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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유진우는 손가락을 내밀어 칼날을 밀어내고는 평온하게 말했다.

“잘 모르시나 본데, 여긴 제 구역입니다. 제 말이 곧 법이란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여기 있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전적으로 제게 달려있습니다. 아시겠어요?”

“닥쳐! 네가 감히 우릴 거절하려고? 난 인여궁 제자야, 모두가 우러러보는 여신이라고! 나 좋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어. 자존심 세우지 말고 기회 줄 때 똑바로 해.”

차연주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녀는 어딜 가나 화제의 중심이었다. 수없이 많은 남자가 그녀의 마음을 가지려고 아등바등했다. 그 누구도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지 못했다.

“전 당신 좋다고 하는 남자들과는 다릅니다. 당신한테 아무 생각 없어요. 망상은 그만하시죠.”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너...!”

차연주는 화가 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어떤 남자도 그녀의 미모 앞에서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녀를 보는 척도 하지 않는다니, 너무 건방진 거 아닌가?

“야, 우리 선배님 요구를 안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경고하는데, 화 돋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맞아! 우린 인여궁 제자들이라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인여궁의 제자들이 저마다 불만을 토해냈다.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인여궁 세 글자만 대면 남자들이 웃는 얼굴로 굽신거렸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우대받는 게 익숙해진 것이다.

이때 차연주가 뭔가 알아낸 듯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알겠다. 일부러 이러는 거지? 내 눈에 띄려고. 하! 너 같은 사람 못 본 줄 알아? 멀끔한 척하면서 속은 더러운 놈들! 그런 사람들한테 절대 안 속아. 너 같은 놈은 안중에도 없으니까. 하긴 나 같은 여자는 네가 평생 못 가지겠지. 그래도 네가 내 눈에 띄긴 했으니, 기회를 한 번 더 줄게. 다른 사람은 꿈도 못 꾸는 거야.”

차연주는 왕관이라도 쓴 듯 머리를 한껏 쳐들었다. 조금이라도 고개를 숙이면 머리 위의 왕관이 떨어지기라도 할 듯이.

“...”

유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자신감 있는 여자인 줄로만 알았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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