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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은행장의 빚

“혹시 HL 산업은행 하민철 은행장님이세요?”

“네.”

하민철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때 옆에 있던 운석이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그러면 혹시 하선유 친척이신가요?”

“선유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그 말에 하연은 어리둥절했다. 그도 그럴 게, 선유가 HL 산업은행 은행장 딸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까.

“하 은행장님, 안녕하세요.”

하지만 이내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태도로 하민철에게 인사했다.

마치 여장부 같은 기품 넘치는 하연의 모습에 하민철인 찬사의 미소를 보냈다.

“예의 차릴 것 없어요.”

“하 은행장님, 선유가 외상을 입어 상처가 감염되었습니다. 치료를 받아 생명의 위험은 없지만 아직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민철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선유 상태는 전에 알아봤어요. 이번에 우리 선유 구해줘서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럼 선유는 은행장님께 맡기고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깐만요.”

하민철이 눈빛을 보내자 집사가 얼른 백지수표를 꺼내 하연에게 건넸다.

“최하연 씨, 이건 우리 은행장님의 작은 성의이니 받아 주세요.”

하연은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아닙니다. 필요 없으니 가져가세요.”

그 모습에 하민철도 자기가 너무 당돌했다는 걸 느꼈다. 그도 그럴 게, 천하의 최씨 가문 아가씨가 이런 적은 돈에 혹할 리 없으니까.

“미안합니다. 습관이 되어 버렸어요.”

“괜찮습니다.”

하민철은 이내 집사더러 수표를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받지 않겠다고 하니 오늘 일은 내가 신세 진 거로 하고, 앞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HL 산업은행 은행장을 빚지게 만드는 게 백지 수표보다는 훨씬 값어치 있었다.

특히 사업가에게 은행의 지지가 있다면 앞으로 일하는 데도 훨씬 편해질 터였다.

“필요하다면 절대 사양하지 않고 도움 청하겠습니다.”

하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 솔직함은 하민철에게 아주 잘 먹혔다. 하연 같은 젊은이는 하민철도 오랜만에 보는 거였으니.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하연의 인사에 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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