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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하늘의 뜻

여정은 그 말에 화내는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관대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선배님 일 봐요. 저 혼자서 둘러봐도 되니까.”

여정이 그렇게 말하자 하성은 오히려 미안했는지 먼저 제안했다.

“내 매니저 붙여줄 테니까 필요한 건 뭐든 말해.”

“네, 선배님.”

하성이 떠나자 여정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는 싹 사라졌다. 이윽고 고개를 돌려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눈을 번뜩였다.

...

사무실 안.

하연은 가흔을 보자 다급하게 일어섰다.

“네가 갑자기 오다니 너무 놀라운데?”

“길가다 들른 거야.”

가흔은 싱긋 웃으며 가방을 내려놓더니 이내 눈을 내리깔며 물었다.

“하성 오빠가 여기 왜 있어?”

“아, 오빠도 너처럼 나한테 힘 보탠다고 DS 엔터랑 계약했어.”

“하성 오빠가 DS 엔터랑 계약했다고?”

가흔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응, 우리 엔터의 첫 번째 연예인이야.”

하연은 가흔이 하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바로 말을 보탰다.

“VERE 주얼리가 우리 회사에 협찬한다면 모델 할 사람은 하성 오빠뿐이겠네...”

“아.”

가흔의 짤막한 대답에 하연은 앞으로 다가가 가흔의 손을 잡았다.

“가흔아, 난 사실 네가 우리 오빠한테 네 마음 고백하는 것도 좋다고 봐.”

가흔은 눈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입을 삐죽거렸다.

“아니야. 가끔 드러내지 말아야 할 감정이란 것도 있어. 차라리 지금처럼 이렇게 남는 것도 좋아.”

“하지만 말 안 하면 오빠가 영원히 모를 텐데.”

“모르는 게 차라리 나아.”

가흔은 눈을 들어 하연을 바라봤다.

“사실 두 사람 대화 밖에서 들었어.”

“오빠 말 믿지 마. 오빠는 그냥 아닌 척하는 거야. 그게 진심이 아닐지도 몰라.”

하연은 하성에 대해 잘 알기에 지난 몇 년 동안 자기 오빠가 가흔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을 리 없다고 확신했다.

“됐어. 감정은 강요할 수 없어. 하늘의 뜻에 맡겨야지.”

약간 허탈하기도 하면서도 개의치 않다는 듯 말하는 가흔의 모습에 하연은 걱정이 앞섰다. 가흔의 말대로 감정은 강요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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