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710화 열다섯 번째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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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열다섯 번째 생일

부동건은 당혹스럽고 불편한 표정으로 한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하성과 하경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하민이 먼저 입을 열어 동생들을 제지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집에 돌아가자.”

두 사람은 억지로 입을 다물고 외투를 챙겨 입으며 떠날 준비를 했다. 하민은 떠나기 전, 하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커다란 홀 안에는 이제 네 사람만 남았다. 홀은 휑했고, 사람들의 발길이 떠나자 차가운 공기가 감돌았다.

하연은 홀 중앙에 홀로 서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상혁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한편, 부동건은 계속해서 변명하고 있었다.

“난 25살 때 당신을 만났어. 당시 우리 가문에서는 당신이 내 아내로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했었지. 어른들을 나에게 내조해줄 수 있는 현모양처를 원했으니까. 하지만 당신은 모든 면에서 뛰어났고, 너무 독립적이라는 이유로 우리 가문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외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신과 결혼했고, 우리는 수십 년을 함께했어. 나는 지금까지도 당신을 지켜왔어. 당신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오늘 일은 정말 몰랐어.”

부동건의 눈에는 오직 조진숙만이 보였고, 그는 진심으로 해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진숙은 그의 말을 듣고 일어서며 차갑게 말했다.

“그렇지만 당신은 나를 속였어. 당신이 송혜선과 바람을 피웠을 때, 상혁이는 겨우 세 살이었어! 그 여자가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당신의 추악한 비밀을 몰랐을 거라고!”

조진숙은 거의 이성을 잃은 상태였고, 당시의 고통이 다시 떠올랐다. 그녀는 부동건의 손을 뿌리치고 바로 밖으로 달려 나갔다.

“여보!”

부동건은 그녀를 쫓아 나갔다.

부동건과 조진숙이 떠난 뒤,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넓은 홀 안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하연은 그 자리에 홀로 남겨진 상혁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그에게 다가갔다.

상혁은 무표정했고, 평소의 차분하고 따뜻한 모습과는 달리 극도로 혼란스러워 보였다. 하연은 그의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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