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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으악...”

바닥에 떨어진 칼을 쥔 남자의 머리를 본 순간 가면을 쓴 여인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이 비실비실한 놈이 이렇게 잔인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딱히 별다른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였다.

사실 두 사람 사이에는 심한 갈등도 없었다. 갈등이라고 해봤자 출전 순서만 다퉜을 뿐이다. 피 맺힌 원한도 없는 데다가 같은 편이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제 네 차례야.”

마른 남자가 음흉하게 웃더니 혀를 내밀어 칼에 묻은 피를 핥았다. 정말 사이코패스가 따로 없었다.

“대체 왜? 난 너와 원한도 없는데 대체 왜 죽이려 하는 건데?”

가면을 쓴 여인이 겁에 질린 얼굴로 물었다. 그녀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발버둥 쳤지만 온몸이 마비되어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너희 용국 사람을 죽이는 건 이유가 필요 없어. 특히 너희들 같은 천재는 많이 죽을수록 좋아. 그러니까 죽어!”

말을 마친 마른 남자는 망설임 없이 가면을 쓴 여인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슉! 쨍!

그런데 그때 은침 하나가 안개 속에서 날아오더니 정확히 칼을 조준했다. 엄청난 충격에 마른 남자는 그대로 칼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뭐야?”

마른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검은 안개가 자욱한 링 위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왔는데 바로 유진우였다.

“너 이 자식 아직 안 죽었어?”

마른 남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 독은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독이었는데 무도 마스터급 아래의 무사라면 거의 당해낼 자가 없었다. 그런데 눈앞의 유진우는 중독돼도 완전히 멀쩡했다. 실로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할게. 그 어떤 독도 내 몸을 침범할 수 없어. 이런 독은 나에게 있어서는 내 몸을 간지럽히는 거나 다를 바 없어.”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어쩐지. 나랑 같은 사람을 만났네.”

마른 남자는 두 손을 뒤로 가져가더니 천천히 비수 두 개를 뽑았다.

“이봐, 나 좀... 살려줘.”

가면을 쓴 여인은 고통스럽게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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