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서!”이청아는 유진우를 따라가 그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잘 얘기하면 안 되는 거야?”“필요 없을 것 같은데, 나도 바빠.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자.”유진우는 더 이상 말하기도 싫은 듯 문을 향해 걸어갔다.“가지 마!”이청아가 유진우의 허리를 껴안았다. 콧대 높은 이청아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가지 말라고 했어!”이청아는 유진우를 안은 채 얼굴을 그의 등에 대고 작게 중얼거렸다.“이번 일은, 내가 잘못했어. 문제가 있다면 고칠게. 강백준이 위선자라면 위선자인 거야. 이제 그 사람과는 안 볼게. 그럼 돼? 나 당신을 잃을까 봐 너무 무서워... 우리 화해하자. 다시는 억지 안 부리고, 당신 때리지도 않을게. 맹세해. 떠나지만 않으면 당신이 뭘 하든 좋아. 돈, 권력 그딴 거 필요 없어. 회사 팔고 여행 갈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날마다 즐기면서 사는 거야. 당신이 고개만 끄덕이면 바로 그렇게 할게!”이청아는 점점 흥분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부귀영화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게 더 중요했다.“청아 씨, 3개월 전에 그렇게 말했으면 승낙했겠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어.”유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지나간 건 돌이킬 수 없어. 전처럼 당신 곁만 맴돌면서 초조해하고 싶지 않아. 지난 시간 동안 너무 힘들었거든. 이제 내 방식대로 살고 싶어. 우린 이제 끝났어.”말을 마친 유진우가 이청아의 손을 뿌리쳤다.“왜? 아직도 화난 거라면 나 때리고 욕해. 하지만 이렇게 떠날 수는 없어. 우린 아직 안 끝났어! 당신 의심 안 할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응?”이청아는 붉어진 눈시울로 흐느끼면서 빌었다. 전에는 유진우가 화났어도 조금만 달래면 됐었다. 하지만 오늘 유진우는 너무도 냉정했다. 오늘 이렇게 그를 보낸다면 정말 끝나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될까 봐 너무도 무서워서 그를 잡아야만 했다.“청아 씨, 이 손 놔.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마. 더
다음 날 아침, 풍우 산장.유진우는 옥상에 앉아 무표정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어젯밤 이청아에게 이별을 고하고 돌아온 뒤 그는 계속 옥상에 있었다. 밤부터 새벽, 그리고 아침까지. 심란했던 기분도 완전히 가라앉았다. 많은 것들을 깨달은 밤이었다. 언제까지 과거에 묶여있을 수는 없었다.“보스...”이때 장 어르신이 옥상에 올라와 말했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인여경을 찾았답니다.”“네? 어디서요?”“타지방 상인들이 가지고 있답니다. 직거래하고 싶다고 합니다.”“직거래? 그래요, 그럼. 홍청하 씨를 불러 함께 가자고 해요.”“네!”한 시간 뒤, 진성 식당 문 앞.검은색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고 유진우 일행 세 사람이 걸어 나왔다.“거짓말 아니죠? 인여경이 정말 여기 있어요?”홍청하는 식당을 바라보며 믿기 힘든 듯 말했다.“제가 왜 당신을 속여요? 믿지 못하겠으면 그냥 돌아가요.”유진우가 다시 차에 오르려 했다. 홍청하가 그를 붙잡으며 툴툴댔다.“믿을게요, 믿으면 되잖아요. 다 큰 남자가 왜 그렇게 예민해요?”“그래서, 들어갈 거예요?”“가요, 가요.”홍청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진우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인여경은 인여궁의 보물이었고, 사부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무슨 수를 쓰든 꼭 손에 넣어야 했다.세 사람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가 화려하게 장식된 룸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두드리자 곧바로 문이 열렸다.안으로 들어가자 뚱뚱한 몸매의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는 대머리에 인자한 눈매를 갖고 있어 마치 부처님 같았다. 그 뒤에는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오셨습니까? 여기 앉으세요!”유진우 일행을 본 남자가 몸을 일으켜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누구세요?”홍청하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전 황성태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남자가 웃으며 말하자 홍청하가 대답했다.“인사치레는 필요
