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임궁은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만약 직접 겪어보지 않았더라면 그도 강남에 이렇게 무서운 천재가 있을 거라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그 시각 링 위.양측의 대결이 점점 치열해졌다. 칼을 쥔 남자와 가면을 쓴 여인은 모든 필살기를 다 꺼냈다. 처음에는 드높은 기세로 유진우에게 맹공격을 퍼부었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왜냐하면 그들이 아무리 공격하고 포위해도 유진우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유진우의 몸놀림이 너무도 날렵하여 잡을 수가 없었고 중요한 순간에 퍼부은 치명적인 일격을 전부 다 피했다.한두 번 피했더라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전부 다 피했다면 말이 달라진다. 그들이 맹공격을 펼치고 있는 게 아니라 유진우의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는 격이 돼버렸다.두 사람은 기분이 언짢아졌고 심지어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계속 싸웠다간 진기를 너무 많이 소모하여 되레 그들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비실비실한 놈아, 계속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 우리 둘 거의 버티지 못한다고!”상황이 심상치 않자 가면을 쓴 여자가 고개를 돌려 소리쳤다. 그런데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검은색 공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더니 세 사람의 발밑에서 폭발하고 말았다.공이 폭발하는 동시에 대량의 검은색 연기가 뿜어져 나와 그들을 순식간에 덮쳤다. 그뿐만이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링 전체를 뒤덮고 말았다.사람들은 링 위의 상황이 어떤지 볼 수가 없었다.그리고 더욱 무서운 건 연기와 호수가 맞닿았을 때 반경 백 미터 이내의 물고기들이 전부 죽어 물에 둥둥 떠다녔다. 연기에 맹독이 있는 게 분명했다.“콜록콜록...”검은색 연기에 뒤덮인 칼을 쥔 남자와 가면을 쓴 여인은 연신 기침하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의 피부가 눈에 띄는 속도로 검게 변했고 온몸이 불에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본능적으로 독을 빼내려고 내공을 쓴 순간 풉하고 검은 피를 토하면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비실비실한
“으악...”바닥에 떨어진 칼을 쥔 남자의 머리를 본 순간 가면을 쓴 여인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이 비실비실한 놈이 이렇게 잔인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딱히 별다른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였다.사실 두 사람 사이에는 심한 갈등도 없었다. 갈등이라고 해봤자 출전 순서만 다퉜을 뿐이다. 피 맺힌 원한도 없는 데다가 같은 편이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이제 네 차례야.”마른 남자가 음흉하게 웃더니 혀를 내밀어 칼에 묻은 피를 핥았다. 정말 사이코패스가 따로 없었다.“대체 왜? 난 너와 원한도 없는데 대체 왜 죽이려 하는 건데?”가면을 쓴 여인이 겁에 질린 얼굴로 물었다. 그녀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발버둥 쳤지만 온몸이 마비되어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너희 용국 사람을 죽이는 건 이유가 필요 없어. 특히 너희들 같은 천재는 많이 죽을수록 좋아. 그러니까 죽어!”말을 마친 마른 남자는 망설임 없이 가면을 쓴 여인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슉! 쨍!그런데 그때 은침 하나가 안개 속에서 날아오더니 정확히 칼을 조준했다. 엄청난 충격에 마른 남자는 그대로 칼을 떨어뜨리고 말았다.“뭐야?”마른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검은 안개가 자욱한 링 위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왔는데 바로 유진우였다.“너 이 자식 아직 안 죽었어?”마른 남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 독은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독이었는데 무도 마스터급 아래의 무사라면 거의 당해낼 자가 없었다. 그런데 눈앞의 유진우는 중독돼도 완전히 멀쩡했다. 실로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솔직히 말할게. 그 어떤 독도 내 몸을 침범할 수 없어. 이런 독은 나에게 있어서는 내 몸을 간지럽히는 거나 다를 바 없어.”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어쩐지. 나랑 같은 사람을 만났네.”마른 남자는 두 손을 뒤로 가져가더니 천천히 비수 두 개를 뽑았다.“이봐, 나 좀... 살려줘.”가면을 쓴 여인은 고통스럽게 울
