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816화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

공유

제816화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

작가: 손라떼
이 말이 상혁의 귀에 들어갔을 때, 그것은 마치 부씨 가문의 복잡한 관계를 은근히 비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연은 더 이상 대응하고 싶지 않았고, 지쳐가는 마음을 느꼈다.

상혁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거친 손길로 하연을 자신의 품속으로 확 끌어안으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러면 한창명에게 물어보지 그래? 그 사람이 너를 위해 자신의 앞날을 포기할 수 있는지. 설령 그렇다 해도, 끝까지 널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하연은 창피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미 말했잖아요! 나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요! 당신만 아니었으면, 애초에 이런 곤경에 빠지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후회해?”

상혁이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밀착시키며 낮게 속삭였다.

“너와 나 사이, 단지 몇 년간의 얽힘이 아니라, 그 전부터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거잖아. 네가 지우고 싶다고 해서 지워질 사이가 아니라는 뜻이지.”

좁은 공간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얽히자, 하연은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상혁은 마치 거대한 산처럼 하연을 압도하며 밀어붙였다.

“나와 헤어지고 싶다면, 먼저 이 모든 걸 정리해.”

하연은 상혁이 하는 말에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내가 헤어진다는 말을 꺼낸 건 그저 내 순간적인 감정이었을 뿐인데, 지금 이 나쁜 놈은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이고 있어!!’

“먼저 나를 놓아줘요. 밖에 사람도...”

그녀는 상혁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얼굴을 빨갛게 붉혔다.

바깥에서 오가는 발소리와 대화 소리, 이 모든 상황은 더욱 긴장감 넘치고 금지된 것처럼 느껴졌다.

상혁은 하연의 머리를 꼭 붙잡고, 일부러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떨어져 있는 동안, 난 네가 너무 그리웠어. 넌 나를 그리워하지 않았어?”

하연은 억지로 침착하게 말했다.

“안 그리웠어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상혁은 더욱 강하게 하연을 끌어안았고, 두 사람은 옷 너머로 서로의 뜨거운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시 대답해. 그리웠어, 안 그리웠어?”

하연은 다리 사이에 느껴지는 상혁의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17화 소리 내면 안 돼

    밖에 있는 여자들은 ‘그런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화장을 고치고 다시 자리를 향해 나섰다.하연은 상혁이 이곳에서 이렇게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기에 몸을 지탱할 힘도 없이 그의 품에 기댄 채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쉬어 있었다.상혁은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리며 속삭였다. “왜 울어? 여긴 집이 아니야, 소리 내면 안 돼.”하연의 집이나 상혁의 집에서는 공간이 넓어 목소리가 새어나갈 걱정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상혁은 하연의 목소리를 좋아했다. 그녀가 목이 쉬어가며 간절하게 애원하고, 때론 투정 부리는 그 목소리를.상혁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밖에 나가면 주경미 사모님에게 뭐라고 말할 거야?”하연은 이를 악물며 대꾸했다. “당신이 화장실에서 여자랑 바람피웠다고 말할 거예요.”상혁은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묻는다. “네 이름도 같이?”하연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렇게 큰소리치고 싶다면 해봐요.”상혁은 하연의 힘없는 반응에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한층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기 시작했다. “한창명은 너에게 맞지 않아, 연아. 한서준이 널 끌어들인 건, 내가 반드시 뼈저리게 후회하게 할 거야. 그리고 왕진을 찾았어, 병원에서 자기 딸과 함께 있어. 시간 될 때 한 번 들러봐.”그는 모든 것이 철저하게 계획된 상태였음을 밝혔다.하연은 상혁의 주도면밀함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하연의 머릿속이 하얘지고, 몸도 덩달아 흔들렸다. 상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간신히 제압했다.바로 그때, 밖에서 식당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 사장님, 여기 계세요? 주경미 사모님께서 찾으십니다.”하연은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다.그녀가 말을 잇지 못하자, 상혁이 재촉했다. “대답해.”하연은 온 힘을 다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금방 나가요.”하지만, 상혁의 손길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고, 하연은 간신히 신음을 참았다.식당 직원은 다시 한번 말했다. “주경미 사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18화 요즘 생각할 일이 많아서요