홍청하가 인상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이에요? 저희한테 파는 게 아니었나요?”“인여경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참 난처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한자리에 불러서 의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공평하게요.”“공평?”유진우가 고개를 흔들며 웃었다.“언변이 뛰어나시네요, 경매를 이렇게나 고상하게 말씀하시고.”모두를 불러내 의논한다는 건 경매하겠다는 거나 다름없었다. 인여경의 값은 이제 몇십 배로 불어날 것이다.“과찬입니다. 전 상인이니, 당연히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하죠.”황성태는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그도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흥! 당신 같은 사람이 제일 싫어!”홍청하가 흥분해 소리쳤다. 확실하게 값을 정하면 될 거 아닌가? 돈 있으면 사고, 없으면 말고. 간단한 일을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지?시간 낭비에 불과했다.쾅!몇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문이 또다시 열리고 금색 가면을 쓴 남자가 들어왔다.“오셨습니까? 앉으시죠.”“네.”가면을 쓴 남자가 머리를 끄덕이며 앉으려 하다 유진우를 보고는 깜짝 놀라 뒷걸음치며 물었다.“당신... 당신이 여긴 어떻게?”“절 압니까?”유진우가 의아하게 물었다. 남자는 실수한 걸 깨달은 듯 침을 삼키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 봤어요.”“뭐야, 놀랐잖아요!”홍청하가 불만스레 말했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놀라다니, 이럴 필요 있나?남자는 심호흡하고 자리에 앉았다. 유진우를 보는 눈에 원한이 가득했다.또다시 몇 명의 구매자가 들어왔다. 모두 명품을 몸에 두른 것이, 아무리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다 온 것 같은데, 시작하죠?”홍청하가 짜증스레 말했다.“급해 마시죠, 아직 한 분 남았습니다.”“왜 이렇게 느려요? 그럼, 그 사람 올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재촉하긴 뭘 재촉해? 지금 왔잖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부잣집 도련님이 여자 몇 명을 데리고 들어왔다.그 사람은 이원기였다!“방금 누가 재촉했어? 싫으
“오지 마, 경고했어!”때릴 기세인 유진우를 본 이원기가 놀란 듯 몇 걸음 물러섰다. 오늘은 경호원도 없어 그를 제압하기 힘들었다.“좋은 날인데, 싸우지들 마시고. 앉아서 천천히 얘기하시죠.”“한 번만 봐주는 거다.”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인여경을 사기 위해 왔으니 함부로 사람을 때릴 수 없었다. 이원기 같은 사람은 언제든 처리할 수 있었다.“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속 빈 강정이었네!”이원기가 차갑게 웃었다. 유진우가 자신의 신분 때문에 때리지 못한 줄 알았다.“그런 몰골을 하고 감히 도련님께 덤벼? 주제를 모르네.”이원기 옆의 여자들이 비웃었다. 그녀들이 유진우를 보는 시선에도 비웃음이 더해졌다.“그만하세요, 모두 도착했으니 이제 시작합시다.”모두 자리에 앉자, 황성태가 손짓했다. 경호원 한 명이 옆의 금고를 열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나무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양피지 고서 한 권이 들어있었다. 인여경이라는 세 글자가 크게 쓰여있었다.“인여경?”이를 본 사람들이 눈이 반짝 빛났다. 홍청하는 흥분한 듯 숨을 몰아쉬기까지 했다. 조금 의심했었는데, 진짜일 줄 몰랐다.황성태가 인여경을 가리키며 얘기하기 시작했다.“여러분, 이건 제가 힘들게 구한 겁니다. 인여경은 사라진 지 오랜 책이죠. 이 안에 엄청난 비밀들이 들어있습니다. 인여경을 수련한 사람들은 실력이 몰라보게 늘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외모 또한 가질 수 있답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 무리 여자들의 눈에 탐욕이 가득했다. 실력은 관심 없었지만, 외모가 주는 유혹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어떤 여자가 아름다움을 싫어하겠나?영원히 젊음을 누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유혹이었다.“도련님! 이거 저희가 꼭 가져가야 해요,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면 절대 안 돼요!”“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누구도 뺏지 못해!”이원기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이걸 가져가면 아주 좋아하겠지?”가면 쓴 남자가 중얼거렸다.“값 부르시죠. 제가 가져갈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몰렸다.