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황동해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가 땅에 내던져졌다. 그의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나왔다.“아빠!”황은아가 비명을 지르며 급히 황동해에게 달려갔다.“송만규! 당신 미쳤어?”유진우가 살의를 가득 담은 눈으로 말했다. 믿을 만한 선배인 줄 알았는데, 웃음 속에 칼을 숨긴 비겁한 놈일 줄이야!“미쳤냐고? 하하하... 유진우, 내가 천영 구슬을 위해 어떤 판을 깔았는지 알아? 황보용명에게서 천영 구슬에 대해 전해 들은 다음부터 구슬을 갖기 위해 애써왔어. 황보춘을 이용해 살인하고, 일부러 소식을 흘려 인여궁 사람들을 강남으로 유인하고, 지도를 숨긴 인여경을 너희한테 배달해 줬잖아. 모든 건 내가 설계한 판이야. 너희들은 모두 내게 이용당했다고. 너희들이 묘에 들어가 고영은의 시선을 돌려야만 내가 천영 구슬을 가질 수 있으니까. 정성이 지극하면 돌 우에도 꽃이 핀다고, 이렇게나 오랜 노력의 결실이 생겼어! 이 보물만 있으면 난 대 마스터가 되고 이 무림의 지존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때가 되면 천하가 모두 내 것일 테지, 하하하...”송만규가 소리 내 크게 웃었다. 지금까지 줄곧 착한 척했는데, 드디어 이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유진우가 두 주먹을 꽉 쥐고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다 당신 짓이었어? 당신이 맹주님을 죽이고, 내게 누명을 씌우고, 해독약에 독을 탄 거야? 당신이 황보춘을 풀어주고 선미를 그렇게 만든 거야? 다 당신 짓이었어?”“맞아! 바로 나야! 그뿐만 아니라, 방금 지옥의 노래 독가스도 내가 풀어놓은 거야! 너흴 깡그리 죽여 입막음하려 했지. 그럼, 누구도 내가 천영 구슬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깐. 황동해 이놈이 자신을 희생해 네놈들의 목숨을 살릴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지만 말아야. 그럼 어쩔 수 없이 내가 나서서 처리해야지. 자, 이제, 마지막으로 남길 유언이라도 있어?”진실을 말해버린 이상 송만규는 여기 있는 모두를 죽여야 했다.“어쩐지... 어쩐지 누군가 상황을 조종하는 것 같더라니, 당신이었어요?”설연홍이 깜짝
무사들이 다시 교전 지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전세가 역전될 수 있을까?”장수현, 조경수, 격심 세 사람은 서로를 흘깃 쳐다보고는 동시에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각 세력과 파벌들이 모두 되돌아오고 있었다.그런 그들을 맞이한 것은 송만규와 유진우가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도 연맹 맹주와 소년 마스터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무슨 일이지? 두 사람 한 편 아니었나? 왜 이렇게 싸우는 거지?’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사람 살려요!”이때 먼 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황은아가 중상을 입은 황동해를 끌어안고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절규하고 있었다.“제발 우리 아빠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자 황은아는 바닥에 꿇어앉은 채 머리를 땅에 박아대기 시작했다.황동해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의 입과 코, 복부의 상처에서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숨이 간들간들한 것이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것 같았다.하지만 무사들은 그저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설연홍만이 그를 도우려 했으나 진기가 너무 적어 별 쓸모는 없었다.이때 송만규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무사들은 들으라! 황동해의 몸에 사악한 기운이 들었으니 꼭 죽여야 할 것이다! 악마를 처리하는 자에게는 후한 상을 주겠다!”그 말을 들은 장내가 웅성댔다.“사악한 기운이 들었다고? 방금의 독가스와 관련 있는 거야?”“송 맹주님이 하신 말씀이니 틀림없을 거야. 안 죽이면 큰일 나!”“맞아! 이렇게 내버려둘 수야 없지.”잠깐의 술렁임 뒤 사람들은 저마다 칼을 뽑아 들고 전투태세를 취했다.황은아가 절박한 소리로 해명했다.“거짓말이에요! 모두 거짓말이에요! 송만규가 천영 구슬을 빼앗으려고 우리 아빠를 습격했어요. 진짜 나쁜 놈은 저 사람이에요!”“닥쳐! 감히 날 모욕해? 무사들은 들으라! 이 사람들을 모두 없애버려라! 악마를 처단하는 자에게는 내 모든 기술을 전수해 주고, 무도 연맹 장로로 임명하겠다!”“모든 기술을 전수한다고?”“무