    상혁도 그 분위기를 감지한 듯, 고개를 돌려 하연을 바라보았다.말은 없었지만, 하연은 상혁이 자신을 살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한 검사장님, 안녕하세요.”하연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상혁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출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뒷모습은 망설임 없이 단호했다.한창명도 손을 내밀며 맞잡았다. “하연 씨, 아니 최 사장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요즘 명성이 대단하던데요.”그의 말투는 공적이었는데, 하연은 곁에 서 있는 이현오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그렇군요, 한 검사장님께서도 저를 알고 계시다니, 영광입니다.”이현오는 하연의 시선을 피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주경미가 대화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아유, 창명아, 여자랑 얘기할 때도 일에 관한 말을 하다니, 어서 들어와 앉거라.”주경미는 부상혁보다 한창명을 더 좋아한다.하연은 한창명을 처음 보았지만, 그의 이름은 여러 번 들어보았다. 한창명은 정직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유명했다. 하연이 실제로 마주한 한창명은 소문 그대로였다. 단정하고 성실한 모습, 부상혁의 온화함보다는 진지함과 엄격함이 더 두드러지는 사람이었다.한창명은 하연에게 사과하며 차를 따랐다. “아까는 실례했습니다. 최 사장님께 차를 올리겠습니다.”한창명도 하연을 처음 대면했지만, 사진으로만 보던 그녀는 현실에서 훨씬 생기 넘쳤다. 주경미는 이 둘을 잘 엮기 위해, 옆에서 휴게실을 열어놓고 가벼운 게임을 제안하며 분위기를 풀어갔다. 하연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의미심장하게 한창명의 곁에 있는 이현오를 바라보았다. “이 늦은 시간에 비서까지 대동하셨군요. 업무가 있으셨나요?”한창명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이현오를 힐끗 보았다. “오기 전에 일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다 처리됐습니다.”“이 비서, 먼저 돌아가도 돼.”이현오는 긴장한 얼굴로 하연을 보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 “검사장님, 몸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너무 무리하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19화 위협적인 말

    하연은 예상 밖이었다. 그녀는 이 일 뒤에 이런 사정들이 있을 줄은 몰랐다.“아까 보니까, 최 사장님과 부 대표님의 사이가 별로 안 좋은 것 같던데요?” 한창명은 약간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감정사를 엿볼 생각이 없었지만, 이번 사건이 끝나지 않은 듯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부상혁과 최하연이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하연을 만나기로 했다.하연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한창명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왜 웃으시죠?” “한 검사장님, 정말 예리하시네요. 좀 더 일찍 뵐걸 그랬어요. 지난번에 한 검사장님을 만났다면, 그렇게 당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무슨 뜻이죠?”“너무 분명하게 말하면 재미없잖아요. 한 검사장님은 수사하는 걸 좋아하시니까, 한 번 해보시죠? 제가 제공한 정보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하연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 검사장님, 주경미 사모님께 저는 먼저 가보겠다고 전해주세요. 다음 만남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하연은 긴 복도를 따라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그때, 모퉁이에서 한 인물이 나타났고, 떨리는 목소리가 뒤따라왔다.“최 사장님...”이현오였는데, 아예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이현오의 영리한 얼굴은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최 사장님, 지난번 일은 제가 선을 넘었습니다. 술을 마셔서 정신이 없었을 뿐입니다. 사과드리러 왔어요. 최 사장님, 넓은 마음으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하연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이 비서님, 그때는 무섭지 않으셨나 보네요. 이제 와서 사과하는 건,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그날 손이현이 없었다면, 하연이는 정말 큰일이 났을 것이다.이현오는 처음 B시에 왔기에 최하연의 신분을 몰랐고, 그녀가 한창명과 직접적으로 얽힐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현오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을 뻔했다.“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현오는 손을 비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20화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거야

