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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믿지 않는다면 돌아가시죠.”

유진우는 더 이상 엮이기 싫다는 듯 딱 잘라 말했다. 자존감이 높아도 너무 높은 여자였다.

차연주가 고개를 흔들며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또 아닌 척해? 유치하게. 네가 그러고 싶다면 방해 안 할게. 후회만 하지 마. 가자!”

“기회를 줬는데도 내팽개치다니, 우리 선배님 화나셨어, 후회해도 소용없어!”

“빨리 사과드려, 그럼 용서해 주실지도 몰라.”

인여궁 제자들은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씩 던졌다. 눈물범벅이 된 유진우의 모습을 벌써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 걸리는 게 있었다.

유진우는 너무도 덤덤했다. 차연주가 회의실을 나가는데도 아무 상관 없는 듯했다.

차연주가 문가에서 걸음을 멈추고 다시 외쳤다.

“나 진짜 간다! 마지막 기회였는데 놓쳤네,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유진우는 아무 표정도 없이 평온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차연주가 다시 말했다.

“계속 참는 거야? 그래. 얼마나 참는지 두고 보자!”

차연주가 이를 악물고 회의실을 나갔다. 아쉽게도 그녀를 마주쳐 그의 꼼수가 모조리 탄로 나고 말았다.

‘내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니면 될 거 아닌가? 왜 허튼짓을 하는 걸까? 정말 웃겨!’

유진우는 오늘 차연주에게 돌아오라고 빌 것이다. 차연주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선배님 이미 가셨어, 이제 후회해도 소용 없어!”

“꼴 좋다, 그렇게 선배님 화 돋우더니, 이제 국물도 없어.”

“이런 방법으로 우리 선배님 눈에 띌 수 있다고 생각해? 너 진짜 웃긴다.”

“나중에 와서 빌지나 마!”

인여궁 제자들이 한 마디씩 던지며 차연주를 따라 나갔다. 그들은 모두 올 때처럼 기세등등하게 자리를 떠났다.

“유진우 씨! 다 당신 때문이에요! 선배님 화를 돋우다니!”

떠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홍청하가 급하게 말했다.

“저랑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저쪽에서 혼자 상상한 거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우리 선배님은 외모가 출중하시잖아요. 흑심 품고 접근하는 남자들이 많아서 저 정도 경계심은 있는 게 당연해요.”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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