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없어졌어! 모두 빨려 들어갔어!”“좋아! 우리 이제 살았어요!”“역시 황 마스터님이세요! 너무 대단해요!”빠른 속도로 빨려가는 연기를 보며 사람들은 구세주를 만난 듯 감탄했다. 조금 전까지도 곧 죽을 목숨이라는 것에 절망했는데, 다행히도 황동해가 나타나 이 위기를 모면했다.콰르릉!주변의 연기는 빠른 속도로 황동해에 흡수되고 있었다. 반나절이 지나자, 지옥의 노래는 점점 옅어지다 결국엔 없어지고 말았다.“하하하... 없어졌어요! 우린 이제 살았어요!”사람들이 환호했다.하지만 지옥의 노래를 빨아들인 황동해의 몸은 순식간에 검게 물들고 말았다. 눈, 입술, 얼굴, 목, 사지, 손톱까지, 온몸이 검게 물들었다.독에 잠식된 것이다!“풉!”황동해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검은 피를 뿜어냈다. 그는 줄 끊어진 연처럼 허공에서 힘없이 떨어졌다.“아빠!”황은아가 새된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는 황동해를 받으려 했으나 유진우에게 저지당했다.“내가 할게!”그 말을 끝맺기도 전에 유진우는 이미 몸을 솟구쳐 황동해를 받아 들고는 땅에 사뿐히 내려왔다. 황동해는 이미 쇠약해진 얼굴로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지옥의 노래의 독성이 그의 몸에서 마구 날뛰고 있었다. 실력이 약한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즉사했을 것이다.황동해는 비록 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의 오장육부는 독에 철저히 파괴되었다.황은아가 급히 유진우에게 달려갔다.“아저씨! 우리 아빠 어때요? 괜찮은 거죠?”“멀리 떨어져! 네 아버진 지금 온몸이 독에 절여져 있어!”유진우는 손을 저어 황은아가 접근하지 못하게 막고는 은침을 꺼내 황동해의 혈 자리에 꽂아 넣어 독이 퍼지는 것을 막았다. 그러고는 황동해의 손가락을 따 독을 배출시켰다. 하지만 그의 피는 아직도 검은색이었다.“아직 모자라!”유진우는 인상을 쓰고는 두 손을 황동해의 등에 올린 채 마스터의 기를 불어넣어 독을 정화했다.똑, 똑, 똑...마스터의 기가 황동해의 몸에 들어갈수록 그는 더욱더 많은 피를
펑!천영 구슬이 갑자기 금빛을 내뿜더니 쑥 하고 황동해의 뱃속에 들어갔다. 이어 구슬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검은 독가스를 빨아들여 황동해를 치료하고 있었다.“역시 쓸모 있었어!”유진우의 표정이 환해졌다. 천영 구슬이 있는 한 황동해의 목숨은 지킬 수 있었다.“황동해! 어서 천영 구슬을 내놔!”정신을 차린 장수현이 흥분해 외쳤다.“이런 보물을 감히 삼켜버려? 좋은 말 할 때 어서 토해내!”조경수도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나무아미타불, 이 물건은 사악한 영이 깃들었으니,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격심대사도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갔다.이때 황은아가 그들의 앞을 막아서며 소리 질렀다.“그만해요! 우리 아빤 심하게 중독돼 천영 구슬로 목숨을 부지해야 해요. 기회 엿보지 마요!”“흥! 어차피 곧 죽을 사람인데, 천영 구슬을 써봤자 낭비야. 어서 우리한테 주는 게 좋을걸!”“양심이 있긴 한 거예요? 아빠는 당신들을 살리려다 이렇게 됐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으시려고요?”“말은 똑바로 하지 그래? 우리가 부탁한 게 아니라 자처한 거잖아.”“정말... 정말 너무하네요!”황은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무림인 선배들은 의리를 지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뻔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장수현이 소리쳤다.“헛소리 그만해! 천영 구슬을 내놓지 않으면 너희 모두 죽여버릴 거야!”“선배, 이 아이는 황동해의 딸이에요, 중요한 사람이니 먼저 잡아놓고 얘기하죠!”조경수가 차갑게 웃으며 순식간에 황은아의 앞으로 다가가 황은아를 낚아챘다. 황동해의 약점을 잡으면 이제 무서울 게 없었다.“감히!”이때 고함과 함께 갑자기 검은색 인영이 나타나 황은아의 앞을 가로막고는 조경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펑!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조경수가 십여 미터 밖으로 날아갔다. 입가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나왔고 안색은 창백했다. 하지만 검은색 인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위풍당당하게 서있었다.그는 다름 아닌 강남 무도 연맹의 맹주, 송만규였다!“송만규?”그를 본 조경수의 안색
