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야, 이 조무래기들은 할머니가 대신 죽여줄까?”공대숙의 시선이 갑자기 파벌의 제자들에게 향했고 눈빛도 날카로워졌다.순간 겁에 질린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벌벌 떨었다. 하지만 또 감히 도망칠 수도 없었다. 정말 죽음을 기다리는 순한 양이 따로 없었다.“아니요. 제 복수는 제가 할게요!”황은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머릿속에 새겼다.“너희들 잘 들어. 오늘 살려두는 건 내가 자비를 베풀어서가 아니야. 언젠가는 너희들을 싹 다 죽여버릴 거야. 오늘 너희들이 한 짓, 내가 백배 천배 갚아줄 테니까 기다려. 갖은 고통을 주면서 죽지 못해 사는 게 무엇인지 보여줄 거야. 그러다가 공포와 절망감 속에서 천천히 죽여줄게. 그전까지는 꼭 살아있어. 무슨 수를 써서든 죽지 말고 살아있어. 너희들의 목숨은 나만 끊을 수 있으니까 내가 다시 복수하러 올 때까지 기다려!”
황은아는 황동해의 시신을 업고 떠났다. 가기 전 남긴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고 등골이 오싹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긴 했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평범해 보이는 소녀가 주술교의 성녀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주술교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주술교의 성녀를 건드렸다는 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거나 다름없었다.게다가 그들은 성녀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어찌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있겠는가?이제부터 그들은 매일 전전긍긍하면서 두려움 속에 살아야 할 것이다. 죽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송 맹주님, 인제 어떡해요? 우리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어요.”조경수가 창백해진 얼굴로 비틀거리면서 송만규 앞으로 걸어갔다. 아까 유진우의 공격에 중상을 입은 게 데미지가 너무도 컸다.장수현과 격심대사는 상태가 더욱 심각했다. 한 사람은 팔이 잘려 나갔고 한 사람은 눈이 먼 게 정말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뭘 그렇게 당황해요?”송만규가 두 눈을 부릅떴다.“공대숙과 주술교의 4대 호법만 나서지 않는다면 누가 우릴 어쩔 수 있겠어요?”“하지만 우리가 황동해를 죽음으로 몰아갔고 주술교의 성녀까지 건드렸어요. 앞으로 엄청난 후환이 있는 건 분명하다고요.”조경수가 근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흥, 본투비 레벨도 아닌 계집애가 뭐가 무섭다고 그래요? 걔가 마스터가 된 다음에 다시 봅시다.”송만규가 싸늘하게 말했다. 이미 천영 구슬을 손에 넣었으니 대 마스터가 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황은아가 아니라 주술교 교주 공대숙이라도 전혀 두렵지 않을 것이다.그 시각 벽하파 진영.“예슬아, 그만 쳐다봐. 우리 같은 별거 아닌 사람은 진우 마스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옆에서 넋을 놓고 쳐다보는 한예슬을 보며 심연수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젓더니 유진우가 사라진 방향을 보면서 감탄을 쏟아냈다.“진우 마스터는 천재
약신왕 조안태가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선미 씨를 구할 수 있는 건 검은 꽃무릇과 봉황 독충밖에 없어요. 만약 유 장로가 제때 영약을 가져온다면 가능성이 커요. 하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죠.”“진우 씨, 대체 어디 갔기에 아직도 안 와요?”조아영이 울상이 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이 일을 아직 부모님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충격받고 쓰러질까 봐.쾅!그때 누군가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왔다. 곧이어 피범벅인 유진우가 비틀거리면서 들어왔다. 차마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몰골이었다.“약신왕 선배님, 찾았어요. 영약 찾았어요.”유진우는 옷의 지퍼를 열어 조심스럽게 묘한 빛을 내뿜은 검은 꽃을 꺼냈다.“찾았어요?”자세히 살피던 조안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진짜 검은 꽃무릇이 맞네요. 