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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저녁 여덟 시, 로즈 카페.

이청아는 창가 자리에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두 손으로 커피잔을 들고 커피를 홀짝대고 있었다. 기분이 조금 안 좋은 듯했다. 안색이 안 좋은 게, 피곤한 듯했다.

어젯밤 후로 그녀는 계속 우울하고 초조했다. 머릿속은 온통 유진우의 모습과 그와의 기억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녀와 유진우 사이는 계속 삐걱거리고 있었다. 이청아는 유진우의 마음속에서 그녀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더 이상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특히 어젯밤의 그 냉정한 시선은 무섭기까지 했다. 둘은 원수가 된 것 같았다.

이때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이청아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았다. 문 앞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유진우였다!

“왔어?”

이청아가 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래?”

유진우가 표정 없이 자리에 앉았다.

“우리 둘, 이렇게 얘기하는 거 오랜만이지?”

이청아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어젯밤에 오해가 있었다면, 지금 풀고 싶어.”

“내가 말하면 믿을 거야? 안 믿을 거잖아. 그럼, 말할 필요 없는 거 아니야?”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이청아가 옅게 인상을 썼다.

“나랑은 말하기도 싫다는 거야?”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건데? 어제 다 말했잖아.”

“사실이 듣고 싶은 것뿐이야. 나한테 숨기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

“사실이 듣고 싶다고? 그럼, 처음부터 끝까지 쭉 말해줄게. 첫째, 강백준과 이씨 가문 사모님 사이에 뭔가 있어. 네가 받은 공격은 그 사람들의 자작극이야. 둘째, 알아봤는데, 이씨 가문 족장이 계속 깨어나지 않는 건 그 가문 사모님 짓이야. 인삼으로 치료한다는 건 아무 근거 없는 말이야. 네 믿음을 얻으려는 거라고. 내가 나올 수 있었던 건 강백준 도움이 아니라 다른 분 도움이 있어서야. 강백준 그 사람은 위선자라고. 심지어 병사들까지 동원해서 날 죽이려고 했어, 실제로 내 형제들이 많이 죽었고. 이게 알겠어? 믿을 거긴 해?”

유진우는 모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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