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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어딜 가려고?

남준의 얼굴이 잠시 굳었지만, 곧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

“제 결혼식에 다른 사람은 안 와도 되지만, 최 사장님이 없으면 섭섭할 겁니다.”

남준은 마지막 말을 하며 상혁을 향해 도전적인 시선을 보냈다.

상혁은 남준을 응시하며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남준의 결혼식이 언제든, 나와 하연이는 성대한 선물을 보낼 거야.”

남준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곧 ‘여자 친구’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넌 아직 최 사장님한테 배울 게 많아. 가서 술 한 잔 따라드려.”

‘여자 친구’는 부남준의 말에 따라 술잔을 들고 하연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웃음은 억지스러웠다.

“최 사장님, 오래전부터 이름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남희입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네요. 그때마다 최 사장님께서 제게 관대하시길 바랍니다.”

남희는 술잔을 내밀었지만, 하연은 그 잔을 힐끗 보고는 대답했다.

“저는 낯선 사람과 술을 마시지 않아요.”

남희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부남준의 여자 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대접받을 줄 알았지만, 하연은 전혀 그렇지 않은 눈치였다.

하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해하지 말아요. 남희 씨를 겨냥한 건 아니에요. 남준의 여자 친구가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은 될 테니, 그분들의 술을 다 마시기엔 제 간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요.”

남준은 하연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하연은 상혁의 여자 친구로서 직접 ‘남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남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바로 그때, 하성이 다가와 장난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

“맞아요. 남준 도련님이 술을 따라주더라도, 아무런 신분이 없다면 그 술은 마실 수 없죠.”

하성의 말은 분명히 남준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비꼬는 것이었다.

하경도 말을 이어받았다.

“생각해 보니, 나도 오늘이 남준 도련님을 처음 보는 날이네요. 소문대로 아주 매력적이네요.”

하민은 다소 품격 있게 사과했다.

“우리 집 사람들은 직설적인 편입니다. 부남준 사장님,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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