글쎄요. 아직은 잘 몰라요...”

“이번 일을 계기로 분명 달라질 거예요.”

전동하의 미소에 소은정이 의심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요?”

“내기 할래요?”

“어떻게요?”

소은정의 몸을 돌려 시선을 마주친 전동하가 말했다.

“은정 씨가 지면 직접 요리해 주는 거예요. 어때요?”

“그게 다예요?”

너무 쉬운 조건이라 당황스럽긴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왠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고 보니까... 나 요리 잘 못했지? 게다가 동하 씨한테는 저번에 아팠을 때 흰죽 끓여준 거 말곤 제대로 된 요리는 한 번도 안 했네.”

“그래요.”

소은정 역시 당당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져봤자 겨우 식사 한 끼 직접 대접하는 것이니 어려울 게 없을 거라 생각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내기는 무조건 그녀의 승리일 것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은해가 몇 개월을 쫓아다녔는데도 꿈쩍도 않던 김하늘이다.

이렇게 쉽게 마음이 바뀐다고?

‘아니야. 하늘이는 누구보다 이성적인 사람이야. 그렇게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진 않을 거야.’

“일단 좀 자요. 그 동안 난 요리 좀 해놓을게요.”

전동하가 소은정의 잔머리를 귀뒤로 넘겨주고 시간을 확인한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쯤에는 깨워줘요. 다시 병원도 가봐야 할 것 같아서요.”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이고 소은정은 나른한 하품과 함께 안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밤새 마음을 졸였던 탓일까? 침대에 눕자마자 피곤함이 밀려들고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소은정이 다시 눈을 뜬 건 코끝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 때문이었다.

비몽사몽인 와중에도 배는 꼬르륵 소리를 내고 있었다.

주방에서 들리는 달그락 소리에 소은정이 흠칫했다.

‘설마 아직도 요리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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