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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라이터

하연은 짜증과 피곤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며, 상혁에게 전혀 따뜻함을 보여주지 않았다.

상혁의 얼굴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말했다.

“황 비서가 말했어, 네가 오늘 나온다고. 내가 데려다줄게.”

“정말 수고하셨네요, 부 대표님. 방금 라이브 방송을 끝내고도 날 데리러 오시다니, 그런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나는 당신처럼 명예롭게 무죄를 입증받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더러워질 뻔한 사람인데요.”

하연은 어깨를 떨며, 화를 억누르지 못한 채 비꼬는 말투로 그에게 말을 이어갔다.

“하연아.”

상혁은 목소리를 낮췄지만, 인내심이 거의 바닥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벨이 울렸고,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 사장님, 옷을 가져왔습니다.”

상혁은 시선을 돌리고 한발 물러났다.

하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문을 살짝 열어 옷을 받았다.

“최 사장님, 늦어도 7시까지는 가셔야 합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하연이 대답하지 않고 문을 닫으려 하자, 상혁이 그녀의 등 뒤에서 손을 내밀어 문을 닫아주었다. 그의 체온과 향기가 하연을 감싸는 듯했다.

옷은 새로 나온 드레스였고, 개인적인 모임에서 입을 법한 옷이었다.

“어디 가는 거야?”

상혁의 숨결이 하연의 귓가에 닿았는데,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추궁이 섞여 있었다.

하연이 드레스를 꽉 쥐자, 그가 한발 앞서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가 하연이 반항하려는 걸 미리 알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그녀가 화가 나서 상혁의 발을 세게 밟았다.

상혁은 아프다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여전히 손발을 잘 쓰는구나. 자면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아침마다 네가 내 위에 걸쳐 있어도 날 탓했잖아.”

그는 사적인 이야기를 태연하게 입 밖으로 내뱉었고, 하연은 얼굴이 벌게졌다.

“그만해요! 그런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어디 가는 건데?”

그는 포기하지 않고 물었고, 하연도 어쩔 수 없었다.

“부 대표님 덕분에, 정태산 선생님의 부인이 특별히 날 보러 오신대요.”

그 이름을 듣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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