“멈춰요! 오면 죽일 거예요!”설연홍이 두 손에 칼을 들고 황은아의 앞을 막아섰다.황은아는 아직도 해명하고 있었다.“당신들 모두 속은 거예요! 우리 아빤 당당해요! 아빠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당신들을 구한 거 잊었어요? 감사할 줄 안다면 이러지는 말아야죠! 다들 정신 차려요! 송만규가 진짜 나쁜 놈이에요!”그녀는 울며불며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없었다.“은아야! 아직도 모르겠어? 이 사람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이라고! 정의? 웃기고 있네! 정의로운 척하는 사람들이 더 비겁해! 뭐 해? 황 마스터님 모시고 어서 가! 여긴 내게 맡기고!”설연홍이 죽음을 각오한 사람처럼 뛰어나갔다. 그녀도 선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은혜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다.“죽고 싶은 건가?”장수현은 차갑게 웃고는 손을 휘둘러 설연홍을 멀리 날려버렸다. 설연흥은 장수현에게 한참 모자랐다.“휴...”황동해는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비칠거리며 일어났다. 그의 몸에 생기가 천천히 퍼져나가며 창백했던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엄청난 마스터의 기가 화산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생명을 불태우고 있었다!“아빠?”황은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방금까지도 숨을 몰아쉬던 사람이 갑자기 생기가 돌다니?“어떻게 된 거야? 중상을 입은 거 아니었어? 어떻게 다시 일어선 건데?”“뭐야? 그럼 어떻게 해? 공격해? 말아?”사람들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황동해에게 남은 기력이 있었다니, 일이 복잡하게 되었다.“놀라긴 뭘 놀라? 그래봤자 얼마 못 버텨. 자, 가자고!”“맞아! 저러다 다시 쓰러질 거야. 죽여버려!”사람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보탰지만 그렇다고 정말 나서는 이는 없었다. 황동해는 무도 마스터였으니, 대충 공격해도 그들을 모두 없애버릴 수 있었다.“장 마스터님, 굳이 이렇게 해야겠어요?”황동해가 인상을 쓰고 물었다.“당신은 이미 사악한 것에 물들었으니, 꼭 처리해야
“뭐야?”장수현 등 세 사람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 순간 죽음이 임박한 위기감이 밀려왔고 식은땀이 흐르면서 두피가 저릿했다. 황동해가 이 일격을 가한다면 세 사람이 죽진 않아도 적어도 중상은 입을 것이다.“황동해, 함부로 덤비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괜히 덤볐다가 당신도 골로 가는 수가 있어.”장수현이 경고를 날렸다.“어차피 난 곧 죽을 사람입니다. 죽으면서 세 분을 데려가는 것도 나쁠 건 없죠.”황동해의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었다.그의 말에 세 사람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목숨까지 거는 미친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황동해, 네 생각은 안 해도 딸 생각은 해야 하지 않겠어?”장수현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이렇게 하자. 우리가 네 딸은 보내줄 수 있어. 하지만 사도에 빠진 넌 오늘 반드시 죽어야 해.”“맞아! 네가 죽어야 네 딸이 살아.”조경수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약속 지킬 겁니까?”황동해가 캐물었다.“내가 그래도 세간에서 명예와 위신이 있는 사람인데 당연히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지.”장수현이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황동해, 먼저 스스로 그동안의 수련을 망가뜨린다면 네 딸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게.”조경수가 맹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아미타불, 하늘은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깁니다. 무고한 사람은 절대 연루될 일이 없어요.”격심대사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알겠습니다! 세 분 모두 무도 마스터시니 믿을게요. 오늘 이 몸뚱이로 딸의 목숨을 바꾸겠습니다.”황동해는 고개를 돌려 황은아를 힐끗 쳐다본 후 입가에 미소를 짓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은아야, 잘 있어.”“안... 안 돼요! 안 돼!”황은아는 귀청이 째질 듯이 울부짖으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채 떨어지기 전에 황동해는 갑자기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팍을 힘껏 내리쳤다.쾅!둔탁한 폭발음이 울려 퍼지면서 피가 사방에 튀었다.황동해는 저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온몸의 경맥이 전부 끊어졌고 그동안의
