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4화 사적인 공간

상혁은 곧바로 피터에게 말했다.

“내 일정은 앞으로 숨김없이 하연한테 공유해. 사실대로 알려줘.”

그 말이 떨어진 순간 피터의 눈에 놀라움이 스쳐 지났다. 상혁은 신분과 배경도 있고 그동안 비즈니스를 하면서 적도 많이 생겨 안전을 위해 일정은 늘 비밀로 했었다.

게다가 상혁을 따라 일한 수년 동안 피터는 늘 뒤에서 정체를 드러낸 적 없었다. 그런데 오늘 상혁이 저를 눈앞의 여자에게 소개해 줬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써 상혁이 하연을 백 퍼센트 믿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네, 대표님.”

상혁의 명령에 피터는 늘 의심을 품지 않기에 상혁이 하연을 백 퍼센트 믿는다니 그 역시 하연을 백 퍼센트 믿기로 했다.

“그래, 가 봐.”

“네, 대표님.”

피터가 떠난 뒤 상혁은 하연의 손을 잡았다.

“하연아, 그동안 내가 특별히 처리해야 할 문제가 있었어.”

하연도 이제는 어느 정도 눈치챘기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러고는 눈을 들어 상혁을 바라봤다.

“알았어요. 다만 앞으로 절대 다치지 마요.”

“그래.”

상혁은 하연의 볼을 빤히 바라봤다. 그 순간 공기 속에 야릇한 분위기가 흘렀고, 그걸 인지한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치며 도망쳤다.

“오빠, 저 이제 집에 갈게요.”

하지만 일어서기도 전에 상혁이 하연의 팔을 잡아당겼다.

“늦어서 위험해.”

“네?”

상혁의 말에 뭔가 생각난 듯 하연은 얼굴을 붉혔다.

“그건... 안 되지 않나요?”

상혁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싱긋 웃었지만 함부로 선을 넘으려 하지는 않았다. 이제야 하연이 조금씩 저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급할 필요 없으니.

“네가 안방 써, 내가 객실에서 잘게. 오늘 하루만 여기서 지내. 늦은 시간에 너 집에 돌려보낸 걸 어머니가 알면 또 뭐라 하셔.”

조진숙을 방패막이로 꺼내자 하연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래요, 그럼 저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 잘 자요.”

하연은 뒤돌자마자 총총걸음으로 도망쳤다. 마치 뒤에서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헐레벌떡 위층에 올라온 하연은 안방 문을 쾅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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