그의 비수는 주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서 아무리 견고한 것도 다 찌를 수 있었다. 정상적인 이치대로라면 사람을 찌르는 건 두부를 베는 것처럼 식은 죽 먹기일 텐데 왜 유진우는 끄떡없는 걸까?‘이 자식 대체 정체가 뭐야?’천천히 몸을 돌린 유진우의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졌다.“죽어!”마른 남자는 발을 구르며 거리를 넓히는 동시에 독 표창을 던졌다. 독 표창들이 맹렬한 기세로 유진우를 향해 날아갔다.유진우는 싸늘한 표정을 짓더니 손바닥을 무기 삼아 가볍게 휘둘렀다.슉!그 순간 모든 암살 무기들이 전부 반사되었다. 마른 남자는 미처 피하지 못한 바람에 절반 가까이 되는 독 표창을 맞고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그가 다시 일어나려던 그때 유진우가 발로 그의 가슴팍을 꽉 짓눌렀다. 마른 남자는 바닥에 누운 채 꼼짝도 못 했다.“말해. 너 누구야?”마른 남자를 내려다보는 유진우의 눈빛은 덤덤하기만 했다.“난 네가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니까 당장 치워. 안 그러면 뼈도 못 추리고 죽게 될 거야.”마른 남자가 매섭게 호통쳤다.“오? 그래?”유진우가 발바닥에 천천히 힘을 가하자 마른 남자의 흉골이 부러진 듯 뚜두둑 소리가 났고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죽음의 공포가 순식간에 물밀듯이 밀려왔다.“말... 말할게.”가슴팍이 점점 패어 들어가자 그제야 당황한 마른 남자가 사실대로 말했다.“난 금오국 영살문의 살인청부업자야. 용국에 잠복해서 너희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어.”“금오국? 영살문?”유진우는 실눈을 뜬 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금오국은 용국의 철천지원수였고 양측의 갈등은 줄곧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영살문은 금오국의 3대 최고 파벌 중 하나였다. 수많은 살인청부업자들이 있었는데 정보 수집과 암살을 일삼았다.영살문의 살인청부업자들은 아주 미스터리한 존재들이었다. 사람들 앞에 잘 나타나지 않고 숨어서 활동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영살문의 사람을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스카이 랭킹에까지 이름
“어떻게 이럴 수가! 강북 무도 연맹의 고수들이 졌다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3대 1로 싸워도 이기다니, 저 자식 대체 정체가 뭐야?”“말도 안 돼! 스카이 고수 랭킹 세 명이 어떻게 무명인 하나조차 이기지 못해?”마지막 결과가 드러나자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충격의 도가니에 빠진 건 물론이고 저마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아무 명성도 없는 무사가 스카이 랭킹 10위 안에 든 강자를 세 명이나 이겼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어떻게 된 거야? 우리 사람들이 졌어?”소홍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수많은 풍파를 겪은 그도 이런 결과 앞에서는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승리를 거머쥔 거나 다름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걸까?“방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김금강은 의아해하며 눈살을 찌푸렸다.링 위에 한 사람은 중독되어 쓰러져있었고 한 사람은 머리가 잘려있었으며 또 한 사람은 가슴이 폭발해버렸다.스카이 랭킹 고수 세 명 모두 죽거나 심한 중상을 입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웠지만 결과는 이미 명확했다.“어휴... 내가 진작 말했었지? 저 사람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고. 절대 믿지 않더니.”임궁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려우면서도 링 위에 누워있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걸 다행이라 생각했다.“말... 말도 안 돼. 저 자식... 안 죽었어?”박철 일행은 놀란 나머지 입을 쩍 벌렸고 한참이 지나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들은 이런 살벌한 결투에서 유진우가 무조건 죽을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멀쩡하게 살아있는 건 물론이고 마지막까지 버텼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하하... 이겼어. 아저씨가 이겼어!”잠깐 넋을 잃던 황은아가 흥분하며 펄쩍 뛰었다. 예쁘장한 얼굴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어쨌거나 링 위에 서 있는 사람은 그의 스승이니 말이다.“역시 실력을 숨기고 있었어.”설연홍이 붉은 입술을 깨물었고 두 눈의 욕망은 더욱 짙어졌다.“좋