    상혁의 얼굴은 물처럼 차분했다. 그는 하연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용히 차 문을 열며 말했다. “타.”하연은 국세청 직원 김은석이 데려다줬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녀는 보는 눈이 많은 상황에서 계속 상혁과 대치할 수 없어 말없이 차에 올랐다. 운전기사는 칸막이를 올려 모든 소리를 차단했다.“방금 이현오가 왜 널 찾았어?” 상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하연은 시선을 허공에 두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눌렀다. “별거 아니에요.”“이현오가 널 보는 눈빛이 이상했어. 내가 조사할까, 아니면 네가 직접 말할래?” 상혁은 이미 그 상황을 눈치챘지만, 많은 사람 앞이라 참았던 것이다.하연은 상혁이 조사하면 모르는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뒷좌석에 기대며 대답했다. “한창명이 나한테 좋은 인상을 받았나 봐요. 그래서 이 비서에게 다음에 만날 시간을 잡으라고 한 거죠.”말이 끝나자마자 하연의 팔에 통증이 느껴졌다. 상혁이 하연을 강하게 당겨 품에 안았고, 강제로 그녀의 다리를 벌려 무릎 위에 앉혔다.상혁은 하연의 얼굴을 똑바로 보게 했다. “거짓말.”“부 대표님께서 저와 다른 남자의 만남을 허락하신 거잖아요. 제 매력에 대해선 인정하시는 거 아니었나요?”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들의 눈빛 속에는 집착과 고집이 숨겨져 있었다. “말했잖아, 한창명은 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상혁은 등을 기대며 다리를 흔들었다. “이현오는 이미 밖에 나와 있었어. 한참을 서성이다가 갔지. 그런데 한창명이 보냈다고?” 하연은 상혁이 처음부터 떠나지 않고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거짓말이 들통난 하연은 할 수 없이 설명했다. “서태진의 약점을 잡기 위해서 이현오에게 접근했었어요. 이현오의 사무실에서 이현오가 나를 추행하려 했고요. 아까 와서 그 일을 비밀로 해달라고 빌더군요.”하연은 일부러 부남준의 존재를 생략했는데, 설명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이었다.그녀는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무심하게 말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21화 이거 방송 사고 아니야?

    하연은 밤새 바쁘게 일을 하고 나서 정말 피곤했다.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의 안내로 집에 들어서자마자, 창가에 서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최하경을 보았다.“하경 오빠?”하경은 하연의 목소리를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 “상혁이가 너를 데려다줬어?”차의 불빛이 밝았기 때문에 하경은 이미 모든 것을 다 보았다.하연은 발끝을 바라보며 약간 어색하게 말했다. “나와 상혁 오빠의 사이가 좀 복잡해졌어요.”하경은 하연 앞으로 다가가 동생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며 무겁게 말했다. “복잡해진 건 너희가 아니야. 상혁이가 복잡해진 거지. 상혁이 너에게 한 가지를 숨겼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걸 숨길 수 있어. 잘 생각해서 계속할지 말지 결정해.”하경이 상혁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의외였던 하연은 물었다. “오빠,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하경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며칠 전 하연과 헤어진 후 바로 호텔로 가 상혁을 찾아갔던 일을 떠올렸다.그때, 하경은 책상에 손을 짚고 상혁을 몰아붙였다. “네가 내 프로그램을 해킹했다는 게 말이 돼? 솔직히 말해, 해킹한 사람이 너 맞아?”상혁은 전혀 놀라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하경아, 나도 전에 컴퓨터공학 전공했었잖아.”“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너는 이미 전공을 바꿨고, 당시 네 실력으로는 지금 내 프로그램을 해킹하는 건 불가능했을 텐데, 어떻게 한 거야?”하경은 강하게 몰아붙였다. 상혁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에 좌절감이 밀려오는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경쟁심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이렇게 부족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취미로 가끔 연구했어. 하경아, 진정해.”상혁은 업무가 바쁜 듯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려 하지 않았다.하경은 상혁이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상혁아, 우리는 오랜 친구였고, 학창 시절부터 친형제 같았어.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내가 너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별로 없네. 너는 너무 많은 일들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22화 절대 잘 되지 못할 거야

    마침 한가했던 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같이 봐요.”하성은 바로 하연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그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최하성의 연예계 친구였고, 하성은 촬영장을 방문한다는 명목으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차가 촬영장 입구에 멈추자, 하성과 하연은 기자들이 촬영장 안으로 미친 듯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았다.한서영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손에는 여행 가방을 질질 끌며 몹시 초라해 보였다. “당신들이 나를 해고할 순 없어! 나는 드라마의 서브 여자 주인공이야! 촬영도 거의 끝나가는데! 이건 계약 위반이야!”“그런 추문이 터진 건 당신 잘못이지. 우리가 손해 배상을 청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알아! 얼른 나가! 당장!”스태프들은 한서영을 강제로 밖으로 밀어냈다.기자들이 곧바로 달려들었다. “한서영 씨,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건가요?”“정말 어떤 재벌가의 애인이에요? 그 영상도 그 재벌가와 관계가 있었던 건가요?”“한서영 씨! 한서영 씨!”“꺼지라고!” 서영은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비명을 질렀다. “다 거짓말이야! 나는 연예인이야.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하지만 그 영상은...”서영은 격분하여 기자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 “한마디만 더 하면 네 입을 찢어버릴 거야!”기자는 비명을 질렀다. “어머! 한서영 씨가 폭행했어요!”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하연과 하성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기회를 줘도 어리석은 여자는 그걸 잡지 못해.”서영이 몰락하고 이방규가 모습을 감춘 지금, 서영이 맞이한 이 비참한 결말은 본인이 자초한 것이다.속이 시원해진 하성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웃음소리는 서영의 주의를 끌었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최하연?!!”“너구나! 네가 그 영상을 퍼뜨린 거야... 감히 여기까지 오다니!”서영은 소리치며 달려들려 했지만, 보디가드가 그녀를 제지했다. 서영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23화 이현오가 사고를 당했어요

