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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좋아하는 사람 없어

“너 대체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오빠, 혹시 여정 씨한테 다른 마음은 없어?”

하성은 그제야 하연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채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최하연, 너 이제 오빠 사생활도 다 캐네?”

하성이 제 질문을 교묘하게 피하자 하연은 조급한 듯 따져 물었다.

“오빠 설마 여정 씨 좋아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성이 손가락으로 하연의 이마를 튕겼다.

“너도 참,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여정은 그냥 후배야. 그 이상은 절대 아니야.”

“그러면서 성 빼고 불렀잖아. 오빠가 거짓말하는지 알 게 뭐야.”

하연은 아픈 듯 제 이마를 감싸 쥐며 투덜댔다.

“최하연! 내가 어떻게 말해야 믿을 건데?”

“저야 당근 오빠 믿죠. 하지만 여정 씨는 아닐걸요.”

여정이 제 오빠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이미 똑똑히 봤으니까. 그 눈빛은 분명 좋아하는 사람을 보는 눈빛이다.

“오빠...”

“그만,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하연은 눈알을 데구루루 글리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끝내 마음속에 묻고 있던 말을 꺼냈다.

“오빠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그 말을 꺼낸 순간 공기 속에 침묵이 흘렀고, 하성의 얼굴에도 부자연스러운 기색이 스쳐 잠깐 스쳐 지났다. 하지만 하성은 이내 그 감정을 숨긴 채 덤덤하게 대답했다.

“없어.”

너무나도 단호한 두 글자였다.

하연은 그 순간 속으로 가흔을 대신해 한숨을 쉬었다. 그동안 제삼자로서 하연과 친구들 모두 가흔의 마음을 지켜봐 왔다.

하지만 하필 당사자인 하성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으니...

“하연아, 다른 일 없으면 난 갈게.”

“네. 가요.”

그 말을 끝으로 하성은 곧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그러다 마침 가흔과 맞닥뜨리고 말았다.

하성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걸음을 멈추더니 가흔을 빤히 바라봤다.

그때 가흔이 먼저 하성에게 인사했다.

“오빠도 여기 있었네요?”

“하연이 찾으러 왔어?”

“네.”

가흔은 대답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가방끈을 꽉 움켜쥐었다.

“그럼 전 들어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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