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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죽어! 다 죽여버릴 거야!”

황은아는 비통함에 사무쳐 눈에 뵈는 게 없었다. 두 눈에 시뻘겋게 핏발이 섰고 백발이 흩날리는 모습은 정말 미치광이 악마가 따로 없었다.

“풉!”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몸을 파르르 떨더니 시뻘건 피를 토해냈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조금 전의 그 일격으로 모든 기력을 소진한 탓에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질 않았다. 지금 이 상태라면 적이 무슨 공격을 하든 전혀 반항할 수가 없었다.

“은아야, 은아야!”

설연홍이 먼지가 가득 묻은 꾀죄죄한 얼굴로 일어나 황은아 옆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살아있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술교 성녀의 핏줄은 역시 달랐다. 봉인이 깨지자마자 바로 깨어났다. 이 고비만 넘긴다면 삶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봉황은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정말 너무 무서웠어. 아까 그 힘 말이야, 하늘과 땅도 무너뜨릴 수 있을걸?”

“괴물이야, 역시 괴물이었어.”

“...”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보며 사람들은 놀라는 동시에 후환이 두려웠다. 삐쩍 마르고 연약해 보이는 어린 소녀가 이런 엄청난 힘을 폭발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X발, 위험했어요. 방금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했어요.”

조경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놀란 가슴이 아직도 채 진정되지 않았다.

조금 전 만약 정면으로 공격을 맞았더라면 무도 마스터인 그도 증발했을 것이다.

“저 괴물 대체 정체가 뭐기에 이렇게도 엄청난 거죠?”

장수현이 눈살을 찌푸렸고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도 잠시 두려움이 마구 밀려왔다.

“저런 괴물은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지금 죽이지 않으면 더 많은 무고한 생명이 죽을 거예요.”

격심대사가 싸늘하게 말했다. 늘 사람들의 질고를 불쌍히 여기던 눈빛에 살기가 짙어졌다.

“맞습니다. 저 괴물 몸속에 엄청난 힘이 숨어있어요. 만약 오늘 죽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편한 날이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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