    “무슨 일이야?”[사장님, 방금 소식을 들었는데, 이현오가 사고를 당했어요.]하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젯밤에도 봤던 사람이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고?’그녀는 바로 상혁을 떠올렸다.태훈은 하연에게 영상을 하나 보냈다.영상 속은 어두운 밤이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켜진 번화한 거리, 바의 간판들이 고층 건물에 걸려 반짝였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촬영자는 원래 야경을 찍고 있었지만, 갑자기 아래에서 차량의 굉음이 들려왔다.차에서 내린 이현오는 단정한 차림이었고, 조용히 회관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의 발에 차인 그는 회관에서 튕겨 나와 도로에 세차게 떨어졌다. 이현오를 향해 다가오는 것은 얼굴을 가린 대여섯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누가 봐도 조직폭력배였다. 이현오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당신들, 누구야!”두 명의 남자가 이현오를 붙잡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현오를 사정없이 때리고 발로 찼다. 이현오의 비명이 거리 전체에 메아리쳤지만, 그를 폭행하는 자들은 조금의 자비도 보이지 않았다.도로에는 피가 낭자했다.그 누구도 이현오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마지막에 이현오는 울부짖을 힘도 남지 않은 채, 도로에 쓰러져 기진맥진했다. 그는 두 손을 들어보려 했지만, 힘이 없었다. “너희들... 너희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촬영자는 공포에 질려 손을 떨고 있었다. 영상이 끝나기 직전, 하연은 거리의 끝에서 익숙한 차를 포착했다.그것은 애스턴마틴이었고, 차창 안에서 희미하지만 붉게 빛나는 담뱃불이 보였다.태훈은 하연이 영상을 다 본 것을 확인하고서야 서둘러 말했다. [원래 뉴스에 나갈 예정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단됐어요. 아마도 이현오의 신분이 민감한 사항이라 그럴 겁니다.]“그럼 이 영상은 어디서 난 거야?”[비록 공개되진 않았지만, 내부 사람들 사이에선 다 퍼졌어요. 모두가 한창명 검사장님의 비서가 맞았다는 걸 알고 있는 셈이죠.] 태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824화 지금 나를 걱정하고 있지?

    한 시간 후, 상혁은 협상을 마쳤고, 협력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어 곧바로 계약을 체결했다.그가 상대를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고 돌아온 후, 황연지가 조심스럽게 커피를 들고 다가왔다. “부 대표님.”“말해.” 상혁은 서류를 넘기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최 사장님이 다녀가셨어요.”그가 갑자기 눈을 들며, 표정이 변했다. “지금은?”“최 사장님께서 대표님을 뵙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아직 계약이 확정되지 않아서 제가 마음대로 허락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내가 묻는 건, 지금 하연이가 어딨냐는 거야.”상혁의 차가운 눈빛이 연지를 단숨에 압도했다. 그는 하연의 말을 끊고 단호하게 물었다.연지는 즉시 고개를 숙였다. “휴게실에 계십니다.”상혁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로 향했는데, 마지막으로 단 한마디를 던졌다. “또 네 멋대로 행동할 거면, 스스로 그만둬.” 연지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하연은 떠나지 않았다. 어젯밤 잠을 설친 탓에, 그녀는 지금 FL그룹 휴게실의 널찍한 소파에 반쯤 누워 멍하니 있었다.상혁이 방에 들어섰을 때, 하연은 한없이 얇고 가냘프게 보였다. 마치 손을 뻗어 살짝만 닿아도 금세 부서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그는 조용히 외투를 벗어 하연의 몸 위에 가볍게 덮어주었다.하연은 눈을 뜨고 상혁의 시선과 마주쳤는데, 잠시 멍해졌다. “협상은 끝났어요?”상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 옆에 앉았다. “졸려 보여.”잠이 싹 달아난 하연은 몸을 일으켰고, 바로 본론을 꺼냈다. “한창명의 비서가 맞았어요. 오빠가 한 거죠?”그녀의 말투는 단정적이었고, 상혁도 간결하게 대답했다. “그래, 내가 했어.”“영상도 오빠가 차단한 거죠?”“그래, 내가 차단했어.”“진짜 미쳤군요.” 하연은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뭐라고 했어요? 함부로 손대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건드리면 FL그룹이 B시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겠냐고요!”비록 이현오는 단지 비서일