좋아요... 너무 잘됐어요.”“선배님, 이 검은 꽃무릇만 있으면 선미 씨 살릴 수 있죠?”유진우가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 거의 목숨으로 이 영약을 바꾼 거나 다름없었다.“살릴 수는 있는데 유 장로의 피가 필요해요.”조안태가 설명했다.“전에 치료하면서 유 장로 혈액에 송장꽃의 해독 성분이 생겼거든요. 선미 씨 깨어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네, 얼마나 필요해요? 마음껏 쓰세요.”유진우는 두말없이 옷소매를 걷어 올리고 칼로 베려 했다.“잠깐만요.”조안태가 재빨리 말리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유 장로, 많이 다친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지금 기와 혈이 부족해서 피를 뽑으면 몸이 버티지 못할 텐데요.”“버틸 수 있어요. 괜찮으니까 선미 씨부터 살려주세요.”유진우가 계속 다그쳤다.“정말 괜찮겠어요?”조안태가 눈살을 찌푸렸다. 유진우의 얼굴만 봐도 원기를 전부 소진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 이런 상태로 서서 말한다는 것조차 엄청 힘들 텐데 피까지 뽑는다면 정말 버티지 못할 수도 있었다.“영감님, 그릇 가져오세요.”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가 분부를 내렸다. 곧이어 장 어르신이 큰 그릇을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유진우가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떴을 땐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햇볕이 창문으로 비쳐 들어와 방 안을 환하게 비췄고 눈이 다 부실 지경이었다.“진우 씨, 드디어 깼네요!”옆에 있던 조아영이 눈을 뜬 유진우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 얼마나 잤어요?”유진우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금방 깨어난 터라 아직 제정신이 아니었다.“3일이나 누워있었어요. 약신왕 선배님이 진우 씨가 괜찮다고 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관까지 준비할 뻔했다니까요.”조아영이 말했다.“3일이요? 그렇게나 오래 잤다고요?”유진우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문득 뭔가 떠올랐다.“아 참, 선미 씨는요? 어떻게 됐어요? 깨어났어요?”“언니요?”조선미 얘기에 조아영의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울먹였다.“우리 언니... 결국에는 이 세상을 떠났어요...”“네? 죽었다고요?”유진우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가뜩이나 창백한 안색이 순식간에 백지장처럼 새하얘졌고 마치 넋을 놓은 사람처럼 멍해졌다.“어떻게 이럴 수가... 그럴 리가 없어요. 분명 검은 꽃무릇을 찾아왔는데 왜 죽어요? 대체 왜?”유진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조선미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고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살릴 수 있다며? 그런데 왜 못 살렸어? 대체 왜?’“안 되겠어요. 선미 씨 보러 가야겠어요. 내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 못 믿어요.”유진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다.“뭘 못 믿어요?”그때 문밖에서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아름다운 외모에 훤칠한 키, 그리고 남다른 분위기는 마치 한 폭의 그림에서 걸어 나온 선녀 같았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조선미였다!“선미 씨?”눈앞의 아름다운 여인을 본 순간 유진우는 어안이 벙벙했다.“안... 죽었어요?”“죽다니요?”조선미가 이상한 표정으로 물었다.“멀쩡하게 살아있는데 왜 죽어요?”“하지
