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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슬픔에 사무쳐 통곡하는 황은아를 보며 유진우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녀의 등을 토닥이면서 위로하는 것뿐이었다.

“아저씨는 돌아가셨지만 아직 내가 있잖아. 앞으로 넌 내 가족이야. 다시는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 하게 할게. 약속해.”

“왜? 대체 왜?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에게 이러는 건데요?”

황은아는 끊임없이 울부짖었다.

“엄마도 없고 아빠도 돌아가셨어요. 이젠 이 세상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았어요. 대체 하늘은 왜 나에게 이러는 걸까요? 대체 왜...”

그녀의 아버지는 평생 의로운 일만 하면서 살아왔고 나쁜 일 같은 건 손에 댄 적도 없었다. 남에게 모함당해도 원망 한번 한 적 없었고 복수 같은 건 더더욱 없었다. 이런 착한 사람이 왜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설마 착하게 살아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차라리 극악무도한 죄인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게 낫겠다.

“이 녀석아, 하늘을 믿어서 뭐 해? 자기 자신을 믿어야지.”

공대숙이 덤덤하게 말했다.

“명심해.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해. 남들이 널 두려워하고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화들짝 놀란 황은아가 고개를 홱 돌렸다.

“누구세요?”

“나?”

공대숙이 씩 웃었다.

“네 할머니야.”

“할머니?”

황은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런데 왜 전 그쪽을 모르죠?”

“예전에 만날 기회가 없었으니 모를 만도 하지. 하지만 괜찮아. 앞으로는 이 할머니가 지켜줄게. 이젠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해.”

공대숙은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황은아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너무도 닮아있었다. 판박이일 정도로 아주 그냥 빼다 박았다.

“아저씨, 저 사람 말이 다 사실이에요?”

황은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네 외할머니인 건 맞아. 하지만...”

유진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대숙이 가로챘다.

“잠깐, 외할머니가 아니라 할머니야.”

‘외’자가 붙으면 성질이 달라지는데? 누가 감히 그녀와 손녀를 빼앗는단 말인가?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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