최신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1화 생각보다 괜찮은데?

    최근 몇 년 동안 H시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며 번화한 고층 빌딩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고, 도시 풍경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도시로 자리 잡았다.상혁은 차를 몰고 하연과 함께 요즘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유명 먹거리 거리로 향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운 후,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 먹거리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 양옆으로는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했고, 상인들은 열심히 손님들을 끌어모으며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곳곳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가 두 사람의 발걸음을 이끌었다.한참을 걷던 중, ‘10년 전통 국밥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깔끔하고 정갈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내부 인테리어는 오래된 가게답지 않게 세련되었고, 메뉴는 벽에 붙어 있어 가격이 한눈에 들어왔다.상혁이 가게를 한참 바라보는 사이, 하연은 이미 들어가 자리에 앉으며 기다릴 새도 없이 외쳤다. “사장님, 여기 대표 국밥 하나요!” 사장님은 빠르게 주문을 적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못 드시는 재료 있으세요?”“짜지 않게 해주시고, 후추는 빼주세요. 나머지는 다 괜찮아요.” 하연이 주문을 마치자 사장님은 상혁을 향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사장님은 뭘로 드릴까요?”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사장님의 깍듯한 존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가게의 음식 나오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잠시 후, 두 사람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두 그릇이 놓였다. 하연은 반짝이는 눈으로 국밥을 바라보며 기쁜 표정으로 숟가락을 들고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천천히 먹어.” 상혁은 그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자신 앞에 놓인 국밥을 내려다보았다. 어릴 때부터 상혁은 까다로운 식습관을 가진 어머니인 조진숙의 영향으로 엄격하게 관리된 음식을 먹으며 자라, 이런 길거리 음식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0화 항상 곁에 있을 거니까요

    “정말요?” 다영은 남준의 말을 듣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남준을 믿고 기다린 게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그녀가 모든 걸 걸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남준 씨, 난 그냥...” “그냥 뭐요?” 다영은 고개를 저으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전에 떠돌던 소문들 때문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던 것뿐이에요.”“그런 쓸데없는 소문에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남준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잠시 스쳤다. 하지만 기쁨에 젖어 있는 다영은 남준의 말 속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남자의 팔을 꼭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언제나 남준 씨의 편이에요. 당신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를 부르면 돼요. 항상 곁에 있을 거니까요.”‘당신이 원하는 모든 걸 내가 도와서 얻게 해줄 거야. 그게 DL그룹이라 해도...’ 그녀는 이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굳은 결심을 다졌다....새해를 맞이하는 밤.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렸고, 도시는 환희와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모두가 기쁨 속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그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하연은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방 안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 창밖으로부터 들어온 아침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일어났어?” 상혁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연은 기지개를 켜며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몇 시예요?” 상혁이 곧바로 답했다. “아직 일러. 11시밖에 안 됐어.” “11시?” 하연은 예상외로 늦은 시간에 살짝 놀랐다. 그 순간 상혁이 침대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눈을 맞췄다. 그의 눈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괜찮아. 조금 더 자도 돼.”그러나 상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연의 배에서 신호가 왔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9화 최하연 씨 때문이에요?