화가 난 소홍도는 씩씩거리며 그대로 나가버렸다.“처음 시작은 압도적으로 이기더니 강남 무도 연맹이 역전할 줄은 몰랐어. 정말 창피해 죽겠어.”강북 사람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대결 현장을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3대 1로 싸웠는데도 졌으니 계속 여기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다.이번 무도 대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고 변고가 끊이질 않았다. 결국 유진우는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강남 무도 연맹을 도와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순간에 가장 주목을 받는 천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만인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승리를 축하하기 위하여 송만규는 무도 연맹에서 손님들을 초대하여 성대한 축하연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 축하연의 주인공은 유진우였다.세간의 많은 고수들과 무림 선배들이 축하하러 왔고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날 저녁 무맹분타의 응접실.“하하... 진우 씨, 오늘 정말 대단했어요. 자, 내가 한 잔 줄게요.”송만규가 먼저 유진우에게 술 한잔을 따라주었다.“진우 씨, 저희도 한잔 올리겠습니다.”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유진우에게 술을 올렸다.“자, 건배합시다!”유진우는 웃으며 술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좋습니다! 오늘 강남 무도 연맹의 위세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취할 때까지 마십시다!”송만규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취할 때까지 마십시다!”다른 이들도 술잔을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축하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세간에서 이름 있고 체면 있는 사람들이 유진우에게 다가가 술잔을 주고받았다.“진우 씨, 난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요.”술 두 잔을 마신 후 황보용명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자리를 비우려 했다.“맹주님, 전 약속을 지켰습니다. 전에 저와 했던 약속 잊지 않으셨죠?”유진우가 귀띔했다. 그가 무도 대회에 참가한 건 오직 칠색 영지에 관한 정보 때문이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난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아요. 오늘 저녁은 일단 술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요. 내일 진우 씨 데리러
“죽... 죽었어?”숨이 멎은 황보용명을 본 순간 유진우는 그대로 멍해졌다.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그마저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어떻게 된 거지? 맹주님이 왜 죽어? 대체 누가 한 짓이야?’눈앞의 이분은 무도 마스터이자 강남의 5대 강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누가 무슨 재간으로 죽였단 말인가? 게다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아무 소리 없이 죽여버렸다.대체 누구의 짓이란 말인가?유진우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수상한 점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어떤 단서도 잡히질 않았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고 아무런 징조도 없었다.유진우는 웅크리고 앉아 황보용명의 상태를 간단하게 살폈다. 아직 몸이 완전히 차갑지 않고 온기가 남아있는 걸 봐서 사망 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죽기 전에 마취제에 중독되어 감각이 마비되고 반응도 느려졌을 것이다.치명상은 등에 있었다. 칼날이 비수 같은 짧은 무기였는데 단 일격에 죽이려고 등 뒤에서 심장을 찔렀다. 심지어 혹시라도 실수할까 봐 칼에 맹독도 묻혔다.무도 마스터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소리 없이 뒤에서 암살했다는 건 실력이 엄청난 사람이거나 황보용명이 아는 사람이라는 걸 뜻한다. 그래야만 황보용명이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을 테니까.“할아버지, 차 가져왔...”그때 황보걸이 갑자기 걸어 들어왔다. 그런데 황보용명의 시체를 본 순간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 들고 있던 찻잔을 쨍그랑하고 바닥에 떨구었다. 그 바람에 찻잔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유진우 씨! 당신 우리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정신을 차린 황보걸이 놀라서 연신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저 아니에요. 제가 들어왔을 때 맹주님은 이미 돌아가셨어요.”유진우가 다급하게 설명했다. 조금 전 황보용명의 몸에 난 상처를 살펴보다가 손에 피가 묻은 바람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여기에 할아버지와 진우 씨 두 사람밖에 없는데 당신이 아니면 누구예요?”황보걸이