“하, 2,000억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 3,000억!”이원기가 다시 값을 올렸다. 이씨 집안은 다른 건 없지만 돈은 많았다. 특히 최근엔 돈이 남아돌 지경이었다.“4,000억!”홍청하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인여궁에서 낼 수 있는 돈은 1조 정도였다. 인여경을 살 수만 있다면 그 돈을 모두 낼 수도 있었다.“감히 나와 흥정해? 6,000억!”이원기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몇몇 사람은 이미 포기하고 자리를 떠났다. 인여경이 귀하긴 하지만 여성들만 쓸 수 있었다. 몇십억 정도로 여자 친구를 기쁘게 해줄 수는 있었지만 몇천억은 너무 큰 돈이었다.“인여궁에는 돈이 어느 정도 있나요?”유진우가 갑자기 물었다.“1조 정도요. 왜요?”“아, 그래요?”유진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이내 손을 들었다.“1조!”“응?”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나?“미쳤어요? 이런 게 어디 있어요?”“안 해, 이걸 어떻게 해?”또 몇몇 사람들이 욕을 뱉으며 떠났다.“어디까지 하나 보자.”가면 쓴 남자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리를 떴다. 그는 구석진 곳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어, 나야, 방금 그 자식 봤어. 이번엔 절대 놓치면 안 돼!”2층 룸 안.유진우의 말에 이원기조차 놀란 모습이었다. 그 옆의 여자들도 경악했다. 이원기가 물었다.“1조를 낼 수는 있고?”“그건 알 바 아니고, 돈 없으면 빨리 꺼져. 방해하지 말고.”“그래! 어서 가!”홍청하가 소리쳤다. 마음 아프지만 인여경을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았다.이원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감히 날 무시해? 오늘 너와 내 차이를 알려주지. 2조!”“뭐라고?”사람들이 모두 놀란 얼굴로 술렁거렸다. 1조를 더 붙이다니, 그렇게 돈이 넘쳐나나?“2조?”홍청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가 부를 수 있는 값은 1조가 최대였다. 2조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이원기가 유진우를 비웃기 시작했다.“자식, 방금까지도 설치더
홍청하가 이원기를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오히려 유진우가 구경하듯 이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이원기가 계속해 비웃었다.“자식, 돈 없으면 빨리 꺼져, 뭐 하는 거야? 날로 먹게?”“흥, 도련님에게 덤비다니, 꼴 좋다!”“2조도 없다니, 너무 창피한 거 아니야?”이원기 주변에 선 여자들이 저마다 비웃었다. 그녀들에게 돈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홍청하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유진우 씨, 돈 얼마나 있어요? 다 빌려줘요. 오늘 꼭 인여경을 사서 저 자식 기를 눌러놔야겠어요.”유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오늘 돈 안 가져왔어요. 영감님은요?”“저도 없습니다.”장 어르신이 손을 펼쳐 보였다. 그에게 있는 돈은 턱도 없이 적었다.“그렇게 큰 산장도 있는 사람이 이만한 돈도 없어요?”홍청하가 인상을 쓰며 의심했다.“진짜 없어요. 사람 많아서 돈 들어갈 데도 많은데, 어떻게 갑자기 그만한 돈을 빌려줘요?”유진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돈이야 있었지만 빌려주기는 싫었다. 굳이 돈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럼 어떡해요? 이대로 양보해야 하는 거예요?”홍청하가 조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인여궁의 보물이자 앞으로 그들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물건인 인여경을 이렇게 양보할 수는 없었다.이원기가 입을 열었다.“마음에 드나 봐? 그럼 와서 나랑 놀자. 그렇다면 뭐든 가질 수 있을 거야. 저런 놈과 다니는 것보다 나을걸? 어때?”“꺼져!”홍청하가 눈을 부릅떴다. 몸을 파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이런 기회 잘 없어. 잘 생각해.”이원기가 턱을 만지작댔다. 그는 홍청하의 보이시한 분위기에 빠졌다. 가끔은 다른 스타일의 여자를 보는 것도 좋았다.“다시 한번 그런 소리 하면 죽여버릴 거야.”홍청하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왜 이렇게 주제를 몰라? 도련님이 널 마음에 들어 하시는데,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그러게, 도련님과 함께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데.”“하! 아직도 고상한 척하는 거야? 웃
