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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착하게 살아봤자 득이 될 게 없다면 착한 마음을 버리는 수밖에. 정의가 통하지 않는다면 사악함으로 온 세상을 지배하는 수밖에.

황은아가 이렇게 변한 건 다 어쩔 수가 없었다.

“은아야,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 난 널 응원해.”

유진우는 손을 들어 황은아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다정하게 말했다.

“이것만은 명심해. 이 사부가 영원히 네 뒤에 있다는 거. 만약 버티기 힘들면 언제든지 돌아와도 돼. 하늘이 무너져도 이 사부가 대신 막아줄게.”

“네!”

황은아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게 당장이라도 왈칵 쏟을 것만 같았다.

“선배님, 그럼 은아 잘 부탁해요.”

유진우는 공대숙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주술교에서 은아를 괴롭혔다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래?”

공대숙은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실룩였다.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제 신분을 알았으니 우리 유씨 가문 사람은 절대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는 거 잘 알 겁니다.”

유진우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하하... 재밌네. 아주 재밌어.”

공대숙이 피식 웃었다.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유진우를 달리 보게 되었다. 성격이 이상할수록 왠지 모르게 더 끌렸다.

“은아야, 나중에 다시 만나자.”

유진우는 황은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꽃무릇을 챙기고 돌아섰다.

사람은 각자 가야 하는 길이 있기에 아무도 함부로 간섭할 수 없었다. 그가 해야 하는 건 그저 잘 되길 묵묵히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사부님, 잘 가요...”

멀어져가는 유진우의 뒷모습을 보며 황은아는 이를 꽉 깨물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렇게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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