“응? 그건 무슨 소리야?”송만규는 의문스레 뒤를 돌아보았다.황은아가 급히 설명했다.“아저씨! 천영 구슬은 저희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찾은 거예요. 원래부터 저희 거라고요. 이 사람들이 멋대로 가져가려는 거예요!”“웃기지 마! 이건 무림을 위한 일이야. 너희처럼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고!”“맹주님! 이 사람들은 이기적이기 짝이 없어 무도 연맹에 해만 될 거예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나무아미타불, 사악한 물건과 함께하는 자는 필히 사악한 자일지라.”조수현 일행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그전의 악랄함은 온데간데없이 저마다 정의의 사도가 되어있었다.“이... 이 위선자들! 그만해!”황은아가 화를 참지 못하고 외쳤다. 이렇게 뻔뻔하게 남의 물건을 빼앗아 가려는 꼴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사실이 완전히 왜곡되었다.송만규가 손을 들어 그들의 쟁론을 저지하고는 차갑게 말했다.“됐다! 지금 천영 구슬은 어디에 있어?”“저희 아빠 뱃속에요. 방금 아빠가 저들을 구하려다 중독돼서 천영 구슬로 치료해야 했어요. 하지만 이 사람들은 아빠의 생사는 안중에도 없고 천영 구슬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요! 나쁜 사람들?”“응? 그런 일이 있었어?”“맹주님, 사실이긴 하다만, 저희는 황동해가 천영 구슬을 망쳐버릴까봐...”“맞아요! 만약 황동해 몸속의 독이 천영 구슬을 오염시키면 어쩌려고요? 그럼, 보물을 망친 게 되잖아요!”장수현 일행이 궤변을 늘어놓았다.“닥쳐! 천영 구슬이 중요하긴 하다만 사람 목숨만큼은 아니야. 너흰 모두 꽤 유명한 사람들인데 이런 일을 저지르다니, 당장 꺼져! 좋은 말로 할 때!”“맹주님...”“왜? 못 알아들었어? 다시 말해줘?”장수현이 입을 열려 했지만, 송만규의 위엄에 급히 쭈그러들었다.송만규는 강남 5대 마스터의 우두머리였다. 그들 세 사람이 힘을 합쳐도 황동해조차 상대하지 못했는데, 송만규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였다.“가자!”장수현이 인상을 쓰고 자
송만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안 좋은 일을 홀로 삼키는 건 그대로네. 아직도 억지로 버티고 있는 걸 보니. 듣자 하니 천영 구슬을 삼켰다며? 먹어도 되는 거 맞지?”“걱정 마세요. 천영 구슬은 사람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 반대로 독을 흡수하고, 수행을 도와줄 수 있어요.”유진우가 설명했다.“그래? 동해야, 어쩌면 잘된 일이야. 천영 구슬이 있으니 대 마스터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거야.”“그럼 좋죠. 천영 구슬은 귀한 만큼 이를 노리는 사람들도 많아요. 일이 복잡해질 거예요.”황동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걱정 마, 내가 있잖아. 누구도 구슬을 빼앗아 가지 못할 거야.”“24시간 제게만 붙어있으려고요?”“아니, 너 말고, 구슬을 지킨다고.”송만규는 차갑게 말하고는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황동해의 복부를 관통했다. 이어 그는 황동해의 뱃속에서 천영 구슬을 억지로 끄집어냈다! 그의 손에는 내장과 피로 가득했다.“어?”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가 어리둥절해졌다.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금까지도 허허실실 웃던 송만규가 갑자기 치명적인 공격을 할 줄은 누구도 생각치 못했다. 심지어 손으로 배를 가르다니!“어...”사악하게 웃는 송만규를 보며 황동해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두 사람의 우정은 실로 탄탄했다. 송만규가 위험에 처했을 적, 황동해가 그를 구해줬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친형제처럼 가까이 지내며 함께 무수한 시련을 겪어 이 자리까지 왔다.무림인들 세계의 어두운 면과, 인간 본성의 악함을 알지만 그는 절대 송만규를 의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생과 사를 함께하는 형제였다!“왜... 왜?”황동해는 경악한 표정으로 송만규를 바라볼 뿐 차마 복부의 상처를 내려다보지 못했다.“미안하게 됐어, 천영 구슬을 갖기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네 뱃속에 들어갔다니, 이럴 수밖에 없었어, 미안해.”송만규가 태연하게 말했다. 황동해를 죽일 생각은 없었으나 그가 천영 구슬을 먹었다니 어쩔 수 없었다.“천영 구슬이
