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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네 가족은 나야

서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엄마, 해명할 거 없어요?”

이수애는 몸을 비틀거리며 넘어지려 하다가 겨우 난간을 잡은 채 중심을 유지했다.

“아들,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서준은 성큼성큼 걸어 이수애를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본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발뺌할 거예요?”

“다 알았어?”

이수애는 확신하지 못화는 듯 되물어 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으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들, 나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최하연 고년이 너무 날뛰는 게 꼴 보기 싫어서 교훈 좀 시키려고 한 것뿐이야.

그 말을 끝나자마자 서준은 이수애의 팔을 덥석 잡았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하연을 어떻게 했어요?”

수애는 어리둥절했다.

“이 얘기가 아니었어?”

서준은 콧방귀를 뀌며 이수애의 손을 뿌리쳤다.

“내가 아는 것 외에도 또 숨기는 게 있나 보네요...”

“아니야, 내 말 좀 들어봐. 이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됐어요!”

서준은 아예 이수애의 말을 잘라버렸다.

“엄마, 저 엄마한테 기회를 줬어요. 게다가 전에도 최하연 괴롭히지 말라고 경고했었죠?”

이수애는 너무 겁이 나 다급히 서준의 손을 잡았다.

“아들, 엄마가 잘못했어.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서준은 손을 뻗어 저를 잡고 있는 이수애의 손가락을 하나 둘 떼어내며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오늘부터 은행카드 모두 정지할 거예요. 생활비 외에 일전한 푼도 못 받을 줄 아세요.”

“안돼. 카드를 끊으면 난 어떡하라고?”

이수애는 평소 쇼핑 중독이다. 심지어 오래 전부터 금액에 연연하지 않고 사고 싶은 대로 사는 걸 습관 해온 터라 이렇게 갑자기 카드를 정시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했다.

“넌 내가 배 아파 난 아들이야. 그런데 어떻게 엄마한테 이럴 수 있어? 최하연은 남이잖아, 네 가족은 나야.”

이수애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준을 꽉 잡았다. 하지만 이수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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