이원기는 기분 나쁜 듯 눈을 부릅떴다. 지금까지 보는 사람마다 그를 도련님이라 불렀다. 직접 이름을 부르다니, 너무 건방졌다.“당신이 이원기였군.”목표를 확인한 남자의 눈이 번뜩 빛나더니 손에 든 칼로 이원기를 찔렀다.커헉!날카로운 칼이 이원기의 배를 찔렀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다짜고짜 사람을 찌르다니, 미친 거 아닌가?“악!”이원기가 비명을 지르고는 뒷걸음질 쳤다.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배를 부여잡고 물었다.“당신들... 뭐야?”“널 죽이러 왔지.”복면을 쓴 남자들이 살기 어린 눈으로 점점 이원기에게 다가갔다.“난 당신들과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 날 죽이는데?”이원기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선두에 선 남자가 외쳤다.“돈을 받았으면 일을 해야지. 유청, 유 도련님께 죄를 지었으니 죽어!”“그게 누군데? 난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잘못 안 거 아니야?”“지금 발뺌하는 거야? 유 도련님은 신의문 사람이야. 지난번에 약신궁에서 도련님 얼굴 망쳤잖아. 벌써 잊어버린 거야?”“난 정말 몰라, 사람 잘못 본 게 분명해!”이원기는 곧 울 것 같았다.‘어디서 온 놈들이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죽이려 들다니.’“허튼소리 그만해! 넌 이제 죽은 목숨이야!”남자가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달려들었다.“멈춰!”한 여자가 남자의 앞을 막아서고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미친놈들!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 도련님 집안이 얼마나 빵빵한 줄 알아? 너희 오늘...”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가 칼을 휘둘러 단칼에 여자를 베어버렸다. 피가 온 책상에 튀었다.“아!”다른 여자들이 소리를 내지르며 혹여나 불똥이 튈까 이원기에게서 멀리 떨어졌다.“죽여!”복면 쓴 남자들이 두말없이 칼을 들고 이원기를 찔렀다. 이원기는 금세 이곳저곳을 찔려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빌어도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유청?”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유청을 때릴 때 이원기의 이름을 언급한 게 이렇게 돌아
이원기가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다. 괴한들은 이원기를 죽인 뒤 바로 떠났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유진우는 복수를 했을 뿐만 아니라 2조 원짜리 인여경까지 얻었다. 일거양득이었다.방금 봤던 가면 쓴 남자가 아마 얼굴이 망가진 유청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큰 반응을 보일 리 없었다.“세 분, 축하드립니다.”황성태가 웃으며 말했다.“덕분에요.”유진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방금 황성태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인여경을 다시 가져오려 했었다. 하지만 인여경은 돌고 돌아 유진우의 손에 들어갔다.“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황성태가 공손하게 물었다.“유진우입니다.”“진우 씨, 보아하니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도 잘해봅시다.”“어떻게 하실 생각인데요?”“저흰 정보를 수집하고 진귀한 보물들을 팔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그래요? 지금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답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그럼요.”“첫 번째, 황보 가문 맹주님을 죽인 범인을 알고 싶습니다. 두 번째, 칠색 영지에 대해 아는 게 있다면 그 정보를 사고 싶어요. 값은 부르는 대로 드리겠습니다.”이렇게 빨리 인여경을 찾을 수 있다는 건 황성태가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의 정보라면 뭔가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뭔가 있다면 바로 알려드리죠.”“네, 감사합니다. 그럼.”유진우는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두 사람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하하하... 1원도 안 쓰고 인여경을 가져오다니, 너무 잘됐어요!”홍청하는 흥분이 극에 달했다. 못 사는 줄 알았는데 너무도 뜻밖이었다.“이거 좀 이상한데요.”인여경을 손에 든 유진우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각종 책을 보며 자랐다. 이 책의 수련 방법은 예전에 한 책에서 보고 심지어는 달달 외우기까지 한 것이었다. 다만 그 책의 이름은 인여경이 아니었다.또한 그가 손에 든 인여경은 내용도 완전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