쿵!황동해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가 땅에 내던져졌다. 그의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나왔다.“아빠!”황은아가 비명을 지르며 급히 황동해에게 달려갔다.“송만규! 당신 미쳤어?”유진우가 살의를 가득 담은 눈으로 말했다. 믿을 만한 선배인 줄 알았는데, 웃음 속에 칼을 숨긴 비겁한 놈일 줄이야!“미쳤냐고? 하하하... 유진우, 내가 천영 구슬을 위해 어떤 판을 깔았는지 알아? 황보용명에게서 천영 구슬에 대해 전해 들은 다음부터 구슬을 갖기 위해 애써왔어. 황보춘을 이용해 살인하고, 일부러 소식을 흘려 인여궁 사람들을 강남으로 유인하고, 지도를 숨긴 인여경을 너희한테 배달해 줬잖아. 모든 건 내가 설계한 판이야. 너희들은 모두 내게 이용당했다고. 너희들이 묘에 들어가 고영은의 시선을 돌려야만 내가 천영 구슬을 가질 수 있으니까. 정성이 지극하면 돌 우에도 꽃이 핀다고, 이렇게나 오랜 노력의 결실이 생겼어! 이 보물만 있으면 난 대 마스터가 되고 이 무림의 지존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때가 되면 천하가 모두 내 것일 테지, 하하하...”송만규가 소리 내 크게 웃었다. 지금까지 줄곧 착한 척했는데, 드디어 이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유진우가 두 주먹을 꽉 쥐고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다 당신 짓이었어? 당신이 맹주님을 죽이고, 내게 누명을 씌우고, 해독약에 독을 탄 거야? 당신이 황보춘을 풀어주고 선미를 그렇게 만든 거야? 다 당신 짓이었어?”“맞아! 바로 나야! 그뿐만 아니라, 방금 지옥의 노래 독가스도 내가 풀어놓은 거야! 너흴 깡그리 죽여 입막음하려 했지. 그럼, 누구도 내가 천영 구슬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깐. 황동해 이놈이 자신을 희생해 네놈들의 목숨을 살릴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지만 말아야. 그럼 어쩔 수 없이 내가 나서서 처리해야지. 자, 이제, 마지막으로 남길 유언이라도 있어?”진실을 말해버린 이상 송만규는 여기 있는 모두를 죽여야 했다.“어쩐지... 어쩐지 누군가 상황을 조종하는 것 같더라니, 당신이었어요?”설연홍이 깜짝
무사들이 다시 교전 지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전세가 역전될 수 있을까?”장수현, 조경수, 격심 세 사람은 서로를 흘깃 쳐다보고는 동시에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각 세력과 파벌들이 모두 되돌아오고 있었다.그런 그들을 맞이한 것은 송만규와 유진우가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도 연맹 맹주와 소년 마스터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무슨 일이지? 두 사람 한 편 아니었나? 왜 이렇게 싸우는 거지?’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사람 살려요!”이때 먼 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황은아가 중상을 입은 황동해를 끌어안고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절규하고 있었다.“제발 우리 아빠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자 황은아는 바닥에 꿇어앉은 채 머리를 땅에 박아대기 시작했다.황동해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의 입과 코, 복부의 상처에서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숨이 간들간들한 것이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것 같았다.하지만 무사들은 그저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설연홍만이 그를 도우려 했으나 진기가 너무 적어 별 쓸모는 없었다.이때 송만규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무사들은 들으라! 황동해의 몸에 사악한 기운이 들었으니 꼭 죽여야 할 것이다! 악마를 처리하는 자에게는 후한 상을 주겠다!”그 말을 들은 장내가 웅성댔다.“사악한 기운이 들었다고? 방금의 독가스와 관련 있는 거야?”“송 맹주님이 하신 말씀이니 틀림없을 거야. 안 죽이면 큰일 나!”“맞아! 이렇게 내버려둘 수야 없지.”잠깐의 술렁임 뒤 사람들은 저마다 칼을 뽑아 들고 전투태세를 취했다.황은아가 절박한 소리로 해명했다.“거짓말이에요! 모두 거짓말이에요! 송만규가 천영 구슬을 빼앗으려고 우리 아빠를 습격했어요. 진짜 나쁜 놈은 저 사람이에요!”“닥쳐! 감히 날 모욕해? 무사들은 들으라! 이 사람들을 모두 없애버려라! 악마를 처단하는 자에게는 내 모든 기술을 전수해 주고, 무도 연맹 장로로 임명하겠다!”“모든 기술을 전수한다고?”“무