“큰형님, 저 자식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요.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어요. 오늘 반드시 저 자식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겁니다.”황보추가 성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여봐라! 당장 저 자식을 잡아서 찢어 죽여! 아버지의 복수를 기필코 하고 말 테다!”“알겠습니다.”황보 가문 사람들은 공분을 참지 못하고 칼을 빼 들어 유진우를 공격하려 했다.“제 말 좀 들어봐요. 이건 함정입니다. 누군가 절 모함하려 해요.”유진우는 그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말로 설득하려 애를 썼다. 이젠 그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황보용명이 갑자기 암살당했고 또 마침 유진우와 만나기로 했었다. 이 모든 게 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렇다면 누군가 일부러 유진우를 모함하는 게 틀림없다.“저놈을 죽여!”황보 가문 사람들은 유진우의 해명 따위 아예 들으려 하지 않았고 계속 치명적인 공격을 퍼부었다.황보용명은 가문의 기둥으로서 가문 전체를 대표한다. 그런 분이 집에서 살해당했으니 화가 나는 건 물론이고 유진우를 죽이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는 되었다.“여러분, 저에게 시간을 조금만 주시면 진범을 꼭 잡아내겠습니다.”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자 유진우는 펄쩍 뛰어 대나무집 지붕 위로 올라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자취를 감추었다.“쫓아! 무슨 대가를 치르든 반드시 저놈을 죽여야 해.”황보추는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성을 내며 소리쳤다.황보 가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엘리트 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들도 한자리에 모였고 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비밀 호위마저도 전부 모여들었다.그들의 목표는 딱 하나였다. 바로 유진우를 죽이는 것!...그 시각 무도 연맹 내부.송만규는 무도 연맹의 몇몇 원로들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무도 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후 강남 무도 연맹은 앞길이 휘황찬란해졌고 앞으로 3년간 강북 무도 연맹을 누를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자원을 얻는 건 물론이고 더욱 많은 인재도
“진우 씨? 그 사람이 왜?”송만규는 넋이 나간 표정이었고 이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조금 전까지 유진우를 어떻게 키울지 의논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런 변고가 생겼다.“너 뭐 잘못 안 거 아니야? 진우 씨가 왜 어르신을 죽여?”한 무도 연맹 원로가 물었다.“사실입니다. 황보 가문에서 전해온 소식인데 많은 사람이 직접 목격했다고 해요. 절대 거짓말일 리가 없습니다.”무도 연맹 직원이 진지하게 말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에요?”“조금 전까지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상의했었는데 이렇게 양심 없는 짐승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우리 무도 연맹을 해치는 암적인 존재예요. 암적인 존재.”소식을 접한 후 무도 연맹 원로들은 공분을 참지 못했다.황보용명은 강남 무도 연맹에 크나큰 공헌을 한 사람으로서 거목이라고 불렸다.누구든지 그를 보면 예의를 차려야 했다. 이런 덕망이 높은 인물이 살해당했다고 한다. 게다가 그를 살해한 진범이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유진우였으니 어찌 공분을 사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갑시다! 어떻게 된 건지 황보 가문에 직접 가서 봅시다.”송만규는 굳은 얼굴로 명을 내리고 무도 연맹 사람들과 함께 황보 가문으로 향했다.사실인지 아닌지 조사해보면 다 알게 된다....그 시각 무도 연맹의 임시 주둔지.어제의 실패로 소홍도는 이른 아침부터 무도 연맹의 임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총결 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회의가 절반 정도 진행됐을 무렵 황보용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뭐? 황보용명이 죽었다고?”소식을 들은 소홍도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벌떡 일어서며 크게 웃었다.“하하... 잘 죽었어, 아주 잘 죽었어! 그 영감탱이 죽을 때도 됐지, 뭐. 그나저나 대체 어느 영웅이 죽인 거래?”“어제 우승을 거둔 유진우라고 합니다.”부하가 보고를 올렸다.“유진우? 그 자식이었어?”소홍도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 자식 지금 강남 무도 연맹에서 아주 환대를 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