“아빠?”숨이 멎은 황동해를 보며 황은아는 넋을 잃었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아빠, 일어나 봐요... 일어나라고요! 아빠!”황은아는 처참하게 울부짖었다. 아버지의 시체를 꽉 껴안은 그녀는 가슴을 칼로 도려내듯 아팠고 슬픔에 사무쳐 통곡했다.두 눈에는 눈물이 멈출 기미가 없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자신의 유일한 피붙이가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이젠 이 세상에 그녀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온 세상에 빛이라곤 없이 캄캄하기만 했다.“하하... 죽었어요, 죽었어요. 저 자식 드디어 죽었어요.”황동해의 시신을 보며 장수현이 크게 웃었다.“정말 잘 죽었어요. 저런 사도에 빠진 놈은 누구나 다 죽이고 싶어 할걸요?”“5대 마스터면 어떻고 해황인들 또 어때요? 그래봤자 결국에는 죽은 목숨인데.”조경수가 코웃음을 쳤다. 황동해가 죽으면서 불안했던 마음도 드디어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아미타불, 이젠 편히 쉬세요.”격심대사는 합장한 채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여봐라, 저 두 년도 싹 다 죽여버려.”장수현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황은아를 가리켰다. 그의 말에 사람들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방금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어? 지금 뭔 상황이지?’“장수현, 그게 무슨 말이야? 더는 따지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갑자기 번복해? 지금 한 입으로 두말하는 거야?”설연홍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만인의 존경을 받는 무도 마스터라서 약속을 지킬 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대놓고 번복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었다.“흥! 전쟁에서는 속임수도 마다치 않는다는 거 몰라? 내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더라면 저 악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어? 그리고 내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고 했지, 다른 사람은 가만히 있는다고 하지 않았잖아? 내 제자들이 나쁜 놈을 없애겠다는데 뭔 상관이야?”장수현이 또
반경 10m 이내 화초와 나무들이 전부 얼어붙었다.황은아의 등 뒤에 갑자기 봉황 무늬가 나타났다. 그녀의 체내에 봉인되어있던 것이었는데 극도로 슬프고 고통스러우며 원망이 극에 달했을 때 혈맥이 깨어나면서 봉인이 점점 깨지게 된다.여러 갈래의 금빛이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다가 결국 허공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금색 봉황으로 변했다.알록달록한 무늬가 눈이 부실 정도였고 날개를 펼칠 때마다 보는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만 같았다. 한 쌍의 두 눈이 오만스러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역시 새 중의 왕이라 그런지 위엄이 장난이 아니었다.“죽어... 다 죽어! 죽여버릴 거야... 싹 다!”황은아가 포효하듯 소리를 질렀다. 두 눈에 핏발이 벌겋게 섰고 표정도 흉악스럽기 그지없었다.검고 윤기 나던 머리카락이 머리끝부터 점점 하얘지기 시작하더니 밑으로 퍼져나갔다. 숨 몇 번 고르는 사이 벌써 백발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곧이어 어두운 죽음의 기운이 체내에서 뿜어져 나왔다.검은 기운이 덮치자 금빛이던 봉황이 재빠르게 변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신성한 기운으로 흘러넘치던 금빛 봉황이 사악하고 잔인한 기운만 감도는 흑봉황으로 변하고 말았다. 흑봉황의 눈빛에는 살기와 증오,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원망뿐이었다. 마치 어두운 지옥에 온 듯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괴... 괴물이다! 저년... 저년은 괴물이야!”혼비백산한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경악했다. 이런 예상치도 못한 장면이 펼쳐질 거라고는 아무도 몰랐다. 흑봉황은 마치 죽음의 신처럼 온 세상을 무너뜨릴 것 같은 사악한 기운을 뿜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죠? 저년의 몸에 어떻게 저런 엄청난 힘이 숨어있을 수가 있죠?”장수현 등 세 사람은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에 표정이 급변했다.무도 마스터인 그들마저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 그리고 이 위협은 황동해를 마주했을 때보다도 더 무서운 위협이었다.“싹 다 죽여버릴 거야! 죽어!”황은아가 이를 꽉 깨물자 온
