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810화 당신을 보고 싶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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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당신을 보고 싶지도 않아요

“무슨 사과요? 필요 없어요. 부 대표님의 사과는 내가 감당할 수 없으니, 그냥 거둬들이세요.”

하연은 상혁의 강한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의 힘이 훨씬 더 강해져 도망칠 수 없었다.

한쪽에는 그녀가 이미 챙겨놓은 짐들이 있었다. 상혁은 그 짐을 한 번 흘깃 보고 나서,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물었다.

“나갈 준비 다 됐네, 어디로 가려고?”

그는 뻔히 알면서 물었다. 지금 하연이 어디로 가든, 분명 그를 찾으러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돌아갈 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출장을 가든지 해서 어디서든 일을 처리해야 하죠. 부 대표님은 FL그룹 하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바쁘실 텐데, 제 일까지 신경 쓰시나요?”

하연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계속해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놔요. 냄새 나요.”

마침내 상혁의 손길이 느슨해졌고, 하연은 그에게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상혁을 보지 않고 방 안쪽으로 걸어갔다.

상혁은 자신에게서 나는 향수 냄새를 알아차렸다.

그는 셔츠의 단추를 풀고,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한쪽에 던졌다.

“우리 어머니에게도 비밀로 하고, 이 연극을 최대한 진짜처럼 연출하려고 했어. 그래야 한서준과 이방규가 내가 DL그룹에서 버림받은 걸 믿고, 내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생각할 테니까. 너한테 말하지 않은 건, 네가 위험에 휘말릴까 봐서였어.”

그는 직접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연은 테이블 위의 물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는데, 눈은 그곳에 있지만 초점이 맞지 않은 상태였다.

“서태진의 사설 금융 조직에 관한 일들, 오빠도 이미 알고 있었죠?”

“그래.”

“HT그룹의 내 세금 문제도요?”

“그래.”

상혁은 솔직했다.

“그런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너도 봤잖아. 이 문제를 국내에서 해결하는 건 정말 복잡해. 한서준은 그걸 자신의 마지막 카드로 쓰려고 했고, 네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너에게 손을 쓸 게 분명했지.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역공을 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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