    “남준 씨, 지금 당신 날 피한 거예요?” 다영은 손에 쥔 라이터를 꽉 쥐었다가 조용히 주머니에 넣으며 한 발짝 물러섰다. 최근 들어 너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졌고, 남준의 마음을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이 상황 역시 그녀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한때 누구보다 가까웠던 두 사람이, 이제는 마치 남이 된 것 같은 이 분위기가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남준은 정면만을 응시한 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타요.” 다영의 눈에 순간적으로 희미한 빛이 스쳤다. 망설임 없이 그녀는 차 뒤쪽을 돌아 조수석 문 앞에 섰고, 문을 열어 차에 탔다.차에 올라탄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놓인 정교한 포장 상자로 향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영은 상자를 들고서 물었다. “남준 씨, 이거... 내 선물이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손은 이미 멈추지 않고 상자를 열고 있었다.남준은 살짝 찌푸린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상자를 열어보는 것을 무심하게 지켜볼 뿐이었다.다영이 상자를 열자, 안에는 섬세하게 디자인된 고급스러운 목걸이가 자리하고 있었다. 중앙에 놓인 독특한 디자인의 목걸이는 푸른빛의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조명에 반사되어 빛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말 예쁘네요...” 다영은 감탄하며 목걸이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환한 미소로 남준을 바라보았다. “이거 나한테 걸어줄 수 있어요?”남준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목걸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한없이 깊어졌고,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목걸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남아공에서 천연으로 채굴된 최고급 보석입니다. 순도와 투명도가 모두 최상급이고, 무엇보다도 희소성이 높아 전 세계에 단 하나뿐입니다.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이죠.’ 그때 들렸던 매장의 직원 설명이 귀에 맴돌았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8화 임신한 거야?

    “나... 나 술 안 취했어.” 남준은 말끝이 흐려졌고, 아까의 당당한 기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하연은 남준의 이상한 태도를 감지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거기에는 상혁이 어느새 가까운 거리에 서 있었다. 혼자 있는 남자의 긴 그림자가 조명 아래 길게 드리워졌고, 묵직한 발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오빠...” 하연은 입을 열어 무언가 설명하려 했으나, 상혁은 모든 상황을 이미 이해한 듯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편안한 눈빛을 주었다. 단 한 번의 눈맞춤으로 하연은 마음속에 있던 불안함이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두 사람 사이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신뢰가 있었다.상혁은 그녀에게 다가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어깨에 걸쳐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바람이 차니까 빨리 들어가자.”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 “응, 알았어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두 사람의 손가락이 서로 맞물리고,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가 고스란히 서로에게 느껴졌다.그러나 이 장면은 남준의 가슴 깊은 곳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남준은 표정만큼은 최대한 담담하게 유지하며 시선을 애써 다른 곳으로 돌리더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DS그룹 연말 행사가 있다고 해서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들렸어, 마침 형도 여기 있었네.”상혁은 하연의 손을 살며시 감싼 채 고개를 들고 남준을 바라보았다. 상혁의 눈빛은 깊고 알 수 없는 감정을 담고 있었다. “왜 이젠 DS그룹 일에도 신경이 쓰여? 모르는 사람은 보면 네가 DL그룹 버리고 DS그룹으로 옮기려는 줄 알겠어.” 남준은 그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상혁의 말에는 은근한 경계와 조롱이 담겨 있었다. 남준은 불리한 상황임을 깨닫고 억지로 웃으며 변명했다. “형,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분위기나 좀 보려고 들른 거야.”상혁은 남준의 속내를 이미 간파하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7화 다 거짓말이야?

    “시간 없어.” 하연은 단호하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 소리가 들렸다. 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메시지를 확인했고, 내용을 본 후 손에 힘이 들어갔다. 10분 후.하연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남준의 눈에 띄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비상등을 켠 채 호텔 입구에 세워져 있으며, 번화한 호텔 입구에서 유독 도드라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잠시 후, 차 문이 열리고 남준이 내렸다. 그는 오늘 블랙 패딩을 걸친 채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풍기며 여유롭게 하연을 바라보았다. “역시 올 줄 알았어.” 남자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고, 말투에는 확신이 묻어 있었다.찬바람이 부는 겨울밤, 차가운 바람이 하연의 얼굴을 스치며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하연은 몇 걸음 옮긴 뒤 걸음을 멈췄고, 남준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손을 들어 흩날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말해. 문자에 적힌 상혁 씨하고 관련해서 중요한 일이 뭔데?”남준은 팔짱을 끼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형이 걱정돼?”“그건 네가 신경 쓸 일 아니야.” 하연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남준은 그녀 쪽으로 몇 걸음 다가가더니, 불과 반걸음 거리에 멈춰서 몸을 약간 숙였다. “너의 그 관심 나 한테도 좀 나눠 주면 안 돼?”그가 가까이 다가오며 내뱉은 말에 은은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하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술 마셨어?”남준은 입가를 비틀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거 혹시 나 걱정하는 거야?”“착각하지 마.”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부남준,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여기서 시간 끌 여유 없어.”남준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어딘가 불만 섞인 어조로 말했다. “너 갈수록 성격이 우리 형이랑 닮아가네. 역시 잘 어울리는 커플이야.” 하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6화 내 마음이지