“죽어! 다 죽여버릴 거야!”황은아는 비통함에 사무쳐 눈에 뵈는 게 없었다. 두 눈에 시뻘겋게 핏발이 섰고 백발이 흩날리는 모습은 정말 미치광이 악마가 따로 없었다.“풉!”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몸을 파르르 떨더니 시뻘건 피를 토해냈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조금 전의 그 일격으로 모든 기력을 소진한 탓에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질 않았다. 지금 이 상태라면 적이 무슨 공격을 하든 전혀 반항할 수가 없었다.“은아야, 은아야!”설연홍이 먼지가 가득 묻은 꾀죄죄한 얼굴로 일어나 황은아 옆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살아있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주술교 성녀의 핏줄은 역시 달랐다. 봉인이 깨지자마자 바로 깨어났다. 이 고비만 넘긴다면 삶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봉황은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정말 너무 무서웠어. 아까 그 힘 말이야, 하늘과 땅도 무너뜨릴 수 있을걸?”“괴물이야, 역시 괴물이었어.”“...”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보며 사람들은 놀라는 동시에 후환이 두려웠다. 삐쩍 마르고 연약해 보이는 어린 소녀가 이런 엄청난 힘을 폭발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X발, 위험했어요. 방금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했어요.”조경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놀란 가슴이 아직도 채 진정되지 않았다.조금 전 만약 정면으로 공격을 맞았더라면 무도 마스터인 그도 증발했을 것이다.“저 괴물 대체 정체가 뭐기에 이렇게도 엄청난 거죠?”장수현이 눈살을 찌푸렸고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도 잠시 두려움이 마구 밀려왔다.“저런 괴물은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지금 죽이지 않으면 더 많은 무고한 생명이 죽을 거예요.”격심대사가 싸늘하게 말했다. 늘 사람들의 질고를 불쌍히 여기던 눈빛에 살기가 짙어졌다.“맞습니다. 저 괴물 몸속에 엄청난 힘이 숨어있어요. 만약 오늘 죽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편한 날이 없을 거예요.”조경수가 바로 판
장수현이 두 눈을 부릅떴다.“우린 백성을 위해서 화근을 없애고 위험이나 곤란으로부터 벗어나게 했어. 계속 고집을 부렸다간 무림 전체와 등을 돌리는 거라고 간주할 것이다!”“맞아. 그러니까 지금 당장 멈춰. 그렇지 않으면 무림의 공공의 적이 될 거야.”조경수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아미타불, 아직 늦지 않았어요. 지금이라도 당장 멈추세요.”격심대사가 합장한 채로 말했다. 다시 한번 백성의 질고를 불쌍히 여기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위험이나 곤란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고? 무림의 공공의 적?”유진우는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비웃었다.“무림에 당신들 같은 인간쓰레기들 뿐이라면, 이 세상이 정의와 불의를 가리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이 배은망덕하고 나쁜 인간의 편에만 선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무림과 적이 된들 또 어때? 내가 괴물이라면 괴물이 될 것이고 내가 악마라면 악마가 될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마디야. 내 제자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그 누구든 무조건 죽어! 인정 못 하겠어? 그럼 마음껏 덤벼! 이 괴물의 몸으로 당신들을 어떻게 끌어내리는지 똑똑히 지켜봐! 덤벼!”말을 마친 유진우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살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고 마치 악마가 나타난 것처럼 상대에게 엄청난 위협이 되었다.순간 장수현 등 세 사람은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저 자식이 정말 미쳤나? 감히 무림과 등을 돌린다고? 죽으려고 환장했나 봐.’“여러분, 당황하지 말아요.”그때 송만규가 갑자기 걸어오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저 자식 지금 중상을 입었고 원기를 다 소모해서 아무 힘이 없어요. 겁먹을 것 없다는 말입니다.”그의 말에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여러분, 제 구령을 따르십시오. 도둑놈을 죽입시다! 죽여!”송만규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훌쩍 뛰어올라 먼저 공격에 나섰다. 무림 맹주가 선제공격을 펼치자 사람들도 힘을 얻어 저마다 칼을 빼 들었다.“죽여!”성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