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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장수현은 냉랭한 얼굴로 제자를 꾸짖었다.

“사부님 말씀이 옳으십니다.”

멋쩍게 웃는 천학문 오너의 모습이 비굴하기 그지없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뭐야? 설마 저분이 바로 전설의 천학지존이셔?”

“천학지존 님이 두문불출하고 수련 중이라 세간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은 지 오랜데 오늘 여기서 모습을 드러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천학지존 님마저 고영은 선배님의 보물을 탐내는구나.”

장수현이 나타나자 전세가 다시 한번 뒤바뀌었다.

마스터 경지로 돌파한 한중섭의 실력도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봤자 마스터의 문턱을 금방 넘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장수현은 베테랑 마스터였고 수년 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다. 두 사람은 아예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 레벨이었다.

“천학지존? 저 영감탱이가 여길 왜 왔지?”

한중섭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안절부절못했다. 조금 전 위풍당당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그 대신 근심이 점점 어렸다.

“어이, 너 방금 고영은의 묘에 들어갔다 왔지?”

장수현이 주변을 쓱 훑다가 한중섭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천영 구슬만 내놓으면 무사히 이곳을 나가게 해줄게.”

“천영 구슬이라니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한중섭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시치미 떼겠다 이거야? 한 번 더 말하는데 천영 구슬만 내놓으면 아무 일 없을 테지만 내놓지 않으면 싹 다 죽여버릴 거야.”

장수현이 매섭게 호통쳤다. 수련을 그만두고 세상 밖으로 나온 건 무림의 보물 천영 구슬 때문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50년 전에 고영은이 천영 구슬을 손에 넣었고 묘에 숨겨놓았다고 한다. 이 귀한 보물만 손에 넣는다면 5년 이내에 대 마스터가 되는 건 문제없었다.

“선배님, 천영 구슬은 나에게 없어요. 뭔가 오해한 거 같은데요?”

한중섭이 변명을 늘어놓았다.

“흥, 내놓을 생각이 없어? 그럼 죽어!”

장수현의 낯빛이 확 어두워지더니 공중에서 손을 휘둘렀다.

쿵!

커다란 손바닥 자국이 나타났고 마치 태산처럼 한중섭을 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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