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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조경수 씨도 보물을 나눠 가지러 왔나요?”

장수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하하... 무림의 보물 천영 구슬이 있다는데 당연히 놓쳐선 안 되죠.”

조경수는 크게 웃으며 거리낌 없이 말했다.

마스터 경지에 다다르면 그들의 이목을 끌만한 보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천영 구슬은 보물 중에서도 최고의 보물 중 하나였다. 천영 구슬만 있다면 한층 더 레벨업하여 대 마스터가 될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정말로 이 세상에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아미타불, 소승도 함께해도 될까요?”

그때 누군가가 금빛을 뿜어내면서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머리에 향을 피운 흉터 자국이 선명한 민머리 노인이었다.

뚱뚱한 몸매에 얼굴이 선했고 널찍한 승복을 입고 있었다. 부처의 광명이 두루 비추면서 신성하게 느껴졌다. 부드러운 금빛이 사람에게 비추면 마치 봄날의 햇볕처럼 따스했다.

“대비사의 주지 스님 격심대사 님이시잖아.”

눈여겨보던 사람들은 그의 정체를 확인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도 마스터가 또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 대체 뭐야? 무도 마스터들이 다 모였어.’

평소 얼굴 한번 보기 힘든 거물들이 전부 모습을 드러냈다. 설마 다 고영은의 보물 때문에?”

“격심대사 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장수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부담감이 점점 더 커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천영 구슬을 독식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 아무래도 불가능할 듯싶다.

“아미타불. 이곳에 불길한 물건이 나타났다고 하여 보러 왔습니다. 그 물건을 절에 가져가 오봉탑 밑에 파묻으면 피바람을 막아줄 겁니다.”

격심대사가 또박또박 말했다.

“흥.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네요. 결국에는 독식하겠다는 말 아닙니까?”

조경수가 코웃음을 쳤다. 그는 도덕군자인 양 점잔을 빼는 사람을 가장 싫어했다. 보물을 가지러 왔으면서 능청스럽게 아닌 척하는 꼴이 너무도 역겨웠다.

“그렇지 않습니다. 전 그저 오너님들을 지키려는 것뿐입니다.”

격심대사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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