유진우는 조선미를 꼭 끌어안고 그녀의 체온을 느끼면서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그제야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한참 후, 유진우가 중얼거리듯 한마디 했다.“됐어요, 그만 안아요. 나 숨 못 쉬겠어요.”조선미는 히죽 웃으며 유진우의 등을 토닥였다. 그의 품에 안긴 이 순간이 참 행복했지만 너무 꽉 안은 탓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콜록... 미안해요.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유진우는 그제야 알아차리고 재빨리 손을 풀었다. 방금은 저도 모르게 껴안은 거라 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이러니까 더 기분 좋은걸요? 당신이 날 엄청 걱정했다는 뜻이니까요.”조선미가 달콤하게 웃었다. 유진우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 같아 너무도 좋았다.이제 둘은 생사고락을 함께한 사이가 되었다. 이 점만 봐도 이청아와 비교할 수 없었다. 결혼 한번 했으면 뭐? 두 사람은 목숨까지 바꾼 사이인데.“여보, 쉬고 있어요. 약이 다 달여졌나 보고 올게요.”조선미는 발끝을 들고 유진우의 얼굴에 입맞춤한 후에야 방을 나섰다. 아름다운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유진우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새어 나왔다. 그도 이 순간이 행복한 건 마찬가지였다.‘드디어 큰 고비를 넘겼어.’“영감님.”유진우는 정신을 차리고 문 앞에 있는 장 어르신을 불러 물었다.“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어요?”조선미도 3일 동안 의식이 없었고 유진우도 잠을 3일이나 잤다. 눈 깜짝할 사이에 거의 일주일이 지났다.“요즘 서울이 비교적 조용하더라고요. 별다른 일이 없었어요.”그런데 장 어르신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아 참, 조씨 가문 쪽을 주의 깊게 살펴야겠어요. 조군해가 가주 자리에 앉은 후에 조군해 부녀가 조씨 가문의 공신과 원로들을 싹 다 내쫓았어요. 지금 조씨 가문의 상황이 좋지 않아요.”“조군해는 지금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을 배제하려고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싹 다 내쫓고 있어요. 이런 어리석은 방법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거나
“여보, 약 먹을 시간이에요.”유진우와 장 어르신이 한창 얘기를 나누던 그때 여자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리따운 조선미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도자기 그릇을 들고 사뿐사뿐 걸어 들어왔다.요염하게 웃는 그녀의 두 볼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는 탕약을 조심스럽게 유진우의 입가에 가져갔다.“자, 여보. 약 마셔요.”유진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이 장면 왜 어디서 본 것 같지?’“여보, 왜 그래요? 얼른 마셔요.”조선미가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예쁜 두 눈에 장난기가 가득했다.“어... 안 마시면 안 돼요?”유진우는 온몸으로 거절했다.“당연히 안 되죠. 이건 내가 정성 들여 달인 약이란 말이에요.”조선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왜요? 내가 설마 독약이라도 탔을까 봐 그래요?”“어휴, 이렇게 예쁜 선미 씨의 손에 죽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죠.”유진우는 한마디 한 후 탕약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약이 너무 써서 안절부절못하는 유진우의 모습에 조선미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됐어요, 그만 호들갑 떨고 밥 먹으러 가요. 당신이 좋아하는 반찬 가득 준비했어요.”조선미는 휴지로 유진우의 입을 닦아준 후 팔짱을 끼고 방을 나섰다.따르릉...그런데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 조선미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알았어, 금방 갈게.”대답을 마친 그녀는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무슨 일이에요?”유진우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소현이가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나 봐요. 지금 당장 가봐야겠어요.”조선미가 설명했다.“그래요? 그럼 나와 같이 가요.”유진우는 지체하지 않고 장 어르신더러 운전하라고 했다.홍길수가 떠난 후 유진우는 홍소현을 딸이라 생각하면서 챙겼다. 딸에게 일이 생겼다는데 당연히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그 시각, 새싹 어린이집.“빌어먹을 년이 대체 딸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이 계집애가 우리 아들 얼굴 다 할퀴어놓았잖아! 우리 아들이 얼마나 귀하게 자랐다고.