    하연은 밝게 웃으며 상혁이 건넨 잔을 받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갓 짠 오렌지 주스는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부 대표님이 직접 짠 오렌지 주스라 그런가, 확실히 맛이 다르네요. 정말 맛있어요.” 상혁은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레 손을 뻗어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렸다. “맛있으면 자주 짜줄게.” 하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그럼 감사히 잘 마실게요, 부 대표님!” “아니, 한참을 찾았는데 여기서 둘이서만 꽁냥거리고 있었네?” 문 앞에 기대어 서 있던 하성이 두 팔을 교차하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상혁, 너 요즘 이 녀석을 너무 애지중지하더라. 그러다 버릇 나빠지겠어.” “오빠!!” 하연은 볼이 부풀어올라 약간 투덜거렸지만, 옆에 있던 상혁은 태연하게 그녀를 감싸며 말했다. “애지중지하든 말든 내 마음이지. 네가 무슨 상관이야?” 하성은 두 손을 들며 장난스레 투항했다. “알았어, 알았어. 난 그냥 너희 둘이 잘 지내는 거 보니 마음이 놓여서 하는 소리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래, 계속 이렇게 잘 지내줘, 아주 보기 좋아!”그때 하연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부남준’이라는 이름이 뜨자 그녀는 잠시 긴장한 듯 눈빛이 흔들렸다. “오빠들, 먼저 얘기하고 있어요. 난 전화 좀 받고 올게요.” 하연이 자리를 비우고 복도로 나가자, 하성은 방금 전과는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상혁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요즘 너희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있더라. 동건 삼촌 쪽에서 뭔가 일이 있는 것 같던데?” 상혁은 하연이 마시다 남긴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시선을 복도 쪽에 고정한 채 무심하게 말했다. “첩이 ‘본처’의 자리를 노리는 거야. 흔한 일이잖아.” 하성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동건 삼촌이 그 여자를 꽤 오랫동안 봐줬던 모양이던데. 이제는 꽤 많은 걸 쌓아둔 듯하고, 한번 크게 판을 벌일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5화 오렌지 주스

    “뭐 하는 거야? 빨리 이 주스를 연회장으로 가져가!” 홀 매니저가 다가와 살짝 꾸짖었다. 여자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질투로 번들거리던 눈빛을 감추고는 얌전히 대답했다. “네, 바로 가겠습니다.” 다영은 태어나서 가사일 한 번 손댄 적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트레이를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 매니저가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 “너 신입이야?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 다영의 심장이 두근거리며 가슴 속에서 송혜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고향 친척 중 하나가 DS그룹에서 일하고 있어. 오늘 밤엔 그 사람 신분을 쓰는 게 편할 거야.” 침착함을 되찾은 다영은 고개를 들어 냉정하게 대답했다. “저는 고객지원부의 진미입니다. 연회 인력이 부족해서 임시로 지원 나온 거예요.” 매니저는 그녀의 명찰을 한 번 흘깃 본 뒤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트레이를 건네받았다. “신입이라면 전면에 나가면 실수하기 쉬워. 내실에서 돕는 게 좋겠어.” “알겠습니다.” 매니저가 떠난 뒤, 다영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 다시 연회장을 바라봤을 때, 앞줄에 앉아 있던 하연과 상혁은 이미 모습을 감췄다. 2층 휴게실 안. 원신명은 한 손에 신선한 오렌지 한 봉지를, 다른 손에 포장을 뜯지 않은 녹즙기를 들고 들어왔다. “대표님, 주문하신 오렌지와 녹즙기입니다.” 원신명은 궁금한 듯 물었다. “대표님, 직접 오렌지 주스를 만드시는 건가요?” 상혁은 짧게 대답했다. “원 비서, 거기 두고 가면 돼.” 원신명은 얼른 다가가 도움을 자청했다. “대표님, 이런 건 제가 할게요.” “와이프가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싶다는데, 남에게 맡길 수는 없지.” ‘와이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마치 그 단어를 그의 마음속에서 수없이 되뇌었던 것처럼 익숙했다. 원신명은 곧 깨달았다. ‘아, 대표님이 직접 최하연 씨를 위해 주스를 준비하시고 싶은 거구나!’ “원 비서, 연말인데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4화 생중계