“멈춰요! 오면 죽일 거예요!”설연홍이 두 손에 칼을 들고 황은아의 앞을 막아섰다.황은아는 아직도 해명하고 있었다.“당신들 모두 속은 거예요! 우리 아빤 당당해요! 아빠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당신들을 구한 거 잊었어요? 감사할 줄 안다면 이러지는 말아야죠! 다들 정신 차려요! 송만규가 진짜 나쁜 놈이에요!”그녀는 울며불며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없었다.“은아야! 아직도 모르겠어? 이 사람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이라고! 정의? 웃기고 있네! 정의로운 척하는 사람들이 더 비겁해! 뭐 해? 황 마스터님 모시고 어서 가! 여긴 내게 맡기고!”설연홍이 죽음을 각오한 사람처럼 뛰어나갔다. 그녀도 선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은혜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다.“죽고 싶은 건가?”장수현은 차갑게 웃고는 손을 휘둘러 설연홍을 멀리 날려버렸다. 설연흥은 장수현에게 한참 모자랐다.“휴...”황동해는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비칠거리며 일어났다. 그의 몸에 생기가 천천히 퍼져나가며 창백했던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엄청난 마스터의 기가 화산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생명을 불태우고 있었다!“아빠?”황은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방금까지도 숨을 몰아쉬던 사람이 갑자기 생기가 돌다니?“어떻게 된 거야? 중상을 입은 거 아니었어? 어떻게 다시 일어선 건데?”“뭐야? 그럼 어떻게 해? 공격해? 말아?”사람들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황동해에게 남은 기력이 있었다니, 일이 복잡하게 되었다.“놀라긴 뭘 놀라? 그래봤자 얼마 못 버텨. 자, 가자고!”“맞아! 저러다 다시 쓰러질 거야. 죽여버려!”사람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보탰지만 그렇다고 정말 나서는 이는 없었다. 황동해는 무도 마스터였으니, 대충 공격해도 그들을 모두 없애버릴 수 있었다.“장 마스터님, 굳이 이렇게 해야겠어요?”황동해가 인상을 쓰고 물었다.“당신은 이미 사악한 것에 물들었으니, 꼭 처리해야
“뭐야?”장수현 등 세 사람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 순간 죽음이 임박한 위기감이 밀려왔고 식은땀이 흐르면서 두피가 저릿했다. 황동해가 이 일격을 가한다면 세 사람이 죽진 않아도 적어도 중상은 입을 것이다.“황동해, 함부로 덤비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괜히 덤볐다가 당신도 골로 가는 수가 있어.”장수현이 경고를 날렸다.“어차피 난 곧 죽을 사람입니다. 죽으면서 세 분을 데려가는 것도 나쁠 건 없죠.”황동해의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었다.그의 말에 세 사람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목숨까지 거는 미친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황동해, 네 생각은 안 해도 딸 생각은 해야 하지 않겠어?”장수현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이렇게 하자. 우리가 네 딸은 보내줄 수 있어. 하지만 사도에 빠진 넌 오늘 반드시 죽어야 해.”“맞아! 네가 죽어야 네 딸이 살아.”조경수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약속 지킬 겁니까?”황동해가 캐물었다.“내가 그래도 세간에서 명예와 위신이 있는 사람인데 당연히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지.”장수현이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황동해, 먼저 스스로 그동안의 수련을 망가뜨린다면 네 딸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게.”조경수가 맹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아미타불, 하늘은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깁니다. 무고한 사람은 절대 연루될 일이 없어요.”격심대사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알겠습니다! 세 분 모두 무도 마스터시니 믿을게요. 오늘 이 몸뚱이로 딸의 목숨을 바꾸겠습니다.”황동해는 고개를 돌려 황은아를 힐끗 쳐다본 후 입가에 미소를 짓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은아야, 잘 있어.”“안... 안 돼요! 안 돼!”황은아는 귀청이 째질 듯이 울부짖으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채 떨어지기 전에 황동해는 갑자기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팍을 힘껏 내리쳤다.쾅!둔탁한 폭발음이 울려 퍼지면서 피가 사방에 튀었다.황동해는 저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온몸의 경맥이 전부 끊어졌고 그동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