“개소리 집어치워!”최숙자가 두 눈을 부릅떴다.“지금 아비도 없는 자식과 우리 귀한 아들을 비교해? 우리 아들 머리카락 한 올도 네 딸 목숨보다 귀해. 경고하는데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어. 빌지 않으면 절대 가만 안 둬!”“사모님, 무슨 그런 억지를 부리세요? 분명히 사모님 아들의 잘못인데 왜 우리가 사과해야 하는데요?”김정아가 눈살을 찌푸렸다.짝!최숙자는 다짜고짜 손을 들어 김정아의 얼굴을 후려갈기며 욕설을 퍼부었다.“사과하라면 사과할 것이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한 번만 더 뭐라 했다간 그 입 확 찢어버릴 거야.”“당신!”김정아는 이를 꽉 깨물고 최숙자를 째려보았다. 상대가 이토록 막무가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사과는 그렇다 쳐도 손찌검까지 하다니, 사람을 괴롭혀도 적당히 괴롭혀야지.“우리 엄마 때리지 말아요!”홍소현이 갑자기 김정아의 앞에 서서 두 팔을 벌렸다. 작은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나쁜 사람, 이 마귀 아줌마, 울트라맨더러 때리라고 할 거예요.”“어쭈? 이년이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구나.”화가 난 최숙자가 다시 한번 홍소현의 얼굴을 후려갈기자 홍소현은 맥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순식간에 코피가 터져버리고 말았다.“소현아!”화들짝 놀란 김정아가 다급하게 딸을 껴안았다. 퉁퉁 부은 홍소현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김정아의 마음은 칼로 도려내듯 아팠다.“아비도 없는 자식은 맞아도 싸!”뚱뚱한 아이는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우쭐거렸다.“두 천민은 잘 들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한 다음에 우리 아들의 병원비 2억 물어내. 그렇지 않으면 콩밥 먹을 줄 알아.”“당신... 무슨 이런 억지를 부려요?”김정아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경찰에 신고하겠어요. 경찰이 온 다음에 해결해요.”그러더니 휴대 전화를 꺼내 신고하려 했다.“신고?”최숙자는 그녀의 휴대 전화를 확 빼앗아 바닥에 냅다 던지며 욕했다.“빌어먹을 년아, 신고한다고 될 것 같아? 우리 남편은 경관이고 내 남동생은 더 엄청난 거물이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 넋이 나갔다. 누군가 나서서 최숙자의 아들을 때릴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최숙자는 이 바닥에서 횡포하기로 소문이 자자했고 아무도 그녀를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아이고, 우리 아들.”놀라움도 잠시 최숙자는 뒤뚱뒤뚱 달려가 정신이 혼미해진 아들을 끌어안았다. 코가 비뚤어지고 입에서는 피가 흘렀으며 앞니가 두 개나 빠져있었다. 특히 얻어맞은 볼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벌겋게 퉁퉁 부어있었다.“아들아, 엄마 놀라게 하지 마. 얼른 일어나.”당황한 최숙자는 연신 아들의 인중을 눌렀다. 아들이 무사히 깨어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이 바로 흉악해졌다.“누구야? 방금 누가 우리 아들 때렸어? 당장 나와!”최숙자는 벌떡 일어나 돌아섰다. 이까지 바득바득 가는 게 당장이라도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기세였다.“나다!”유진우는 굳은 얼굴로 한 발짝 나섰다. 특히 김정아와 홍소현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본 후에는 눈이 완전히 돌았다.“개 같은 자식이 감히 내 아들을 때려? 내가 누군지 알아?”최숙자가 큰소리로 외쳤다. 지금까지 남을 괴롭히는 쪽은 그녀였지, 누구에게 맞아본 적이라곤 한 번도 없었다.짝!유진우는 두말없이 한 번 더 뺨을 후려갈기며 물었다.“누군데?”“난...”최숙자가 얼굴을 움켜쥐고 입을 열려는데 유진우는 다시 한번 뺨을 후려갈겼다. 그 바람에 최숙자는 비틀거리면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당신 누군데?”유진우가 다시 한번 물었다.“난...”짝!최숙자가 입을 열려고 할 때마다 유진우는 가차 없이 후려갈겼다.“한 번 더 묻겠다. 당신 누구야?”유진우가 싸늘하게 물었다.“너!”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최숙자는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 그런데 기회를 줄 유진우가 아니었다. 또다시 최숙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내리쳤다.“대체 누구냐고?”짝!“말해.”짝!“왜 말 안 해?”짝!“아까는 엄청 나댔잖아? 말해봐 봐, 당신이 누군지.”유진우는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