    최하성은 오늘 검정색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그의 차가운 분위기와 단정한 모습은 단번에 모든 직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 대표님!”하성을 마주친 직원들은 공손하게 인사했다. 하성은 살짝 고개를 끄덕일 뿐, 시선을 주지 않고 빠르게 행사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오늘 저녁 만찬은 매우 풍성했다. 동서양의 요리가 조화를 이루며 대부분 직원들의 입맛과 식습관을 세심하게 고려한 모습이었다. 준비에 꽤 공을 들인 것이 분명했고, 결과적으로 반응도 좋았다. 연말 만찬이 시작되기 전, 하성은 DS그룹의 대표이사로서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하성은 차분한 걸음으로 무대에 오르며, 그의 존재감은 단번에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가 화려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단 몇 마디 간결한 말로도,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번 연말 행사는 생중계되고 있었으며, 하성이 등장하자마자 팬들과 네티즌들이 빠르게 몰려들었다.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시청자 수가 십만 명을 돌파했다. [최하성 씨,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어요!][연예계에 최하성이 없으니 허전한 기분이에요. 최하성 씨, 돌아와 주세요!][다들 동감! 언제쯤 복귀할 수 있는 거죠?][복귀 요청 99%!!][...] 팬들의 댓글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하성의 인기는 생중계 플랫폼 순위에서도 단연코 1위를 차지했다. 무대 아래에서 생중계를 담당하던 진행자는 이 뜨거운 열기를 놓치지 않고 하성에게 다가갔다. “최 대표님, 생중계 채팅창에 팬들이 사장님의 새해 계획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하고 있어요. 오늘 이 특별한 밤에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성은 미소를 머금으며 카메라를 응시했다. 그 순간, 생중계 채팅창은 순식간에 폭발했다. 선물 아이콘이 화면을 뒤덮었고, 댓글은 끊임없이 새로 고침 되었다. “안녕하세요, 하성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와 DS그룹을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DL 그룹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3화 만약 그 아이가 사라지면

    “어머님, 정말로 부 회장님과 결혼하세요?” 이 얘기는 다영에게 있어 꽤 충격적이었다. 세간에서는 송혜선과 부동건의 관계를 두고 여러 말이 떠돌았고, 그중 가장 많이 들려온 것은 송혜선이 ‘첩’이라는 점이었다. 한때 정지철 부인도 이 사실을 꽤 꺼려했던 터라, 다영은 송혜선이 이렇게 대놓고 정식으로 자리 잡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언제 결혼 승낙을 받으신 거예요?” 송혜선은 이미 불룩해진 배를 가볍게 쓸며, 깊은 눈빛 속에 숨겨진 야망을 드러냈다. “부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새해도 지나고 이제 곧 아이가 태어날 테니 우리 모자에게 반드시 정당한 신분을 보장해 주시겠다고 하셨어.” “그러니... 다영아, 우리 남준이를 믿어야 해. 지금은 잠시 밀려난 상황이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잖니?” 다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더욱 굳게 다졌다. “어머님, 걱정 마세요. 저는 언제나 남준 씨를 도울 거예요.” 송혜선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더욱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래야지. 남준이도 절대 너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그러다 두 사람이 화제를 돌리며 덧붙였다. “지금 부 회장님이 부상혁을 중시하며 DL그룹의 운영을 맡긴 데는 이유가 있어. 결국은 부씨 가문의 장손이라는 명분 때문이지.” “하지만, 임신 초기에는 변수가 많아.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어떻게 되겠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잖니?” “만약 그 아이가 사라지면, 부상혁 쪽의 지렛대도 없어진 셈이니 남준이한테 분명 유리한 상황이 될 거야. 그렇지 않겠니?” “...” 다영은 멍하니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어머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 송혜선은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조그마한 흰색 약병을 다영의 손에 쥐여주었다. “이 약은 무색무취야. 일반인이 먹으면 아무 이상이 없지만, 임신한 사람이 먹으면 삼 일 안에 유산이 돼.” 다영의 손이 떨리며 본능적으로 병을 놓치듯 뺐다. “어머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